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 공채, 남자 평균 10.3, 여자 30.3 대 1 경쟁 속
응시생들 “형사법 무난, 헌법 까다롭고, 경찰학 멘붕”
필기합격자 발표, 23일 17시경 전국 시도경찰청별로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어려워도 너무 어려웠습니다. 일반적인 책으로 통상적으로 공부하면 그중에서 문제가 형성되고 일부는 어렵고 일부는 쉽고 그렇게 출제가 이뤄지잖아요. 그런데, 이번 경찰학 과목은 판단 자체가 불가할 정도였습니다. 도대체 출제 범위가 어디까지며 또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아무도 모르는 부분에서 나오니 그저 찍기 시험일 뿐인 듯합니다”
지난 17일 ‘2024년 제2차 경찰공무원(순경) 공개경쟁채용 및 경력경쟁채용(경찰행정) 시험이 전국 단위 고사장에서 실시된 결과, 이러한 어느 응시생의 볼멘소리처럼 경찰학 과목이 역대급 난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응시생들은 “경찰학은 문제를 접하는 순간부터 ‘멘붕’(=멘탈 붕괴, 정신적 공황)이었다”며 “헌법, 형사법 또한 녹록지 않았지만, 경찰학 과목을 이들 과목 앞서 풀었을 경우 더더욱 최악이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즉, 헌법은 중상, 형사법은 중간 정도의 난도를 형성했지만 예측불허, 난공불락의 경찰학이 블랙홀처럼 이 두 과목의 체감 자체를 무의미하게 했다는 것이다.
응시생 A씨는 “헌법, 형사법은 상반기 1차 때처럼 나름으로 열심히 한 이들에게는 비교적 무난했던 것 같았다”면서도 “하지만 경찰학이 접해보지 못한 내용들로 인해 소름이 끼칠 만큼 당황스럽고 난해했다”고 응시 소회를 전했다.
그는 헌법을 먼저 풀며 비교적 무난함을 느꼈지만 이어 경찰학을 풀면서 소위 멘붕을 겪었고, 이에 따라 형사법에서 충분히 풀 수 있었던 문제들도 상당수 놓쳤다는 것이다.
B 응시생 또한 “경찰학은 문제를 풀라고 낸 것인지, 출제위원들이 자신들의 전문 분야를 뽐내기 위해 낸 것인지, 아무래도 수험생들을 괴롭히려 작심하고 출제한 것 같다”며 “특히 경찰학을 먼저 푼 수험생들은 불이익은 엄청날 듯하고 과락자도 상당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다행히 마지막에 경찰학을 풀었다는 그는 “헌법은 약간 난도가 있었지만, 그럭저럭 풀었고 형사법은 지문이 길고 생소한 내용도 일부 있었지만 딱히 까다롭지는 않았다”며 안도했다.
이날 시험 직후, 일부 학원의 전문 강사들 역시 총평 강의를 통해 경찰학이 2022년 2차처럼 높은 난도를 형성했다고 평가했다. 형사법은 중 또는 중하 가량의 난도로, 헌법은 중 또는 중상 가량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높은 난도를 형성한 경찰학으로 인해 타 과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데에 입을 모았다.
헌법과 관련해, 전문강사들은 기존과 다른 출제 경향, 최근 개정 법령, 일반적인 교재 밖의 논점적 출제 등을 난도 상승의 원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더해 시간 안배를 어떻게 했느냐, 실수를 얼마만큼 적게 했느냐, 난도에 따른 선별적으로 풀이했느냐 등에서 희비가 갈렸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편 이번 시험은 순경 공채의 경우, 남자 1,711명 선발예정에 17,678명이 출원해 평균 10.3대 1, 여자 296명 선발예정에 8,958명이 출원해 평균 30.3대 1의 경쟁률 속에서 치러졌다.
서울청에서 선발하는 101단 순경 공채는 65명 선발에 477명이 지원, 7.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날 함께 필기시험을 치른 순경 경채 경찰행정은 150명 선발예정에 1,941명이 출원해 평균 1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찰행정에서의 범죄학은 일반적이며 충분히 예상되는 문제들이 출제되면서 비교적 무난했다는 평가다.
이날 실시한 필기시험의 합격자는 오는 23일 오후 5시경 시·도 경찰청별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