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5급 공채 기술직 최연소 전아현 씨 “내년은 없다는 마음으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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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5급 공채 기술직 최연소 전아현 씨 “내년은 없다는 마음으로 준비”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3.10.23 19:44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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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아현(22)·5급 기술직(전기) 최연소/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3학년 재학

 

취약했던 PSAT, ‘반복’으로 극복…문제에서 사용하는 틀 암기
기상부터 취침까지 매일 정해진 루틴 지켜…스터디도 큰 도움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힘들어도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도움이 된다. ‘올해 안에 끝내고 내년은 없다’라는 마음으로 했다.”

2023년 5급 공채 기술직에서 최연소 합격한 전아현 씨의 단기 합격 비결이다.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한 결과인 셈이다. 소감을 묻자 그는 “실감이 안 난다. 나와 동갑인 분들이 많을 텐데 아마 생일이 늦어서 최연소가 된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또 “합격에 이르기까지 주변 선배들의 도움이 컸다. 감사드릴 분이 너무 많은데 공부, 멘탈 등 여러 방면에서 도움 주신 분들이 계셔서 합격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전 씨는 경남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에 진학, 현재는 3학년까지 수료한 상태다. 그는 고등학교 때 선배의 소개로 5급 공채에 대해 알게 됐는데 대학을 고민하고 있을 때 한양대에 기술고시반이 잘 되어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정도로 일찍부터 5급 공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3학년이 된 후로 대학원, 취업, 고시 준비 등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5급 공채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동안 받았던 국가장학금 등 여러 국가 제도에 대한 감사와 기술직 선배들의 설명회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그의 수험생활은 1년을 조금 넘는 기간으로 통상적인 수험기간에 비해 짧은 편이다. 2차는 첫 도전에 합격했지만 1차 PSAT에서는 애를 먹었다. 전 씨는 “작년 1차를 한 달 반 정도 준비하고 쳤는데 과락을 겨우 면할 정도의 성적으로 떨어졌다”며 “이후에는 부담감과 공부를 한다고 성적이 오를까 하는 걱정에 공부도 손에 안 잡혔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방황을 하던 그는 7, 8월경 고시반에서 지원해 주는 1차 기본특강을 시작으로 천천히 공부를 해나갔다. 9~12월에는 2차 공부에 집중을 했고 올 1, 2월에는 1차 공부에만 올인했다. 3~7월은 2차, 발표 이후 한 달간은 면접을 준비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 씨는 PSAT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긴 글을 읽는 훈련이 돼 있지 않아서 시험에 익숙해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PSAT이라는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우선 기본강의를 수강하면서 알게 된 모든 것을 복습하려고 했다. 배운 것을 깔끔하게 다시 파일로 정리해 나가는 식으로 익혔고 1차 두 달 전부터는 고시반에서 지원해 주는 모의고사 강의에 참석해 문제를 풀었다.

전 씨는 “이 프로그램 덕분에 점수가 정말 많이 올랐다. 다만 참석할 당시에는 60점을 한 번도 넘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자괴감도 많이 들었는데 분명 실력은 나아지고 있다는 일념 하나로 버텼다”고 전했다.

PSAT 중에서도 가장 점수가 오르지 않았던 과목은 언어논리였다. 그는 ‘반복’만이 유일한 극복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틀렸던, 잘 이해가 안 됐던 논리의 틀을 정리해서 외우면서 이해해 나갔다. 생소한 문제를 다루는 뇌를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강사의 조언을 참고해 언어논리 시작 시간에 맞춰서 2주 전부터는 2013년 이전의 기출문제를 10문제씩 풀었다.

마지막 일주일 동안은 2014년부터 2022년까지의 기출문제 중 볼 만한 부분을 오려서 한 권으로 만든 노트와 헌법 조문, 위헌 사례를 반복해서 봤고 시험장에서도 쉬는 시간에 준비한 노트만을 봤다. 계산적인 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트에 정리해 놨던 부분들도 시험 직전까지 계속 풀었다.

헌법은 10월경 기본 인강을 통해 기초를 다졌다. 한 번 들을 때 최소 2강에서 최대 6강씩 들었다. 1, 2월에는 주말에 몰아서 기본 교재와 인강을 반복해서 봤다. 평일에는 PSAT에 집중하는 대신 매일 쉬는 시간에 조문책을 봤다. 그는 “헌법은 배우면서 시야가 넓어졌다고 느껴지기도 했고 반복하다 보면 새롭게 보이는 부분도 있어서 다른 과목보다 재밌게 공부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전 씨의 2차 공부를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루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7시 기상부터 식사, 8시에 공부를 시작해 24시 30분에 마치고 취침하는 루틴을 지키려고 했다. 1차 직후 10일 정도는 휴식을 갖고 그 이후에는 주말에도 매일 공부했다. 다만 일요일에는 4~6시간 정도로 평소보다 시간을 줄여 무리하지 않도록 했다.

또 다른 키워드가 있다면 ‘스터디’다. 고시반에서 전자기학과 회로이론의 스터디를 했는데 그는 “스터디는 초시생들에게 필수”라며 “과목당 범위를 지정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방향 설정과 진도를 맞춰서 함께 해나가는 것에도 큰 의지가 됐다”고 스터디의 유용성을 설명했다.

2차에서 가장 부담스러웠던 과목은 전자기학이었다. 전 씨는 “전자과라 전기과 과목을 배우지 않아서 전기기기도 생소했지만 전자기학의 난도가 높아서 기본적으로 회독할 부분과 보지 않을 부분을 나누는 것이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공부하다 보면 이해가 되고 욕심이 생겨서 건드리는 범위가 확장되는데 과하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체크해 가면서 확실히 알아야 할 부분을 다시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전자기학을 시작할 때는 재능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계속하다 보니 노력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과목인 것 같다”며 “적분식과 기본식을 잘 알고 상황을 쉽게 치환해서 이용할 수 있다면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실전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전기기기였다고 했다. 생소했던 전기기기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서 3월부터 6월까지 주중에 식사 시간마다 관련 동영상을 들으면서 밥을 먹을 정도로 시간을 투자했고 교재와 기출의 반복 학습으로 어느 정도 선까지는 올라왔다고 판단했다. 방어적으로 지킬 것만 확실하게 가져가면서도 추가적으로 나올 법한 것들도 충분히 익혔다고 생각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나왔다.

전 씨는 “동기기의 돌극기가 나올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 문제를 보고 눈을 의심했고 35점 배점이라는 것을 믿기 힘들었다”며 “여유가 있다면 또는 고득점을 노린다면 전기기기는 충분히 넓은 범위를 다루는 게 좋을 듯하다”고 경험에서 비롯된 조언을 전했다.

2차는 서술식 시험이기 때문에 답안 작성 요령이나 연습이 매우 중요하다. 전 씨는 “이번 2차 답안지를 4과목 모두 10페이지를 꽉 채워서 서술했고 별 표시를 이용해 기본식, 의미 등을 전개 중간에 적절히 추가해 설명하는 식으로 기술했다”고 자신의 답안 작성 방법을 설명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답안을 작성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해 검산을 거의 하지 못했다고. 그는 “2차에 대비해 꼭 시간 체크를 미리 하고 제대로 답안을 기술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며 “나는 연습하는 식으로만 반복해서 풀고 실제 답안용 풀이를 거의 하지 않아서 시험장에서 시간 때문에 당황했는데 2시간은 짧으니 충분히 그 안에 생각한 흐름을 다 옮길 수 있도록, 검산 시간도 대비하는 방향으로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관문인 면접시험은 스터디를 중심으로 대비했다. 전 씨는 학교 고시반에서 2차 합격자들과 거의 매일 스터디를 진행했다. 보통 PT 1문제, 상황 1문제를 하고 공직 가치 부분은 틈틈이 준비했다.

전 씨는 “실제 면접은 온화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압박이나 꼬리 질문은 길지만 공격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며 “어떤 대답을 하는지보다 어떻게 대답을 해나가는지 태도를 보려고 하시므로 자신감을 갖고 답변의 방향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논리를 세우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일반적인 기간에 비해서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험은 매 순간이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런데 외부적인 상황까지 겹친다면 어떨까. 전 씨는 어머니가 다치셨는데 2차시험이 1주 정도 남아 갈 수가 없었던 때를 가장 힘들었던 시간으로 기억했다. 지금은 완쾌하셨고 당시에도 매일 몇 번씩 전화를 드려 상황을 확인했지만 너무 걱정되고 속상하고 또 죄송한 마음에 괴로웠다고.

이런 특별한 사정이 없어도 매일 같은 일정을 이어가는 것 자체도 힘든 일이다. 그는 가끔 친구와 점심을 같이 먹고 통화하는 등의 일상을 챙기며 스트레스를 극복했다. 운동도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됐다. 주 3회 요가원을 다니며 수업을 들었고 스트레스가 과도한 날에는 음악을 들으며 학교 근처 강변을 따라 1시간 이상 걸었다. 운동은 장시간 공부로 인한 건강 문제를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이 외에도 지난해 7월부터 꾸준히 쓰는 감사 일기를 멘탈 지킴이로 꼽았다. 전 씨는 “사소하고 작은 것에 집중해 보면 예전 같았으면 스트레스만 받았을 일들에서 장점을 찾거나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좋은 컨디션으로 공부에 집중하려 노력했던 전 씨는 그가 경험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험생들에게도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밤을 새우고 시험을 보면서 너무 힘들어서 그냥 시험장을 벗어나고 싶었던 경험 등을 전하며 ‘쉴 때는 아무 생각하지 말고 공부 장소 외의 곳에서 쉴 것’, ‘시험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평소 양질의 잠을 지킬 수 있도록 관리할 것’, ‘피곤할 때는 커피를 마시기보다는 낮잠을 잠시 자는 등으로 휴식할 것’ 등 컨디션 관리를 위한 노하우를 세세하게 전했다.

수험 계획과 관련해서는 “다들 공부 스타일이나 기간이 다를 텐데 주변 상황이나 남과 비교하거나 특별히 의미 부여하지 않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공부해야 한다”며 “일주일 단위로 체크해 가면서 계획을 세우고 크게는 2달 정도로 해야 하는 리스트를 만들어 보면 컨트롤하기 좋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준비기간 동안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는 날들은 몇 없었다. 대체로 묵묵하고 조용히 공부하게 될 텐데 꾸준하고 성실하게 쌓아간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화이팅!”을 외쳤다.

 

이제 꿈꾸던 공직으로 나아갈 전 씨, 그는 과학기술 정보통신부의 원천기술과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했다. “관심 있는 반도체 관련 신기술과 기후 환경 문제를 관장하는 부처이기 때문”이라는 전 씨는 “지금까지 공부하고 배워왔던 전공과 연계성도 높고 잘 해내고 싶은 의지가 있다”며 “‘공익’과 ‘책임’, 이 두 가지를 항상 마음에 새기고 주어진 업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며 커다란 포부를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그가 공직자의 꿈을 이루기까지 그의 곁에서 응원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던 이들에게 진심이 가득한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우선 항상 큰 응원과 사랑 보내 주시는 부모님과 동생 큰아빠 감사합니다. 마음이 힘들 때마다 지혜롭게 알려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이용헌 선생님, 배한창신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김정섭 약사님 감사합니다. 고시반 조교님과 교수님, 생활관 식당 여사님들과 청소해 주시는 여사님들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강바다, 정희진, 이세란, 김가현, 공주들, 이우진, 지영은, 우정향, 서영호 고맙고 제2의 집이자 베스트 드라이버 김태희 고맙다는 말 전합니다. 사랑하는 김난경 응원합니다. 강미승 언니, 곽다니엘 선배 응원해 줘서 고마워요. 김태정 선배 여러 질문들 잘 받아주시고 항상 너무 좋은 말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룸메이트 이지혜, 천경림, 우승연 언니 사랑하구요. 면접 관련 여러 가지 알려주신 김주호, 모윤우 선배 정말 감사합니다. 김준민 님 책 고마워요. 같이 2차 스터디 했던 이새영, 김준환, 안성우, 양인수, 안재석, 홍윤석 선배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이 배웠고 힘내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면접스터디 김경호, 김준우, 김찬주, 신동원, 엄경욱, 하영상, 황도현 선배에게도 감사 인사 전합니다. 든든한 마음으로 면접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수 선배 너무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도와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들 너무 사랑하고 응원합니다!”

전아현(22)·5급 기술직(전기) 최연소·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3학년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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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i 2023-10-31 13:16:09
멋지다..

최진영 2023-10-30 07:35:04
5급 공채 기술직이라는 어려운 시험에 최연소 합격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전아현 님의 앞날은 밝을 것입니다. 앞으로 멋진 공직자가 되어 우리나라를 빛내주세요.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이재훈 2023-10-28 21:56:20
기술직 20프로가 한양대네 헐입니다.

갓양대 2023-10-24 07:17:57
역시 한양대지

ㄱㄴㅌ 2023-10-23 20:24:19
헐 멋지십니다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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