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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난이도 실패 반면교사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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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난이도 실패 반면교사로 삼아야
  • 이상연
  • 승인 2001.11.14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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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실시된 200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해보다 상당히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은 가채점 결과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고, 교사들은 진학지도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심하고 있다. 또한 교육인적자원부도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올해 수능시험이 이처럼 어렵게 출제된 것은 지난해 만점자가 66명이나 쏟아져 나오는 등 변별력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거셌기 때문이다. 출제위원회측은 "난이도와 변별력은 이율배반적인 관계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애썼다"면서 "이번 수능시험의 적정난이도를 1백점 만점으로 환산해 77.5±2.5점에 맞춰 지난해보다 16∼37점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는 30∼70점이나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학생도 교사도 이처럼 곤두박질하리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올해 고3 학생들은 2002학년도 수능시험은 사실상 '무시험전형'이라거나, '한 가지만 잘해도 대학에 간다'는 말을 믿고 느슨하게 공부해 온 세대다. 보충수업이 금지됐고 모의고사 응시횟수마저 제한 받았다. 이러한 학력 저하 현상을 감안하지 않고 변별력을 높인다는 이유로 난이도만 높였으니 '점수 대하락'이라는 혼란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수능이 어떤 시험인가.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듯이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는 죽느냐 사느냐(Do or die)'의 시험이다. 이처럼 중요한 수능시험이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을 측정하는 중요 잣대가 널뛰기식으로 오르락내리락 한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닌가. 이런 일은 비단 수능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법고시나 행정고시 등 국가고시에서도 난이도와 변별력 논란이 적지 않다.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국가시험이라면 당연히 예측 가능성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그런데도 사법시험의 경우 지난해 합격선이 84.44점에서 올해는 87.96점으로 무려 약 4점이나 상승해 난이도 조정이 실패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행정고시도 직렬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합격선이 들쭉날쭉했다. 외무고시는 지난해 82.50점에서 올해는 3점이 하락한 79.50점이었다.


  국가고시에서도 이처럼 난이도가 널뛰기를 하는 데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우선 출제자의 합숙기간이 10일로 짧아 다양한 문제를 개발하고 난이도를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선택과목간 난이도 조정이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출제자의 학식부족, 출제자 상호간 검증시스템 미비, 낮은 출제료에 따른 무성의 등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출제에 참여하는 교수가 너무 적은 것도 문제다. 물론 출제자수를 늘리는 데는 예산의 확보 등 어려움이 있겠지만 국가고시시험은 어느 것보다도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이어야 한다.


  법무부가 내년부터 사법시험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신경향의 문제를 출제한다는 것이다. 변별력을 위해 불가피한 점도 있지만 자칫 이번 수능처럼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까 염려스러운 점이다. 따라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출제당국은 기존 문제은행을 전면 재검토하여 타당성을 담보하는 등 국가고시제도의 목적에 부합하는 과학적·체계적 시험관리를 서둘러야 하며, 이번 수능 파동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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