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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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
  • 법률저널
  • 승인 2006.12.0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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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교수/변호사/시인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랴

 

벌써 12월이다. 한 해가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2006년 독일월드컵의 열기로 시작된 금년 한 해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이어진 남북긴장관계의 갈등과 이라크전쟁에 대한 미국중간선거에서의 민주당 참패로 귀결되었다. 국내에서는 외환카드 인수문제와 관련하여 미국 론스타의 부정적 행위의 개입 여부 및 외환은행 BIS비율조작여부를 둘러싼 경제매국노인지 여부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 있고, 쉬쉬하던 일종의 다단계판매구조로 영업활동을 하던 제이유가 저지른 불법영업 및 정관계로비비리가 터질 대로 터지면서 여기저기에서 수많은 관련자들이 불거지고 있다.

 
그렇지만 다음 주가 되면 수출액이 3천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1964년도에 수출액이 1억1910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1억 수출시대를 열었을 때 국가적으로 대대적인 행사를 했던 기억이 어렸을 때였지만 생생하다. 그러던 것이 불과 32년 만에 3천배의 수출신장을 가져왔고, 앞으로 10년 후면 5천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한다. 수출 연간 3천억 달러는 세계 열한 번째의 규모이다. 어패류, 냉동생선, 합판, 가발, 모직물 등 기초 원자재를 간신히 챙겨 팔며 국민의 허리띠를 졸라맸던 그 가난했던 시절에 비해 모바일폰, 반도체, 자동차 등 첨단 공산품을 수출하는 나라로 바뀌었으니 자부심을 느낄 만도 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추세에 있고 현재 경기동향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 역시 3개월째 연속 상승추세에 있다. 1400선에서 가쁘게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주식시세도 내년에는 178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주식전문가들(나는 그들을 믿지 않지만)의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환율도 갈수록 우리 원화의 대외강세가 유지되고 있고, 금리도 안정적이다. 이처럼 거시적인 국가경제지표는 대단히 희망적이고 낙관적이다. 거시경제가 잘 되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호가 대해를 항행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왜 국민들은 못살겠다고 야단일까? 이는 미시경제가 잘못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분배의 왜곡, 이로 인한 부유층과 저소득층의 심각한 괴리 현상의 발생,  부동산가격의 폭등과 이로 인한 전월세 가격의 인상에 따른 각종 물가인상요인의 증대 및 임금노동자들의 무력감과 허탈감, 생산성증가에도 불구하고 노동력을 흡수하지 못하는 선진국형산업구조의 정착 등 다양한 현상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부동산가격의 인상은 심각한 경제흐름의 왜곡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서민들의 내 집 갖기라는 희망을 물거품처럼 만들고, 전월세 보증금의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가 드디어 발효되면서 부유층(그 중의 일부는 집 한 채 가진, 소득수준에서는 서민층일 수밖에 없는 이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의 조세반발이 서서히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한미FTA반대자들의 시위는 여전하고,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의 비정규직관련법안의 국회통과에 대한 반발 또한 만만치 않다. 거기에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를 채울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불행한 대통령 발언이 정국을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 있다.


부동산가격, 특히 아파트 가격은 향후 10년 이내에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고, 한번 하락하기 시작하면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을 정도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인구구조가 그렇게 되어 있다. 1940년대에 출생한 세대는 적어도 형제자매가 6명 이상인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그들이 결혼했고, 그들의 자녀들은 국가의 산아제한 정책에 호응하여 지금은 출생율이 1을 간신히 넘을 정도이다. 두 사람의 부부가 한 자녀만을 낳으니 젊은 층의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게 되어 있다. 1980년을 전후해서 태어난 지금의 젊은이들이 혼인연령층을 이룩하게 되는 세대가 앞으로 10년 이내이다. 즉 그들의 할아버지 세대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게 되어 있는데, 젊은 세대는 전혀 증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줄어들게 되어 있으니 전국적인 세대수는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세대수가 줄어들게 되면 당연히 아파트 등 주택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주택 가격은 폭락할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은 주택수요, 아니 실제로는 투기를 조장하는 일부 부유층의 부동산 투기에 일부 빚을 내어서라도 가담하는 서민층의 합작으로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인구구조와 경제구조 때문에 앞으로 10년 전후를 기점으로 빈 집이 속출할 수밖에 없게 되고 따라서 부동산가격이 폭락하게 예정되어 있다. 지금 빚을 내어서라도 주택을 사는 이들은 나중에 그러한 금융부채가 목줄을 죄는 무거운 짐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 언론과 방송은 이러한 문제점을 사실대로 국민들에게 계도하고, 지금부터 서서히 계획을 수립하여 대비할 수 있도록 정부를 다독이고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없애주어야 옳다. 그런데도 언론과 방송은 전혀 그런 일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부가 애를 써 부동산가격을 잡고 안정된 시장경쟁체제를 구축하려는 모든 방안에 대하여 비판적이고 비협조적이다. 국민을 계도하기보다는 오히려 국민의 정서를 불안하게 하고 막차를 타도록 은근히 강제하고 있다. 국민들이 무엇을 아는가? 사회분위기에 휩쓸려 판단의 냉정성을 잃고 우왕좌왕할 뿐이지 않는가?


서울대 조흥식 교수가 지적한 대로 폭리를 취하는 건설업체, 국민보다는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건설교통부와 재정경부의 관료, 지역개발사업의 검은 이익을 챙기는 지방 및 중앙정치인, 독자의 알 권리보다는 부동산광고매출에 의존하는 언론, 정부와 업계로부터 각종 용역을 받는 연구집단 등 일명 개발오적이라고 불리는 자들의 기득권 구조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을 되샘김하지 않더라도 위와 같은 구조적 현상은 일면 타당하다. 그렇지만 분명히 향후 10년 이내에 부동산가격은 한번쯤 폭락의 홍역을 치룰 것이 분명하다. 미국이 그랬고, 일본이 그랬다. 우리도 그러한 국가경제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5000억 달러의 수출시대가 도래하면 그러한 홍역을 한 번 치르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 준비하고, 무분별한 개별을 억제하고, 국민의 심리를 안정시킴과 동시에 전체적인 주택의 수요와 공급구조를 예측하여 또 한 번의 아이엠에프사태와 같은 경제불황이 오지 않도록 조심할 일이다. 그러나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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