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역량과 인성을 바꿀 수 없다면 왜 면접 준비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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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역량과 인성을 바꿀 수 없다면 왜 면접 준비를 하나
  • 김용욱
  • 승인 2024.06.21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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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욱 인바스켓 대표, 변호사
김용욱 인바스켓 대표, 변호사

대한민국의 평범한 사람은 선발, 임용, 채용이라는 과정을 평생 겪는다. 특목고, 자사고, 과학고와 같은 고등학교 입학, 대학과 대학원 입학, 로스쿨 입학, 공무원 시험 또는 입사 시험 등이 그것이다. 어느 정도 성공하면 선발 과정에서 벗어날까? 이직, 승진 과정이 남아있다.

이러한 모든 과정에서 공통으로 들어가는 과정이 하나 있는데, ‘면접’이다. 대학교 입학 때 면접을 치른 사람은 그 후에 로스쿨에서 면접, 로펌(검찰, 로클럭) 면접을 치르게 된다. 공무원 임용 면접을 거친 사람은 언젠가 5급 사무관, 4급 과장, 3급 국장으로 직급 또는 직위가 변경될 때 역량평가를 치르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모든 면접 과정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온갖 미사여구를 붙이더라도 이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학습(업무) 역량이 있는지이고, 둘째는 인성(리더쉽, 팀워크)이 훌륭한지이다. 일(공부) 잘하고 착한 사람을 찾는 것이다. 물론 역할과 나이대에 따라 원하는 역량과 인성이 달라지긴 하겠지만 말이다. 과거 로스쿨 입학 시 한동안 사법시험 등의 유경험자를 선호했던 것은 3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고려하여 법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해 본 사람의 법률 지식에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경력이 쌓여 나이가 들어 이직하게 되는데, 경력이 쌓일수록 본인 스스로가 일을 잘하는 것보다는 네트워크를 통해 문제를 잘 풀어가는지를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에 와서 일하게 되었을 때도 히딩크 개인 한 명만 온 것이 아니라 그의 감독직을 보좌할 인력까지 같이 왔었다.

학생들이 면접 준비를 하면서 인성이나 잠재 역량 등은 바꾸기가 사실은 어렵다. 경력 사항 등도 바꿀 수 있는 성질의 것이 못 된다. 면접 그 자리에서 경력을 만들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사람을 뽑는 입장에서 보면 면접 과정은 면접자에게 이미 만들어진 것을 ‘확인’하는 자리에 가깝다. 면접자의 의사소통이 다소 미숙해도 숙련된 면접관이라면 어눌한 답변의 커튼을 뚫고 면접자의 역량과 태도가 어떠한지 꿰뚫게 된다.

그런데도 우리가 면접에 대해서 준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경쟁이 치열한 자리에서는 지원자의 역량 수준이나 인성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자리에서는 약간의 차이만으로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법정 분쟁이 벌어졌을 때, 내가 아무리 떳떳하고 옳다 한들 아무 준비도 없이 재판정에 나갈 수는 없는 일이다. 둘째는 종종 숙련된 면접관들조차도 화려한 언변과 인상에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과거 클린턴 대통령이 백악관 인턴이었던 르윈스키와 바람이 난 적이 있다. 그의 위증(바람이 난 것)이 문제 되었을 때, 르윈스키는 공개 조사에 나가야 했는데, 당시 르윈스키를 지원하던 변호사가 한 첫 번째 조언 중 하나가 “살을 빼라”는 것이었다. 르윈스키는 스트레스로 매우 살이 찐 상태였는데, 변호사는 그녀가 살찐 매춘부처럼 비치지 않을까 우려했었다.

셋째는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적인 변화도 실제로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응시생들은 자기소개를 가다듬고 PT 보고서를 작성하는 연습을 한다. 내가 지원한 분야가 요구하는 핵심 인재상을 되새겨 보면서 나의 현재 모습과 비교해 보기도 하고, 관련한 시사 이슈를 살펴보고 토의하면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기도 한다. 그 과정은 본질적이지는 않지만, 일부 수험생의 모습을 개선 시키기도 한다. 왜냐면 그 순간의 수험생들은 매우 간절하기 때문이다. 로스쿨 입학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수험생들이 힘들게 공부한 법적 지식은 실제로 공부하게 될 때도 도움이 될 때가 많다.

면접 과정이 없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AI로 흘러가는 많은 판단의 영역이 존재하지만, 사람을 판단하는 것 그 자체는 기계가 아닌 사람(면접관)이 맡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류심사, 객관식(주관식) 평가와 별도로 면접이라는 프로세스를 둔 이유는 그런 곳에서 찾을 수 있다.

김용욱 인바스켓 대표, 변호사
citizen@hanmail.net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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