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대학별 통계 공개를 환영한다
상태바
출신대학별 통계 공개를 환영한다
  • 법률저널
  • 승인 2006.11.03 1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간의 서열화 고착화와 학벌사회를 더욱 심화시킨다는 이유로 일반에게 비공개로 붙여졌던 사법시험 최종합격자의 출신대학별 통계가 올해부터 공개된다. 법무부는 지난달 30일 최근 4년간 최종합격자의 출신대학별 통계 현황을 전격적으로 공개하고 올해 통계도 최종합격자 발표 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여정부에 들어 행정·외무고시 등 주요 고시 합격자의 대학별 통계가 엄격히 비공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법무부의 이번 결단을 크게 환영한다. 특히 줄곧 본란을 통해 대학별 통계 공개를 견지해 왔던 우리로서는 법무부의 과단성있는 결정을 높이 사며 지지하는 바이다.

그동안 사법시험 합격자의 출신대학별 통계는 사회적으로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만큼 비공식 라인을 통하거나 국감자료를 통해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비공개의 실효성이 없었다. 오히려 대학 자체 조사로 이뤄지다 보니 통계가 부정확하고, 심지어 일부에선 수치가 부풀려지는 부작용을 빚기도 있다. 대학의 관계자들도 어떤 형태로든 공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공개가 학벌과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구체적이고도 객관적인 연관성이 입증되지도 않는 마당에 법무부가 비공개를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비판을 나타내기도 했었다. 

우리도 대학별 합격자 통계를 공개하는 것이 대학의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비공개론자의 논리는 녹슨 이념과 주문(呪文)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시 말해 지금껏 비공개로 대학의 서열화가 완화되고 학벌주의가 사라졌는지 되물은 것이다. 대학별 합격자 수 공개가 학벌주의로 이어진다는 주장은 허구의 유희이자 단순한 사고의 결과물일 뿐이다. 더욱이 무한 경쟁의 국제적인 조류속에서 경쟁이 있어야 대학이 살고, 오히려 대학별 합격자 수 공개가 대학들의 학력 제고에 도움이 되고, 지식기반사회에선 학문 발전과 인재 양성 없이는 치열한 국가간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서열화가 꼭 부정적으로만 볼일이 아니다라는 점에서 대학별 통계의 공개는 필연적이다.

법무부가 출신대학별 통계를 공개하기로 결정한 배경도 이러한 현실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근거가 모호하고 희박한 이유를 들어가며 비공개를 더 이상 버티기에는 설득력뿐만 아니라 실익도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학벌주의와 학력(學力)은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 학벌주의는 배격해야 할 대상이지만 학생들의 학력 제고는 교육정책의 한 축이 돼야 한다. 학벌타파는 지금 우리 시대의 중요한 과제중의 하나이다. 학벌문화는 각종 통계를 막고 캠페인성 운동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 처방은 보다 정확한 현실인식하에 왜 학벌주의가 사라지지 않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실현 가능한 대책부터 세워야 한다.

아직까지 대학간의 서열 고착화와 학벌사회를 더욱 심화시킨다는 이유로 덧칠하며 대학별 합격자와 관련된 각종 통계를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지 않는 중앙인사위도 이제 전향적으로 검토할 때다. 행정·외무고시 등 응시원서에 학력란까지 없애면서 정부의 이념에 충실히 쫓은 결과 대학간의 서열화나 학벌주의가 사라질 수만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꿈이며 난센스라는 것을 중앙인사위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대학별 합격자 통계를 공개하는 것이 대학의 서열화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여러 병리적 현상들의 이면에는 늘 학벌주의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당국자들은 새겨보기 바란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