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66)-여의도에 동탁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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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66)-여의도에 동탁이 나타났다
  • 강신업
  • 승인 2024.06.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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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 고전은 이재명 대표 리스크가 크게 작용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추가 기소에 따른 사법 리스크 재점화는 물론 이 대표 연임과 대선 가도를 뒷받침하는 당헌·당규 개정으로 일극 체제, 사당화 논란이 반감을 샀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지금 민주당의 지지율 고전에는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둘러싼 독주 움직임 등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이재명 대표 맞춤형 개정과 이로 인한 사당화, 일극 체제 우려가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항간에는 용산 외에 또 하나의 권력이 여의도에 있다는 말이 널리 퍼졌다. 이 권력은 용산의 권력만큼이나 막강해서 여의도 대통령이라 불린다, 그런데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이 여의도에 동탁이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서 “민심은 그렇게까지 독주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자기 뜻에 반하는 정치인, 판사, 검사, 공무원, 기자 모두를 타도의 대상으로 삼고 국회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는 현대판 여의도 동탁의 탄생”이라고 썼다. 홍 시장은 여의도 동탁을 말하면서 “한나라를 농단하던 동탁도 여포의 칼날에 이슬처럼 사라졌다”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시장은 또 ‘경기도의 차베스’였는데, 여의도에 가서 ‘동탁’이 되었다고도 했다. 결국 홍 시장이 말하는 여의도 동탁은 이재명을 말하는 것임이 틀림없다.

홍 시장은 또 “여당이 싫어서 야당을 찍어준 것이지 야당이 좋아서 찍어 준 건 아니다. 민주당 지지율 지금 나오는 거 보면 뻔하지 않은가? 그렇게 하면 오래 가지 못한다”라고도 했다. 결국 홍준표 시장은 이재명이 결국 중국 후한 말 소제를 폐하고 헌제를 옹립한 황제를 농락하며 공포정치를 펼치다 양아들 여포에게 살해당한 인물과 같은 처지가 될 것이란 다소 섬뜩한 경고를 하는 것이다. 물론 이재명이 자기가 믿었던 측근에 의해 배신을 당하게 될지, 아니면 사법적 판단을 받아 감옥에 가는 신세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의 위세가 비정상적인 것만은 사실이다. 민주당은 지금 사실상 이재명 1인 정당이 되어 이재명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표는 바로 이런 상황을 이용하여 자신의 사법적 리스크를 벗어나려 한다. 검찰의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추가 기소를 두고는 언론과 검찰을 싸잡아서 비판했다. 언론을 향해서는 “진실 보도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서 열심히 왜곡, 조작하고 있지 않느냐?”, “희대의 조작 사건”이라면서 검찰과 언론을 비판했다. 여기에 친명계 의원들이 이 대표보다 더 강도 높은 발언으로 옹호에 나서자 여권을 비롯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일부 야권과 원외 인사들도 ‘극언’이라며 비판을 제기했다.

지금 여의도 정치판은 날이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제1당의 당수인 이재명은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벗어나기 위해 민주당을 ‘로펌’으로 만들고 있다. 민주당에 의해 완전히 장악된 국회는 제1야당의 정치적 상징을 민주주의 파괴에서 찾으려 한다. 민주당이 앞으로도 대장동, 백현동, 성남FC, 법인카드 유용 등 무수한 혐의를 받는 이 대표의 방탄을 위해 기어이 공당의 자격을 포기하고 이재명 개인을 위한 정당과 로펌 역할을 계속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여의도에 동탁이 나타났다’라는 말은 다소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측면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러나 한국 정치의 혼탁상이 후한말의 어지러운 상황과 비교되고 그것이 인구에 회자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 상황은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 어지러운 정치 상황이 꼭 민주당 탓만도 아니다. 국민의힘 역시 정치적 희망을 전혀 주지 못하고 있다. 진정한 정치개혁을 하려면 제 정치세력이 모두 달라져야 한다. 정치는 약자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이며, 거의 유일한 무기이기에 민의를 온전히 반영할 수 있는 정치제도를 설계하는 것은 정치개혁의 기본 과제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정치개혁이 선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구 정치세력의 타락과 부패를 없애는 정치개혁이 절실하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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