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로스쿨 준비대학을 진단한다(1)-이화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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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로스쿨 준비대학을 진단한다(1)-이화여대
  • 법률저널
  • 승인 2007.08.2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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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문현 이화여대 법대학장

 

“여성 법조인 배출의 산실 만들 것”
- 기본자질 평가는 LEET와 영어로
- 출신학부와 사회경력으로 다양한 능력자 선발

 

교육인적자원부의 로스쿨 일정표가 9월부터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로스쿨 총정원을 결정하기 위한 작업으로 교육부는 법조계, 법학계 등 여러 단체들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법무부 등에서 의견 제출 일정을 늦춰달라는 요청을 해와 첫 발걸음부터 덜커덕 거리고 있지만 교육부는 총정원 문제를 시발로 2009년 로스쿨 개원을 위해 빠듯한 일정을 채워가고 있다. 각 대학들의 행보는 더욱 바쁘다. 교육부의 로스쿨 인가기준에 맞춰 교원 충원, 시설 확충, 입학전형안과 교육과정안 마련 등으로 눈코 뜰 새가 없다. 매일 이어지는 회의와 연일 길어지는 회의로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을 여유조차 없다.


로스쿨 준비에서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건 학원들이다. 아직 입학전형 등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저마다 로스쿨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고 벌써부터 법학적성시험(LEET) 강좌들을 개설하고 있다.


로스쿨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그나마 학원들이 제공하는 자료가 로스쿨의 가이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매일 쏟아지는 로스쿨 관련 소식도 아직 뜬구름 잡는 격이다. 어느 대학에서는 입학전형시 평가요소를 어떻게 반영한다는 기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으나 아직 확실한 ‘무엇’이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애매모호한 상황이 앞으로도 한동안은 계속될 전망이지만 본지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각 대학들을 탐방해 로스쿨을 준비하는 담당자로부터 나오는 얘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먼저, 이화여대 김문현 학장을 찾아갔다. 약속시간에 맞춰 도착했지만 김문현 학장은 그때까지도 오전회의를 계속하고 있었다. 이화여대는 서울대 다음으로 많은 여성 법조인을 배출하고 있다.


여성교육을 목표로 삼고 있는 이화여대는 로스쿨에서도 이런 특성을 십분 살릴 예정이다.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에게 생기는 다양한 법률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성 법조인을 길러내기 위한 이화여대의 로스쿨 유치 전략을 들어본다.

 

-이화여대의 로스쿨 준비 정도는?


어느 정도다 말하긴 쉽지 않지만 다른 대학에 비해 준비가 많이 돼 있다고 본다. 교육부가 제시하는 일정에 맞추고 있다. 법률이 예상보다 늦게 통과돼서 2009년 3월 개원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일정이 빠듯해서 힘든 점이 있다.

 

-총정원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어느 선이 적절한지.


로스쿨 취지를 생각한다면 총정원을 제한한다는 것에 찬성하기 힘들다. 대한변협이 말하는 것처럼 정원을 제한한다면 기존 사법시험을 유지하지 복잡하게 로스쿨 할 필요가 없다. 소정의 여건을 갖추면 인가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입학전형에서 평가요소들 간의 반영비율은 어떻게 되나?


법학적성시험(LEET), 영어 성적, 학부성적, 등을 전형자료로 입학생을 선발하게 되는데 현재는 구체적으로 반영비율을 제시할 것은 아닌 것 같다. 대학입시에서도 내신 때문에 말이 많듯이 학부성적도 대학의 명망도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성적을 일률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외국어도 패스제로 할 것이냐 점수를 반영할 것이냐에 대한 선택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논의중이다.

 

-입학생 선발에 있어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법학 지식은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법조인으로서의 기본적 능력은 법학적성시험(LEET)와 영어점수를 통해 기본자질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능력을 가진 사람을 선발하는게 또 중요할텐데 이런 부분은 출신 학부나 사회 활동의 경력 등을 고려해 선발할 예정이다. 대학 졸업 이후의 봉사활동 경력 등도 평가지표로 포함된다.


경제적 사정으로 로스쿨 진학을 주저하는 분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입학정원의 5% 이상에 해당하는 인원을 경제적 취약자 중에서 별도로 선발하며, 이들이 3년간 등록금의 부담 없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각종 장학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LEET가 입학지원자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거라 보나?


LEET가 어느 성적 이상이면 능력을 갖추었다 평가할 수 있는 건지의 여부는 실제 시험의 내용을 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학부는 2008년까지 신입생을 모집하는데 이들에 대한 보호책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는데.


물론 학부생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변호사시험법 등에서 경과규정을 둬서 이들이 사법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상당기간 사법시험을 존치시켜야 한다. 2012년까진 현 상황을 그대로 유지해야 신뢰보호원칙상 타당할 것이다.

 

-현재 개별 정원이 150명 이하로 정해졌는데 로스쿨 운영을 위해 적절한 수준인가?


개별 정원보다도 먼저 전제되어야 할 게 총정원 문제이다. 대한변협에서는 1,200명을 주장하고 있고 2,000명선이 유력하단 얘기가 나오고 있다.


총정원 제한을 풀고 개별 대학 로스쿨 정원을 얘기해야 한다. 150명 갖고는 사실 운영도 어렵고 기본적인 법학교육밖에 되지 않는다. 일본, 미국과 비교해도 절대적으로 적은 수이다. 총정원이 제한된 상태에서 개별 로스쿨 정원만 키우게 된다면 상위 몇 개 대학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학들은 다 죽어야 한다.

 

-법과목을 접해보지 않은 입학생이 로스쿨 3년으로 기존 사시와 연수원을 졸업한 변호사 수준이 되겠느냐는 우려가 있는데...


그 부분에 걱정이 많다. 3년 동안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런 측면도 있다. 하나는 학부교과와 로스쿨 교과는 똑같이 생각할 수 없다. 기초소양을 가진 학생들이 로스쿨에 입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간이 짧은 만큼 교육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기본적 내용은 학생 본인들이 숙지하고 강의 시간에는 기본이론이 전제된 상태에서 교수가 강의하고 토론하는 방법이 채택돼야 한다. 강의 밀도와 속도가 달라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종래의 질적 수준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로스쿨의 취지는 변호사를 배출해 시장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자기계발을 이뤄가게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시험 통과해서 우수한 변호사가 되고 나면 평생 농사 다 지었다는 사람들도 있다. 우수한 변호사로 시작했지만 이후에 안일하게 사는 것보다 시작할 땐 우수하지 못했지만 자기계발을 통해 우수한 변호사가 되는 방식이 더 낫다. 기존 기득권 변호사들이 이런 점을 간과하고 있다.

 

-이화여대 로스쿨의 특성화 방안은?


여성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외에 전문분야를 하나 선정해 우수한 인적, 물적 기반을 갖추려고 준비하고 있다.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있고 조만간에 발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이화여대가 로스쿨에 선정돼야 하는 이유는?


첫째, 이화여대는 서울대 다음으로 여성 법조인을 배출하고 있고 우리나라 여성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여성 법조인을 양성하고 배출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다.


둘째, 여성 법조인의 비율은 아직도 부족하다. 판사는 채 20%가 안 되고 검사도 14.7%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앞으로 양성평등이 실현되려면 여성법조인이 늘어나야 한다. 다른 직역과 달리 여성 법조인 배출은 사회 지도자를 배출하는 효과를 갖는다.


셋째, 양성평등이 실현되더라도 여성이 필요로하고 여성에게 적합한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화여대가 이런 부분에 장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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