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25학년도 법학적성시험 대비(2) - 구별되어야 한다(언어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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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25학년도 법학적성시험 대비(2) - 구별되어야 한다(언어이해)
  • 여성곤
  • 승인 2024.06.28 10: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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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곤 법률저널적성시험연구소장
여성곤
법률저널적성시험연구소장

1. 들어가며

법학적성시험 언어이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한 번쯤 고민해보아야 하는 것은 ‘과연 언어이해에서는 어떤 출제원리를 통해 난해한 문제를 만들어내는가?’입니다. 이에 대한 통찰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몇몇 문제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2. 대표문제

아래 문제는 2022학년도 언어이해 29번 문제입니다. 정답률이 38.1%에 불과한 난해한 문제로 손꼽힙니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윤리규범과 법규범은 인간에게 요구되는 행위가 무엇인지를 단순히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행위로 나아갈 것을 지시하는 규정적 성격을 지닌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하지만 보다 구체적인 측면에서는 양자가 서로 명확하게 구별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칸트는 이 점을 매우 분명한 형태로 지적하고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법규범은 윤리규범과 달리 행위의 외적인 측면에 대해서만 관여할 뿐, 행위자가 어떤 심정에서 그러한 행위로 나아간 것인지에 대해서는 상관하지 않는다. 법은 결국 모든 사람이 공존하는 가운데 각자의 의지가 자유로이 표출될 수 있게 보장하기 위한 외적인 형식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칸트의 설명 체계에 의하면 법규범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세부 명제가 성립하게 된다. 첫째, 법규범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지시해 주는 처방을 담고 있다는 규정성 명제, 둘째, 법규범은 사람들에게 오로지 외적으로 그것에 부합하게끔 행동할 것을 요구할 뿐, 그것을 따르는 것 자체가 행위의 이유가 될 것까지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외면성 명제, 셋째, 법규범은 특정한 목적을 공유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그 관할 아래 놓여 있는 모든 사람을 구속한다는 무조건성 명제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칸트의 설명 체계에서 외면성 명제는 심각한 역설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이 점은 법규범이 어떤 종류의 명령으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우선 법규범은 그것을 따르는 사람들의 실질적 목적이나 필요를 전제로 하지 않으며, 오로지 외적인 자유만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이며 단적으로 효력을 지닌다. 따라서 일견 정언 명령만이 법규범을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런데 정언 명령에 복종하는 유일한 방식은 그것이 명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그것에 따르는 것이다. 명령이기 때문에 하는 행위와 그저 명령에 부합하는 행위는 구별되어야 한다. 가령 형벌의 두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언 명령이 요구하는 행위로 나아갔다면, 이를 정언 명령에 복종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따라서 외면성 명제가 성립하는 한, 법규범이 정언 명령으로 표현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법규범은 그것을 따르는 내면의 동기까지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윤리규범과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법규범은 가언 명령으로 발하여질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가언 명령이란 “만일 당신이 강제와 형벌의 위험을 피하고자 한다면, 법이 지시하는 바를 행하라.”와 같은 구조를 취하게 될 텐데, 이 경우 사실상 법규범은 강제와 형벌의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만 그것이 지시하는 바를 행하게 할 뿐이어서, 앞에서 살펴본 무조건성 명제에 반하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윤리규범과 법규범에 대해 일견 통용되는 것으로 보이는 규정성 명제와 무조건성 명제 외에 법규범에 특유한 외면성 명제를 도입하는 순간, 법규범은 정언 명령으로도 가언 명령으로도 표현될 수 없게 됨으로써 종국적으로는 법규범에 한하여 규정성 명제를 인정할 수 없게 되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는다. 다시 말해서 법규범이 어떤 행위가 요구되고 어떤 행위가 금지되는지를 단순히 기술하는 수준에 머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역설적이게도 그에 따라 행하도록 지시ㆍ명령ㆍ요구할 수는 없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리규범과 법규범의 차이를 오로지 법칙 수립 형식 내지 의무 강제 방식에서의 자율성과 타율성에서 찾는 칸트의 설명 체계에서 외면성 명제의 도입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그는 법칙 수립의 개념 자체를 규범과 동기라는 두 요소를 통해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법규범에 관해서도 모종의 동기 자체는 제시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법규범에 어울리는 동기란 바로 타율적 강제라는 외적인 동기이다. 따라서 법규범은 윤리규범과 달리 누가 스스로 그것을 지키지 않을 때 그것을 지키도록 다른 사람이 강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외면성이 법규범의 핵심적 징표를 이루고 있는 한, 칸트의 설명 체계에서 이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결국 외면성 명제의 도입에 따른 법적 명령의 역설도 쉽사리 해소될 수는 없을 것이다.

㉠에 대해 추론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윤리규범과 법규범의 내용은 서로 동일할 수 있을 것이다.

②규범의 규정적 성격은 명령의 형태로 표현되어야 할 것이다.

③정언 명령에 부합하는 행위를 아무 이유 없이 할 수는 없을 것이다.

④윤리적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에서 법규범을 준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⑤윤리규범과 법규범은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에 대하여 효력을 지닐 것이다.

칸트의 설명 체계에 대해 추론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이 등장한 2문단 이하를 꼼꼼히 읽어봐야 하며, 실전에서는 대략 4문단이 중요한 내용임을 직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막상 실제 시험장에서 문제를 푼 수험생 뿐 아니라 제법 시간을 두고 천천히 분석해 본 전문 국어강사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어떻게 풀어야 하는 것일까요?

<법학적성시험 문제해설(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발간)>에서는 다음과 같이 해설하고 있습니다.

문제풀이 : 제시문에서 주어진 칸트의 설명 체계에 관한 직접적 정보에 기초하여 제시문에서 직접적으로 주어지지는 않은 내용을 합리적으로 추론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정답 해설 : ③ 제시문 네 번째 단락 “그런데 정언 명령에 복종하는 유일한 방식은 그것이 명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그것에 따르는 것이다. 명령이기 때문에 하는 행위와 그저 명령에 부합하는 행위는 구별되어야 한다. 가령 형벌의 두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언 명령이 요구하는 행위로 나아갔다면, 이를 정언 명령에 복종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로부터 정언 명령에 단순히 부합하는 행위이기 위해서는 특별한 이유를 요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공식해설에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 내용을 보고도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았을 수 있는데, 이는 출제자가 ‘구별’이라는 단어를 통해 문제를 제작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문제풀이 시 매우 세심하게 포착해야 하는 것 중이 ‘예시’인데, 글 4문단에서 “가령 형벌의 두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언 명령이 요구하는 행위로 나아갔다면, 이를 정언 명령에 복종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 예는 ‘명령이기 때문에 하는 행위’와 ‘그저 명령에 부합하는 행위’ 중 후자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이는 ‘정언 명령에 복종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정언 명령에 복종한 것은 전자 즉 ‘명령에 부합하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이는 “명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그것에 따르는 것”이므로, ‘명령이기 때문에 하는 행위’는 아무 이유 없이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반면, ‘명령에 부합하는 행위’는 아무 이유 없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정답은 ③번입니다. 사견으로 출제자가 글에 제시된 명령이기 때문에 하는 행위와 명령에 부합하는 행위에 인용부호를 붙였다면, 좀 더 쉬운 문제로 바뀌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러나 출제자는 이를 숨기고자 인용부호를 생략했고, 대신에 ‘구별되어야 한다’라는 서술어를 주었지만 이 함의를 파악하지 못하였다면, ‘도대체 무슨 말인가’하는 생각으로 문제를 풀었을 수 있습니다.

한편, 이 문제의 바로 전년도 기출문제인 2021학년도 29번 문제에서 ‘구별되어야 한다’를 이미 활용했던 적이 있었습니다(심지어 29번으로 문항번호까지 동일).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법을 해석할 때 반드시 그 문언에 엄격히 구속되어야 하는가를 놓고 오랫동안 논란이 있어 왔다. 한편에서는 법의 제정과 해석이 구별되어야 함을 이유로 이를 긍정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애초에 법의 제정 자체가 완벽할 수 없는 이상, 사안에 따라서는 문언에 구애되지 않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전통적인 법학방법론은 이 문제를 법률 문언의 한계 내에서 이루어지는 해석 외에 ‘법률의 문언을 넘은 해석’이나 ‘법률의 문언에 반하는 해석’을 인정할지 여부와 관련지어 다루고 있다. 학설에 따라서는 이들을 각각 ‘법률내재적 법형성’과 ‘초법률적 법형성’이라 부르며, 전자를 특정 법률의 본래적 구상 범위 내에서 흠결 보충을 위해 시도되는 것으로, 후자를 전체 법질서 및 그 지도 원리의 관점에서 수행되는 것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이 완전히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형식상 드러나지 않는 법률적 결함에 대처하는 것도 일견 흠결 보충이라 할 수 있지만, 이는 또한 법률이 제시하는 결론을 전체 법질서의 입장에서 뒤집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종래 법철학적 논의에서는 문언을 이루고 있는 언어의 불확정성에 주목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단어는 언어적으로 확정적인 의미의 중심부와 불확정적인 의미의 주변부를 지니며, 중심부의 사안에서는 문언에 엄격히 구속되어야 하지만 주변부의 사안에서는 해석자의 재량이 인정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견해가 대표적이다. 가령 주택가에서 야생동물을 길러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을 때, 초원의 사자가 ‘야생동물’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이 없지만, 들개나 길고양이, 혹은 여러 종류의 야생동물의 유전자를 조합하여 실험실에서 창조한 동물이 그에 해당하는지는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해석자가 재량껏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에 대해서는 주변부의 사안을 해석자의 재량에 맡기기보다는 규칙의 목적에 구속되게 해야 할 뿐 아니라, 심지어 중심부의 사안에서조차 규칙의 목적에 대한 조회 없이는 문언이 해석자를 온전히 구속할 수 없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인근에서 잡힌 희귀한 개구리를 연구․보호하기 위해 발견 장소와 가장 유사한 환경의 주택가 시설에 둘 수 있을까? 이를 긍정하는 경우에도 그러한 개구리가 의미상 ‘야생동물’에 해당한다는 점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에는 기존의 법학방법론적 논의와 법철학적 논의를 하나의 연결된 구성으로 제시함으로써 각각의 논의에서 드러났던 난점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르면 문언이 합당한 답을 제공하는 표준적 사안 외에 아무런 답을 제공하지 않는 사안이나 부적절한 답을 제공하는 사안도 있을 수 있는데, 이들이 바로 각각 문언을 넘은 해석과 문언에 반하는 해석이 시도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양자는 모두 이른바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지만, 전자를 판단하기 어려운 까닭은 문언의 언어적 불확정성에 기인하는 것인 반면, 후자는 문언이 언어적 확정성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제공하는 답을 올바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어 보이는 탓에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점에서 서로 구별되어야 한다.

[이하 생략]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한 진술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법률의 문언이 극도로 명확한 경우에는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이 발생하지 않는다.

②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의 해석을 위해 법률의 목적에 구속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③문언을 넘은 해석은 문언이 해석자를 전혀 이끌어 주지 못할 때 비로소 시도될 수 있다.

④문언에 반하는 해석은 법률의 흠결이 있을 때 이를 보충하기 위한 것인 한 정당화될 수 있다.

⑤형식상 드러나 있는 법률의 흠결을 보충하기 위해서도 해당 법률의 본래적 구상보다는 전체 법질서를 고려한 해석이 필요하다.

이 문제의 경우 정답률 40.1%였으며, 정답은 ②번인데 마지막 문단의 “법률은 시민의 대표들이 지난한 타협의 과정 끝에 도출해 낸 결과물이다. 엄밀히 말해 오로지 법률의 문언 그 자체만이 민주적으로 결정된 것이며, 그 너머의 것에 대해서는, 심지어 입법 의도나 법률의 목적이라 해도 동등한 권위를 인정할 수 없다.”를 통해서 적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지면을 통해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5문단에 제시된 ‘서로 구별되어야 한다.’의 중요성임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즉, 글의 내용을 통해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의 두 가지 “문언이 합당한 답을 제공하는 표준적 사안 외에 아무런 답을 제공하지 않는 사안(문언을 넘은 해석, 문언의 언어적 불확정성에 기인하기 때문에 판단하기 어려움)”과 “부적절한 답을 제공하는 사안(문언에 반하는 해석, 문언이 언어적 확정성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제공하는 답을 올바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어 보이는 탓에 판단하기 어려움)”을 구별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2문단의 다음과 같은 내용을 통해서 다시 한 번 구별할 수 있습니다. “‘법률의 문언을 넘은 해석’이나 ‘법률의 문언에 반하는 해석’을 인정할지 여부와 관련지어 다루고 있다. … 전자를 특정 법률의 본래적 구상 범위 내에서 흠결 보충을 위해 시도되는 것으로, 후자를 전체 법질서 및 그 지도 원리의 관점에서 수행되는 것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④문언에 반하는 해석은 법률의 흠결이 있을 때 이를 보충하기 위한 것인 한 정당화될 수 있다. 는 옳지 않습니다. ‘문언에 반하는 해석’이 아니라, ‘문언을 넘은 해석’으로 고쳐야 옳게 됩니다.

3. 마치며

이상의 내용을 통해 ‘구별’ 또는 ‘구분’은 최근 언어이해 기출에서 수차례 활용되었을 뿐 아니라, 고난도 문제를 제작하는데 빈번하게 활용하는 출제틀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쟁점을 포착하여 최단 시간에 집중적으로 정리하는 최종정리강의인 ‘대박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아래 QR코드를 통해 실시간 줌 강의 또는 녹화강의를 신청할 수 있으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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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곤 법률저널적성시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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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림원 2024-07-01 20:11:24
지켜보고 있습니다. 착하게 교회 열심히 다니시길.

나그네 2024-07-01 20:07:44
여성곤 강사님 몇 년 전에 무료 자료 제공 명목으로, 수험생들 정보 요구해서 말 많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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