43회 사법시험 2차 합격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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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회 사법시험 2차 합격수기
  • 법률저널
  • 승인 2001.12.1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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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태
43회 사법시험 2차합격·
성균관대 졸

 

나는 새는 하늘에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1. 하늘이 참으로 맑았습니다


  학원강의를 하러 가는 도중에 사랑하는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시험의 합격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발표날짜는 내일인데 장난하지 말라며 말은 하면서도 마음은 두근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집사람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원래는 합격하면 근사한 말을 해주리라고 준비하였었는데 합격자명단 확인해라는 무덤덤한  말로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강의를 시작하면서도 무슨 말로 시작을 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밖으로 나왔을 때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건만 참으로 맑고 파랗게 보이기만 했습니다.

 

2. 살아온 지난날은 용기였습니다


  저는 경기도 여주군 흥천면 외사리에서 출생하였습니다. 문장국민학교, 이포중학교를 주위의 부러움을 받으며, 어머니, 아버지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수원으로 고등학교를 가고자 주소를 이전한 상태에서 선생님들의 권유에 의해 금오공업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재학중에는 졸업후의 의무적인 군입대라는 진로문제로 많은 방황을 하였고, 졸업하면서 공군하사계급장을 달고 의무복무기간인 5년간의 군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만기제대 후 노량진 입시학원에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제대 후 학원으로 온 많은 친구들로 인하여 나이든 고등학교의 수업인 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는 꿈을 찾아 헤메었던 것 같습니다. 성균관 대학교법학과에 입학한 후 3학년이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사시준비를 하게되었습니다. 37회 사법시험에서 1차에 합격하였으나 다음해의 2차에서는 헌법과락으로 2차시험에서 실패를 하였습니다. 2차시험에 합격하리라는 마음으로 사랑스런 나의 아내 신현옥과 결혼을 하였고 사랑하는 딸도 출생하였습니다. 시험의 좌절감과 시험과목의 변경으로 적응을 하지 못해 39회 1차시험은 고배를 마셨고 40회 1차시험을 치루었습니다. 시험을 치른날 지병을 갖고 계시던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귀경을 하였고 아버지는 돌아가시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유언을 하시면서 운명하셨습니다.

 

3. 운명의 여신이 손짖을 하였습니다


  40회의 시험결과는 총점2.5점 미달로 불합격이었습니다. 다음해의 41회 시험에서는 총점0.5점 차이로 또 불합격이었습니다. 이제는 시험을 그만 보라는 신의 계시인가 싶었습니다. 결혼 후 몇 년이 흐르면서 집의 경제적인 사정도 악화되었고 떨어지는 점수차이에 지쳐서 공부를 그만두기로 마음을 정리하였습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수 많은 직업과 경제적인 활동영역이 있음에도 정작 나이 많은 고시생이 할 일은 없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직업은 공부와 관련된 것이었고, 정명사와 등대출판사에서 교정보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태학관에서 민법강의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몇몇분들의 큰 고생으로 40회 사법시험의 정답오류가 인정되어 승소판결을 받았고 그에 부수하여 저는 10점을 추가로 인정받아 추가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생하신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개별적으로 드렸는데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42회시험에서는 기간의 여유가 있었는데도 집중적으로 책을 보지 못한 결과로 실패하게 되었고 43회시험에서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4. 공부해온 방법은 이렇습니다


1. 1차시험의 대비


(1) 헌법
  헌법시험에서의 핵심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숙지하는 것이 최대관건이라고 생각하고 1차적으로 헌재결정을 정리하였습니다. 각하된 것은 물론이고 기각된 것까지 주문형태로 정리하여 숙지한 후에 다시 교차적으로 개별 법률군을 중심으로 검토를 하였습니다. 그러한 연후에 민경식 교수님의 문제집과 대학모의고사를 기본문제집으로 정리를 하였습니다. 헌재결정례가 정리된 상태인지라 문제집을 푸는 시간은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습니다. 


(2) 민법
  고시공부를 하면서 곽윤직교수님의 시리즈를 읽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시리즈를 읽은 후에는 김준호교수님의 책을 기본교재로 하여 읽었습니다. 문제집은 처음에는 박성철·박일우문제집을 보았으나 문제유형이 변화되면서 김형배교수님의 문제집과 대학모의고사 문제집을 보았습니다. 민법은 이론과 판례가 어울어진 상태에서 공부를 해야 하고 광범위하므로 출제영역과 비출제 영역에 대한 검토를 하여 강·약조절을 하였습니다.


(3) 형법
  형법에서의 핵심은 5대 착오영역이기에 착오에 관하여는 철저한 준비를 하였습니다. 다른과목도 법조문은 중요하지만 특히 형법은 죄형법정주의로 인해 법조문의 중요성이 크기에 조문암기에 비중을 많이 두어 공부를 하였습니다. 기본서는 이재상교수님의 교재를 보았으며 문제집은 이재상교수님의 객관식과 대학모의고사문제집을 보았습니다.  


(4) 선택과목
  선택과목은 노동법과 형사정책을 하였습니다. 노동법은 김형배교수님의 객관식문제집을 요약부분과 문제부분을 분리 편철하여 보았습니다. 형사정책은 배종대교수님의 문제집과 관련조문을 위주로 공부하였습니다.


(5) 어학
  어학은 독일어를 선택하였습니다. 기초지식이 없었기에 대학교1학년때부터 어학대비를 철저히 하였었습니다. 그러한 결과로 독일어는 항상 평균이상의 점수를 취득할 수 있었고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교재는 조형대선생님의 현대독일어를 기본서로 하였고 문제집은 심재만 선생님과 조현숙선생님의 문제집을 보았습니다.


(6) 부언
  문제집을 볼 때에는 반드시 틀릴 소지가 있는 지문을 표시하였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다보니 문제집을 새로운 것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이미 본 문제집과 같이 2권을 해결하는 시간이 한권보는 시간과 거의 같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본3법은 객관식문제집을 풀어가면서도 단문정리를 하면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단문정리가 잘되어 있다면 1차시험도 잘 볼것이고 2차시험에도 당연히 자신있게 볼 수 있다는 마음이었습니다.

 

2. 2차시험의 대비


(1) 기본서위주의 공부
  2차시험에서는 일반적으로 선택한다는 교재를 기본서로 삼아 기본서위주의 공부를 하였습니다. 선택한 교재는 헌법은 권영성교수님저, 민법은 김준호교수님저, 형법은 이재상교수님저, 행정법은 김동희교수님저, 상법은 정찬형교수님저, 민사소송법은 이시윤교수님저, 형사소송법은 이재상교수님저로 보았습니다. 기본서를 보다가 의문시되고 정리가 필요한 것은 법고을의 논문을 참조하고 평석을 참조하여 정리하였습니다.


(2) 단문위주의 공부
  케이스 문제가 출제될 경우에는 논점이 파악되면 줄여서 핵심을 제시하면 되고, 단문으로 출제되면 그대로 서술한다는 마음으로 단문위주의 공부를 하였습니다. 기득권을 갖고 시험을 볼 경우 대부분 논점파악은 할 수 있기에 2중의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또한 단문으로 준비하고, 후에 케이스문제집으로 공부를 한다면 한번은 길게 암기하고 두 번째는 짧게 암기가 되므로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3) 케이스 문제집의 활용
  단문위주의 공부를 하면서도 사례형 문제에 대한 준비를 완전배제하지 않고 리딩케이스는 풀어보았습니다. 고시잡지에 기고된 교수님들의 사례문제 중 종합문제에 해당하는 것은 논점파악위주로 해결하면서 보았습니다. 논점이 파악되면 논점부분의 목차는 항상 기본서에 정리한 목차로 보았기에 기본서와 케이스를 출제하신분이 다르더라도 목차의 흐트러짐이 없이 간직할 수 있었고 학설에 대한 정리도 늘 같은 견해를 반복하여 본 결과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민사소송법은 논점파악이 쉽지 않기에 다른 과목에 비해 케이스 문제를 많이 다루어 보았습니다.


(4) 44회에서의 근거제시형 문제의 준비
  중요한 판례로서 평석이 있는 판결은 사례형으로 내기도 애매하고 단문으로 내는 것도 애매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강의와의 관련성도 있었지만 판례에 평석이 있으면 반드시 읽어보았습니다. 법률저널신문사의 사이트에 들어가면 평석이 다수 있고, 법고을의 논문에도 많은 평석이 있습니다. 근거제시형문제는 평석이 있는 판례를 위주로 출제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대비하셔야 하리라 봅니다.


3. 마음의 여유와 자신감
  고시공부를 시작하면서 시험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합격연도가 문제이지 언젠가는 붙을 수 있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순간순간 자신감을 상실하고 외로움이 다가올 때는 항상 처음의 의지를 되새겼고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4. 나는 새는 하늘에 발자국을 남기지 않습니다.
  나는 새는 하늘에 발자국을 남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과거의 흔적을 간직하며 살아가지요. 항상 겸손하고 성실한 생활을 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도움과 격려를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어머니·고인이 되신 아버지, 장인·장모님께 감사드리고 사랑하는 아내 현옥이, 귀여운 공주 정은이에게 그동안 인내해준 것에 감사드립니다. 태학관의 강경헌 원장님, 왕명오 원장님, 한림법학원의 박주홍 원장님 한림법학원의 강종훈교수님 감사드리고 등대출판사의 최춘호 사장님, 정명사의 권정로 사장님 항상 고마운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선배님들·친구들의 호의와 격려 늘 간직하겠습니다. 신림동과 학교고시원, 산사에서 공부하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항상 행복이 함께하시기를 빌어드리며, 올해에 합격하지 못한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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