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154)-제3자뇌물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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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154)-제3자뇌물수수
  • 신종범
  • 승인 2024.06.1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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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법무법인 태일
신종범 변호사/법무법인 태일

최근 수원지방검찰청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3자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와 공모하여 북한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 명목으로 미화 500만 달러를, 경기도지사 시절 방북 의전비용 명목으로 미화 300만 달러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대납하도록 하고, 대북송금을 했다고 보아 이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남북교류협력법」위반,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에 뇌물 혐의 관련하여서는, 이 대표가 뇌물을 직접 수수한 것이 아니라 김 전 회장이 북한에 전달한 위 미화를 뇌물로 보고, 이 대표가 김 전 회장으로 하여금 위 미화를 북한(제3자)에 공여하도록 함으로써 ‘제3자뇌물수수죄’(특정범죄가중법 제2조, 형법 제130조)를 범하였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는 이 대표와 공범으로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혐의, 김 전 회장은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공여 혐의로 추가 기소되었다.

검찰이 이 대표에게 적용한 ‘제3자뇌물수수죄’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는 행위”를 구성요건으로 한다. 뇌물을 직접 받는 일반적인 ‘뇌물수수죄’와 법정형이 같지만, ‘제3자뇌물수수죄’는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하고, 뇌물이 제3자에게 제공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처럼 우리 형법이 ‘뇌물수수죄’와 ‘제3자뇌물수수죄’를 구별하여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않고 증뢰자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한 경우에는 ‘제3자뇌물수수죄’ 성립 여부를 검토하여야 한다. 다만, 뇌물을 받은 사람이 공무원과 공동정범 관계에 있다거나 공무원의 사자(使者) 또는 대리인과 같이 사회통념상 다른 사람이 뇌물을 받은 것을 공무원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배우자, 자녀 기타 생활이익을 같이 하는 가족 등)가 있는 경우에는 통상의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제3자뇌물수수죄’가 성립하려면 공무원의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매개로 제3자에게 위법·부당한 이익(뇌물)이 교부되어야 한다. 여기서 ‘부정한 청탁’이란 청탁이 위법·부당한 직무집행을 내용으로 하는 경우는 물론, 청탁의 대상이 된 직무집행 그 자체는 위법·부당하지 않더라도 직무집행을 어떤 대가관계와 연결시켜 직무집행에 관한 대가의 교부를 내용으로 하는 경우도 포함한다. 그런데, ‘제3자뇌물수수죄’에서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을 것’을 요건으로 하는 취지는 처벌의 범위가 불명확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러한 ‘부정한 청탁’은 명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가능하지만,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하려면 청탁의 대상이 되는 직무집행의 내용과 제3자에게 제공되는 이익이 그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대하여 공무원과 이익 제공자 사이에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그러한 인식이나 양해 없이 막연히 선처하여 줄 것이라는 기대나 직무집행과는 무관한 다른 동기에 의하여 제3자에게 금품을 공여한 경우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볼 수 없고, 당사자 사이에 청탁의 부정성을 규정짓는 대가관계에 관한 양해가 없었다면 단지 나중에 제3자에 대한 금품제공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어떠한 직무가 소급하여 ‘부정한 청탁’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될 수는 없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또한,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교부받는 일반적인 ‘뇌물수수죄’와 달리 제3자가 교부받는 ‘제3자뇌물수수죄’에서는 직무와 관련된 뇌물에 해당하는지 또는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를 판단함에 신중을 요하여야 하는데, 판례는 “직무와 청탁의 내용, 공무원과 이익 제공자의 관계, 이익의 다과, 수수 경위와 시기 등의 여러 사정과 아울러 직무집행의 공정,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와 직무수행의 불가매수성이라고 하는 뇌물죄의 보호법익에 비추어 이익의 수수로 말미암아 사회 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등이 기준이 된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미 성남FC 후원금 사건 관련하여서 ‘제3자뇌물수수죄’로 기소되었는데, 이번에 또 다시 ‘제3자뇌물수수죄’로 기소되었다. 성남FC 후원금 사건도 기업이 유명 축구 구단이면서 공적 기관인 성남FC에 광고를 위해 낸 후원금이 뇌물이 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이번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또한 김 전 회장이 북한에 준 돈이 이 대표가 대납하도록 한 것인지, 이 대표가 김 전 회장으로부터 직무에 관하여 어떠한 부정한 청탁을 받았는지, 북한에 전달된 돈이 그러한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인지,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대하여 이 대표와 김 전 회장 사이에 공통의 인식이 있었는지 등이 입증되어야 비로서 ‘제3자뇌물수수죄’가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신종범 변호사/법무법인 태일
http://blog.naver.com/sjb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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