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에 공표되었고 미국 저작권법 등에 따른 보호기간인 95년이 경과하여 2022년 1월 1일부터는 공공의 영역으로 돌아온 ‘곰돌이 푸’.
이에 기존 저작권자인 디즈니사(社)의 허락 없이도 ‘곰돌이 푸’를 이용할 수 있게 되자 리스 프레이크 워터필드 감독은 2022년 5월경부터 ‘곰돌이 푸’를 공포물로 각색한 ‘곰돌이 푸 : 블러드 앤 허니(Winnie-The-Pooh: Blood and Honey, 2023)’ 영화를 홍보한 후 2023년 1월에 개봉하며 기존과 다른 성인용 캐릭터의 모습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법무법인 동인의 강민주 지식재산권 변호사는 “통상 저작권은 저작권법 제39조에 따라 저작자가 생존하는 동안과 사망한 후 70년간 존속하고, 법인이 공표한 업무상 저작물은 공표한 때로부터 70년간 존속한다”며 “저작권은 지식재산권의 일환으로 비교적 늦게 체계가 갖추어져서 그간 보호기간 만료로 인한 이슈는 거의 없다가 최근에 와서 1950년대 이전에 제작된 캐릭터에 대한 보호기간이 만료되기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디즈니사의 초기 캐릭터들은 본래 1984년에 저작권이 소멸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저작권법의 개정으로 저작권 만료기간이 여러 차례 연장된 끝에 드디어 도과 시점을 맞이했다.
실제 ‘곰돌이 푸’ 이외에도 디즈니사(社)의 ‘아기사슴 밤비’도 비슷한 시기 저작권이 만료되었고, 디즈니사가 1928년에 첫 유성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를 통해 공표한 ‘미키마우스’가 2023. 12. 31.부로 저작권이 만료되어 2024년부터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관련해 저작권이 만료된 대형 캐릭터들을 어디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민주 지식재산권변호사는 “올해 저작권이 만료된 미키마우스는 1928년판 ‘증기선 윌리’라는 단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흑백 미키마우스의 모습으로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빨간색 바지를 입고 하얀 장갑을 낀 미키마우스와 다른 캐릭터”라며 “따라서 빨간 바지를 입고 있는 미키마우스에 대한 저작권은 아직 만료되지 않았다고 보아 자칫 ‘증기선 윌리’의 미키를 잘못 변형하여 사용하면 디즈니사의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증기선 윌리’에 등장하는 미키마우스를 이용하여 2차적 저작물을 제작할 수 있고, 이렇게 제작된 2차적 저작물은 별도의 저작권으로 보호를 받을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2차적 저작물을 제작하는 과정이나 변형을 가하는 과정에서 저작권이 만료되지 않은 미키마우스와 유사한 모습을 띄게 되면 이는 ‘증기선 윌리’의 미키마우스의 변형이 아닌 디즈니사 캐릭터의 유사물로 취급, 저작권 분쟁 여지가 발생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저작권이 만료되지 않은 미키마우스는 여전히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증기선 윌리’에 등장하는 미키마우스를 이용할 경우, 가능한 원작의 모습 그대로를 사용하고, 색상을 입힐 경우에도 빨간 바지, 하얀 장갑, 노란 신발 등 디즈니사의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모습은 피해가는 것이 저작권 침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강민주 변호사는 “다만, 저작권이 만료되어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해졌다 하더라도, 상표로서의 사용은 전혀 다른 차원의 논의”라며 “일례로 ‘증기선 윌리’의 미키마우스에 대한 저작권이 만료되었다 하더라도, ‘미키마우스’라는 명칭을 상품이나 서비스에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닌데 현재 ‘미키마우스’ 표장에 대하여는 한국 내에서 디즈니사가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어 ‘증기선 윌리’의 미키마우스 모습을 상품이나 영업에 사용하면서 ‘미키마우스’라는 표시를 하여 영업 및 상품의 출처표시로 사용하면 디즈니사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요약하자면 저작권 만료에 따라 ‘증기선 윌리’의 미키마우스 캐릭터를 마음대로 변형하여 상품 또는 서비스에 이용할 수는 있으나, ‘미키마우스’라는 명칭을 함께 사용하게 되면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 사이에서는 해당 상품이나 영업이 디즈니사의 것이라고 오인을 할 가능성이 높아져 디즈니사의 상품권 침해 분쟁이 발생하기 쉬워진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증기선 윌리’의 미키마우스를 이용하는 상품들은 ‘귀여운 마우스 캐릭터’와 같은 회유적인 명칭으로 상표권 침해 방어 대안을 모색해 둘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