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패스율 제어공학 94.4%·최저 유기화학 48.1%…46.3%p 격차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올 변리사 2차시험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선택과목 편차가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30일 ‘2024년 제61회 변리사 2차시험 합격자 공고’를 발표했다. 이번 시험에는 응시대상자 1,219명 중 1,146명이 응시해 200명이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다른 합격률은 17.4%로 지난해의 18.72%(1,184명 응시 209명 합격)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합격선은 55.22점으로 전년(54.33점)대비 0.89점 상승했다.
수석 합격의 영광은 평균 64.44점을 획득한 김형주 씨가 차지했다.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유기나노공학 3학년 2학기에 재학 중인 김 씨는 “합격만으로도 정말 감사한데 전혀 생각하지 못한 수석의 영예를 안게 되어 감개무량하고 너무나도 영광스럽다”며 “변리사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참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잃어버렸지만 그 인고의 과정 속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얻을 수 있었다”는 합격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내 가능성을 알아봐 주시고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순간마다 수많은 성원과 격려를 보내 준 모든 인연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마음이 모여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고마운 이들을 떠올렸다. 아울러 “많이 부족하지만 이 날의 영광과 수많은 분들의 축하에 힘입어 겸손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대한민국의 지식재산 발전에 일조할 수 있는 변리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최연소 합격자는 2003년생인 이윤지 씨로 그는 현재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 씨는 “제가 붙을 거라는 상상은 정말 못 해봤는데 이렇게 커다란 행운이 주어져서 행복한 동시에 얼떨떨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합격한 다른 분들에 비해 많이 부족할 테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좋은 변리사가 되겠다”는 다짐과 함께 “늘 잘될 거라 응원해 주신 가족들, 친구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는 인사를 전했다.
한편 올 변리사 2차시험은 선택과목 간 합격률 편차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소폭 상승했다. 공단이 공개한 ‘2024년 제61회 변리사 2차시험’ 채점 결과를 분석한 결과 총 19개의 선택과목 중 14개 과목에 총 1,102명이 응시했으며 200명이 합격했다. 전체 응시자 수와 선택과목의 응시자 수가 다른 것은 공무원 경력 등에 의해 일부 과목의 시험을 면제받는 인원이 반영된 결과다.
변리사 2차시험은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변리사를 선발하기 위해 타 전문자격시험에 비해 월등히 많은 19개의 선택과목 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선택과목 간 난이도에 큰 편차가 나타나면서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선택과목의 난도 편차로 인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선택과목에서 50점 이상을 받으면 통과하고 최종합격자 결정에는 선택과목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방식의 P/F제를 도입,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평을 받았다.
응시인원이 극단적으로 적은 과목을 제외한 상태에서 선택과목별 합격률 편차를 비교해 보면 P/F제 도입 전인 2017년 219명이 응시한 유기화학이 38.4%, 182명이 응시한 디자인보호법이 2.7%의 합격률을 보이며 35.7%p의 격차를 보였으나 2018년에는 60명이 응시한 화학반응공학의 합격률이 25%, 60명이 응시한 열역학이 10%의 합격률을 보이며 과목별 편차가 15%p 수준으로 완화됐다.
2019년에는 분자생물학 30%, 제어공학 15%, 2020년에는 제어공학 29.5%, 열역학 12.7%로 각각 15%p, 16.8p%p의 비슷한 수준의 합격률 편차를 유지했다. 2021년에는 화학반응공학 35.9%, 분자생물학 7%로 편차가 28.9%p까지 껑충 뛰었으나 2022년에는 열역학 30.1%, 제어공학 13.8%로 격차가 예년 수준인 16.3%p로 줄었고 지난해 데이터구조론 25%, 분자생물학 10%로 편차 15%p, 올해 회로이론 24.5%, 열역학 8.5%로 편차 16%p를 기록, 비슷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각 선택과목별로 합격 기준인 50점 이상을 획득한 패스율 격차는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이며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있음을 방증했다. 응시자가 매우 적은 극단적 사례를 제외하면 지난해의 경우 20명이 응시해 19명이 기준 점수를 넘긴 제어공학과 44명의 응시자 중 21명이 통과한 유기화학의 패스율은 각각 95%와 47.7%로 47.3%p의 격차가 있었다.
올해도 비슷한 수치의 격차가 나타났다. 전체 응시자의 패스율은 평균 78.3%(지난해 77.2%)를 기록했으며 18명이 응시해 17명이 통과한 제어공학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94.4%의 높은 패스율로 최고 기록을 보인 가운데 유기화학은 27명의 응시자 중 13명이 합격하는 데 그치며 48.1%의 패스율로 역시 지난해와 올해 모두 가장 저조한 기록을 냈다. 두 과목의 패스율 편차는 46.3%p를 나타냈다.
이 외 선택과목별 패스율은 디자인보호법 89.2%(574명 응시, 512명 통과, 지난해 83%), 저작권법 63.6%(294명 응시, 187명 통과, 지난해 63.9%), 열역학 57.1%(35명 응시, 20명 통과, 지난해 52.3%), 화학반응공학 54.9%(51명 응시, 28명 통과, 지난해 81.8%), 전기자기학 100%(5명 응시, 5명 통과, 지난해 40%) 등을 기록했다.
또 회로이론 83.6%(61명 응시, 51명 통과, 지난해 94%), 데이터구조론 100%(10명 응시, 10명 통과, 지난해 91.7%), 분자생물학 81.8%(22명 응시, 18명 통과, 지난해 93.3%), 약품제조화학 100%(1명 응시, 1명 통과, 지난해 100%), 콘크리트 및 철근 50%(2명 응시, 1명 통과, 지난해 0%) 등이었다. 반도체공학과 약제학에는 각 1명이 응시했지만 기준 점수를 넘기지 못했다.
필수과목의 경우 상표법과 민사소송법은 평균 점수가 지난해보다 상승한 반면 특허법은 하락했다. 상표법은 지난해 45.15점에서 48.8점으로, 민소법은 45.36점에서 49.72점으로 상승했지만 특허법은 44.39점에서 39.39점으로 떨어졌다.
과락률은 상표법의 경우 20.95%에서 16%로, 민소법은 27.17%에서 19.92%로 하락했지만 상표법은 23.74%에서 38.99%로 상승하며 응시생들의 발목을 잡았다. 선택과목의 과락률은 지난해 22.79%, 올해 21.68%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합격자의 전공은 화학·약품·생명이 37.5%(75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전기·전자 28.5%(57명), 기계·금속 19%(38명), 기타 9.5%(19명), 토목·건축·산업공학 3%(6명), 법정·상경·어문 2.5%(5명) 등의 비율을 보였다. 학력은 대학 재학 및 졸업이 189명, 대학원 재학 이상 11명으로 집계됐다.
합격자의 연령은 20대가 158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41명, 40대 1명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성별은 남성 125명, 여성 75명으로 여성 합격자의 비중이 37.5%를 차지했다. 최근 여성 합격자의 비율은 2020년 29.5% 2021년 34.3%. 2022년 36.2%, 2023년 41.1%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올해 주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