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OO
아직 성적표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글을 작성한다는 게 조금은 부끄럽지만, 그래도 이 글을 통해 저와 비슷한 상황에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며 이 시험을 준비할 분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2025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응시 후기를 작성해보려 합니다.
1. 시험 준비 과정
1) 전반적인 공부 방법
올해 설 직후에 시험 준비를 처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작년도 기출문제를 시간 맞춰서 풀어본 후 대략 장점과 문제점을 파악한 결과,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은 채로 나머지 기출문제들을 푸는 것은 의미 없이 문제만 소진하는 것밖에 안 되겠다는 생각에, 로스쿨에 진학한 지인의 추천을 받고 이해황 선생님의 ‘매뉴얼’ 시리즈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스터디, 인강, 학원 없이 모든 공부를 혼자 했습니다. 학교 수업과 시험 준비를 병행하는 대학생으로서 모든 시간을 시험공부에 투자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학교 성적과 시험 준비를 둘 다 효율적으로 해내기 위해서는 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영향을 받지 않고 나에게 최적화된 문제풀이 논리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시험이 다 끝난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혼자 공부한 것이 저의 시험 준비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기출문제와 ‘매뉴얼 시리즈’ 외에 ‘잘고른 300제’ 시리즈를 풀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시험에서 모은 문제들로 구성된 문제집이기 때문에, 난이도나 유형, 선지 구성 등에서 리트와 완벽히 동일한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이 문제집을 공부하는 동안에는 최대한 빠르고 정확히 문제를 푸는 연습을 했고, 기출문제가 다 소진된 시점에서 문제 푸는 감을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2) 언어이해
언어이해 영역의 경우, 지문 읽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이 저의 문제점이었습니다. 처음 읽을 때부터 지문의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하고 문제로 넘어가는 방법으로 독해했을 때는 지문 읽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쓸 수밖에 없었고, 한 번의 읽기로 모든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도 없어서 문제를 풀면서도 다시 지문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단기간에 독해력 자체를 개선하기는 힘들겠다고 느껴, 키워드 중심으로 빠르게 읽는 방법으로 바꿨습니다. 문단마다의 핵심 키워드의 의미를 중심으로 빠르게 읽고, 그 키워드에 딸린 정보들은 그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정도만 파악한 후 문제로 넘어갔습니다. 지문 읽기에 사용하는 시간이 4분을 넘기지 않도록 연습한 결과, 70분 이내에 모든 지문을 충분히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단축할 수는 있었지만, 난도가 높은 해와 낮은 해의 백분위 편차가 컸습니다. 정보량이 많은 지문에서 세부 정보들을 놓치는 것이 그 원인이었습니다. 키워드 외에도 접속사, 술어 그리고 조사에 주목하여, 지문에서 접속사의 사용으로 내용의 흐름이 전환되는 부분, 특정 키워드와 특정 술어 혹은 조사가 결합하는 부분에 표시해두고, 키워드와 키워드, 문장과 문장, 문단과 문단의 관계에 유의하며 문제풀이에 중요한 정보를 놓칠 가능성을 줄이고자 노력한 결과 전반적인 정답률이 개선되었습니다.
3) 추리논증
추리논증 영역의 경우, 문제가 맞고 틀리는 것을 떠나서 스스로 풀이에 확신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감으로 문제를 풀다 보니, 비슷한 유형의 문제도 어떨 때는 쉽게 정답을 골라내지만, 어떨 때는 한참 동안 고민하고도 틀린 답을 고르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이해황 선생님의 ‘매뉴얼’ 시리즈를 통해 논리학 개념과 강화/약화 판단기준을 체화했고, 기출문제 오답에 대해 스스로 오답 이유를 분석해본 후 공식 해설과 대조하는 방법으로 공부한 그 결과 각 문제 유형에 대한 저만의 일관적인 문제풀이 논리를 갖출 수 있었습니다.
너무 사소한 부분에 꽂힌 나머지 문제의 큰 흐름을 놓쳐 오답을 고르게 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사소한 부분이 걸려 헷갈리는 문제는 제시된 정보를 처음부터 끝까지 찬찬히 다시 읽으며 시간을 3분보다 조금 더 쓰더라도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여 정답률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2. 2025 리트 후기
1) 언어이해
올해 언어이해는 작년도에 비해 평이하다고 느꼈습니다. 첫 세 지문을 풀며 시간 약 15분 정도밖에 사용하지 않았는데, 거기서 아낀 시간을 상대적으로 까다로웠던 공리주의 지문과 솔로우 성장모형 지문에 사용할 수 있었고, 시간적 여유가 조금 생기며 긴장도 조금 완화되어 이후 문제풀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지문의 난이도가 평이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문항의 난이도도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구성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선지의 구성에서 난도의 하락을 특히 많이 체감했는데, ‘매력적인 오답’이 시험을 준비하며 접했던 그것들에 비해 덜 매력적이어서,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지문과 문항의 난이도가 모두 평이해서 저의 가장 큰 문제였던 시간 부족을 극복할 수 있었고, 가채점 기준 29점이라는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2) 추리논증
추리논증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작년도에 비해 평이하다고 느꼈습니다. 계산 문제가 줄어들고 언어추론 문제가 늘어날 거라는 예상을 보고, 글자 수의 압박이 늘어나서 약점인 독해 속도가 발목을 잡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오히려 작년에 비해서도 글자 수가 줄어들었다고 느끼며 모든 문제를 막힘없이 풀 수 있었고, 기출문제를 풀 때 비해서도 시간 여유가 더 생기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최대한 시간을 아끼며 빠르게 푸는 습관 때문에 6번과 23번 문제의 보기를 잘못 읽어 오답을 골랐고, 시간 여유가 있을 때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아 충분한 시간 여유가 있음에도 실수를 찾아내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논리게임의 경우 난이도는 평이했지만, 35번 문제에서 모든 경우의 수를 파악하는데 다소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과학지문의 경우 표준환원전위, 운동에너지 등 기출 주제가 출제되어 난도를 낮게 체감했습니다.
가채점 결과 37점이라는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었지만, 시간이 남을 때에 대비하여 실수를 검토하는 습관을 들이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가 처음 진입할 때 풀었던 2024년도 기출문제 채점 결과는 언어이해 14점, 추리논증 34점이었습니다. 리트 성적은 잘 안 오른다고 하는 여론에 겁을 먹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을 두려워하며 진입을 망설이기도 했었지만, 문제 푸는 감을 익히고 저에게 맞는 풀이 논리와 시험 전략을 세운 후에는 기출문제 채점 결과 표준점수 145점 전후의 점수를 꾸준히 받게 되었고, 본고사에서도 상기한 바와 같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미 시험 준비를 시작하셨거나, 앞으로 입문하실 계획이 있는 미래의 모든 수험생 여러분들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