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울대 법대 학생회장 차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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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울대 법대 학생회장 차진태
  • 법률저널
  • 승인 2007.07.2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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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통과에 법대생들 분노, 배신감 느껴

 

지난 6일 서울대 법과대학 학생회는 로스쿨의 졸속입법을 비판하며 ‘로스쿨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그동안 로스쿨을 둘러싼 논의는 변호사단체와 법대교수단체 등이 주도했고 정작 고시생이나 법대생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통로는 없었다. 이런 와중에 법대학생들의 첫 목소리가 성명을 통해 터져 나왔다.


성명서에는 왜 로스쿨을 법대학생들이 반대하는지가 빼곡하게 담겨져 있다. 성명은 이번 로스쿨 법안 통과가 ‘선 입법 후 보완’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알맹이가 빠진 졸속 입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대 법과대학 차진태 학생회장은 “농활에서 올라오자마자 로스쿨 법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전반적으로 학생들이 황당함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로스쿨의 전격통과에분개한 학생들이 많고 일부는 법조인으로서의 진로 자체를 고민하고 있다.


로스쿨 반대 성명이 나간 후 다양한 반응이 있었다. 로스쿨 법안 통과에 분기탱천한 학생들은 성명의 어조가 너무 약하다고 더 강하게 나갈 것을 주문하기도 했으나 대체로는 이번 성명에 대해 지지를 보냈고 앞으로 열심히 하길 바란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차진태 학생회장은 이번 법안 통과의 문제점 중 기존 법과대학생들에 대한 보호책 강구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전혀 없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꼬집었다.


“보통 졸업하고 1~2년 후를 사법시험을 통한 법조계 진출시기로 잡고 있는데 현 06학번이나 07학번의 경우는 2014~2015년이 그런 시기이다. 하지만 사법시험이 2011년부터 인원이 줄고 2013년에 폐지된다면 신뢰보호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또한 그는 로스쿨이 안착화 되는 과정에서 로스쿨의 원래 도입취지였던 법학교육정상화가 더욱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법시험과 로스쿨이 병행되는 과도기에는 오히려 사법시험에 모든 법과대학생들이 몰릴 것이다. 지금 1, 2학년들도 로스쿨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배수진을 치고 사시에 도전하자는 분위기이다. 법학교육은 이 시기에 훨씬 더 망가질 것이다. 교수님들도 그런 점을 우려하고 있다.”

 

타대학 학생회와 공동행동추진
법대생 보호책 마련이 우선돼야


차진태 학생회장은 로스쿨이 도입되면 학부과정이 폐지된다는 점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반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소속 학과가 사라진다는 점에 대해 서운함을 느끼고 있고 졸업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동아리 홈커밍데이 같은 행사를 통해 다시 돌아와 후배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데 자신들은 나중에 그럴 수 없다는 점도 상실감을 키우고 있다. 일부 학생은 법학과가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지는 것 같아 로스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교수들에 대한 배신감마저 느낀다며 로스쿨로 인한 변화를 마뜩치 않게 여기고 있다.


서울대 로스쿨 설명회에서 한 학생이 ‘로스쿨과 학부과정이 병행되는 기간에 학부학생이 로스쿨 개설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느냐’란 질문에 ‘절대 안 된다’는 답이 돌아와 학부 학생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다.


서울대 법과대학 학생회는 로스쿨 도입의 두 번째 문제점으로 높은 등록금을 꼽았다. 차진태 학생회장은 “돈이 없으면 교육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하게 된다는 점에서 등록금문제가 심각하다”며 “높은 등록금을 부담할 수 있는 사람만 로스쿨에 입학가능하고 설령 대출을 통해 로스쿨에 입학하더라도 빚을 떠안은 채 변호사를 시작한다면 투입한 돈을 회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로스쿨을 통해 변호사 수임료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오겠다는 생각은 허무맹랑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자본에 종속되면서 변호사의 공익성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대학생회는 현재 2008년 서울대 등록금 동결투쟁을 진행하고 있고 로스쿨 등록금의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함께 벌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대학교 법대 학생회는 타대학 법대학생회와 꾸준히 연락하며 추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전국 90여개의 법과대학 중 반 이상의 학생회 사이트에 성명서를 게시했고 7월 23일(월)에는 서울대에서 법대학생회 전체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차진태 학생회장은 “로스쿨에 대한 각 학생회의 입장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일부 학생회는 자신의 학교에 꼭 로스쿨을 유치해야 한다라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 법과대학 학생들의 보호책 마련이라든지 로스쿨 등록금 인하요구 등의 문제에서는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라며 전체회의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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