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효과적인 로스쿨 자기소개서 작성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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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효과적인 로스쿨 자기소개서 작성법
  • 여성곤
  • 승인 2023.09.0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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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곤 법률저널적성시험연구소장
여성곤 법률저널적성시험연구소장

1. 들어가며

리트 사상 역대 최다인원인 15,647명이 응시한 본시험이 시행된 지도 벌써 한 달 이상이 지난 가운데 아직 자신이 가진 ‘학토릿’ 즉 학점, 영어, LEET로 어느 학교에 지원해야 할지를 결정하지 못한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임의적/확정적으로 지원학교는 결정했지만 로스쿨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를 어떻게 작성해나가야 하는지 고민만 하다가 아직 착수에 이르지 못하고 하루하루 시간을 소진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동안 여러 학생들에게 최적화된 학교지원 상담 및 자소서 첨삭을 진행해왔고, 매우 높은 합격률을 기록하며 지금까지 25개 모든 로스쿨의 수백 명의 합격을 견인하였습니다. 지면상으로는 내용 및 분량의 한계가 있겠지만 작은 도움이 되고자 자소서 작성법을 기고합니다.

2. 자소서 작성에 있어 가져야 할 마음가짐

로스쿨 입시에 있어서 ‘학점’, ‘영어’, ‘LEET’ 항목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과 점수획득이 선행되어야 함은 자명합니다. 이를 전제로 지원자들은 LEET점수에 맞추어 학교라인을 설정하기 때문에 지원자 간 점수 차이가 사실상 그리 크지 않은 가운데 경쟁구도가 펼쳐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단순하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항목들을 그저 나열하는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은 다소 안이한 것입니다. 정량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보여줄 수 있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그 너머에 있는 자신만의 ‘경쟁력’과 ‘잠재력’ 그리고 ‘성장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며, 학교 측에서 그런 부분까지 살펴보고자 하는 데 활용되는 것이 바로 자소서입니다. 그러므로 작성 시 ‘차별화’에 유의해야 합니다. 우리는 매일 음식점을 고를 때, 그리고 교재와 강사를 선택할 때, 때로는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할 때 나름의 선호의 기준을 세웠을 것입니다.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 내가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어디까지 보여주어야 하는가, 내가 작성한 글은 충분히 나를 다 보여주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지금껏 최선을 다해 달려온 내 인생 여정을 단 몇 쪽에 오롯이 담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소서 작성에 착수하면 이것이 결코 며칠에 해낼 수 있는 단순한 작업이 아니었음을 절감하게 됩니다.

제 학생 중 한 분은 현재는 김앤장에서 변호사로 재직 중인데 연세대로스쿨 1학년 재학 중인 반수생 상태에서 서울대로스쿨에 재차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합격 직후 제게 한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제 자소서가 면접관이 보자마자 쓰레기통에 집어넣는 것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두 달 간 최선을 다했습니다.” 로스쿨 재학 중인 반수생이었기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최선을 다해 글을 다듬고 또 다듬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최소한 이런 간절한 마음가짐으로 글을 작성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다른 예로 미국 유학을 마치고 용산 KATUSA 통역병으로 근무하던 학생이 있는데, 제게 초안을 보여주기까지 매일 일과를 마치고 2시간씩 한 달 넘게 고치기를 반복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지금껏 10년 넘게 수백 건의 자소서를 보았지만, ‘초안’이 마음에 쏙 들었던 경우는 바로 그 한 건에 불과합니다. 왜 자신의 일생을 단 몇 장에 나타내는 글을 가볍게 대충 쓰고 제출하려고 하는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3. 로스쿨 자소서 작성의 10가지 쟁점

1) 목차별(항목별) 소스를 개발해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가장 중요한 단계이며, 이 시간만 대략 1~2주 정도 소요됩니다. 자신에 대한 상당한 추적과 통찰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논술로 비유하면 목차구성을 위해 상당 시간 소요 후 글 작성에 돌입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가능하다면 각 항목별로 2~3개씩의 소스를 발굴하기를 권합니다. 많은 분들이 ‘쓸 말이 없다’고 속단하지만 자신을 차분히 성찰하는 과정에서 결코 그렇지 않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일단 소스만 구해지면 거침없는 서술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확신하면서 우선적으로 이것에 주력해야 합니다. 물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소재는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2) 문장의 길이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요?

“현재 문장은 너무 긴 것 같아요. 짧게 자를 수 없나요”하는 문의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짧다고 좋은 문장이고, 길다고 나쁜 문장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긴 문장이지만 논리적 흐름을 고려하였을 때 또렷이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 잘 쓴 글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몰두했던 리트 지문을 떠올려보면서 어떤 문장이 논리적인 문장인가 상기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자소서도 그리 다르지는 않다는 전제 하에 전체적으로 읽기 쉬운 문장 위주로 작성하되, 한 항목에 한 문장 정도는 길지만 논리 정연한 글을 보여주는 것도 자신의 문장력을 드러내면서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3) 말투는 어떻게 하면 좋은가요?

말투는 ‘경어체’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소서를 검토하고 추후 면접 때 활용하고자 하는 면접관들의 입장에서 어떤 말투를 선호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녹여내는 시간이 요구됩니다. 한편 금해야 할 말투들이 있습니다. 일단 가르치는 듯한 투와 정보를 제공하는 투는 절대 금물입니다. 자소서이지 최근의 현안을 소개하는 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상투적인 표현이나 현학적인 표현, 뜻도 모르고 쓰는 문자적인 표현도 과히 좋지는 않습니다. 특히 오랜 외국생활의 경험이 있는 경우 이에 매우 주의하여 검토와 교정을 거듭해야 하겠습니다.

4) 글이 제 자리에 들어갔는지, 반복되지 않는지 목차구성에 주의해야 합니다.

수많은 자소서를 읽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의문점이 들거나 구체적이지 않아서 되묻게 되는 글을 선호할리 없습니다. 눈으로 슬쩍 훑기만 해도 ‘아 이런 장점이 있는 훌륭한 친구구나’를 알 수 있도록 간단명료하면서도 명쾌한 서술을 지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목차구성입니다. 제가 첨삭 시 정말 많이 지적하게 되는 부분은 ‘이 내용은 이 목차가 아니라 다른 목차에 들어가면 좋겠습니다.’하는 것입니다. 가령 지원동기에 향후 전망을 쓴다던지 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습니다. 이때 각 문장이 목차에 제대로 들어갔는가를 확인하면 되는 것이기에, 그리 걱정하지 말고 요모조모 문장을 재배열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개선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목차 간 양적 균형에 대해서도 정성을 쏟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같은 내용이 이 목차 저 목차 여기저기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일은 절대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아 이 내용이 여기에 또 나오네’라는 인상을 주면, 계속해서 읽어보고자 하는 의욕이 꺾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8)에서 후술할 ‘낭독’입니다. 막상 눈으로만 글을 볼 때와 확연히 다른 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가급적 소제목을 만들어보세요.

소제목을 써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중에 지우게 되더라도 일단은 소제목을 써보는 것이 좋습니다. 작성자의 관점에서는 글을 구조적으로 작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첨삭하는 입장에서도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를 단번에 조망할 수 있게 됩니다. 자소서를 평가하는 분들의 관점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소제목이 없어도 마치 있는 것처럼 논리정연하게 읽히는 글을 지향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6) 자소서에 등장해야 하는 주체들은 누구여야 합니까?

자소서의 주체는 첫째도 둘째도 전부 ‘나’여야 합니다. 결코 다른 것들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내가 아니라 교수님의 말씀, 책의 문구 인용, 업계의 현황, 로스쿨에 대한 찬사, 지역사회의 현실 등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물론 가족이 주가 되어서도 안 됩니다.

다른 한편 자소서에 등장해야 하는 주체는 ‘교수님’입니다. 학부과정 중 교수님과 소통한 내용들과 그로 인해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었던 사례들을 잘 적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향후 로스쿨에 가서도 매일 만나고 묻고 논해야 하는 대상은 바로 교수님입니다. 여러 자소서에서 ‘스터디’를 열심히 하겠다는 식의 글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서술방향보다는 교수님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나아가 교수님께 답안첨삭을 부탁드려 실력향상을 꾀함으로써 합격의 자양분으로 삼겠다는 식의 언급을 권장합니다. 자소서의 독자도 결국 교수님입니다. 그러므로 매 항목마다 ‘교수님’이 등장할 수 있도록 고쳐보시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7) 두괄식 스타일의 서술은 지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두괄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두괄식 스타일의 글을 개선할 것을 권고하는 편입니다. 가령 장단점이라는 항목에 대해 “저의 장점은 성실함입니다”, “저의 단점은 완벽주의입니다”라는 식으로 적어 내려가는 것은 최악의 서술방향입니다. 전자는 자화자찬이 될 수 있고, 후자 또한 셀프디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때마다 제가 지적하는 것은 글을 다 읽어보았을 때 ‘이 사람의 장점은 이것이구나’하고 곧바로 알 수 있게 쓰는 글이 더 정성이 들어간 글로 보이고,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8) 퇴고 시 ‘낭독’의 과정은 정말로 중요합니다.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작성이 끝난 후 첨삭을 받기 전, 궁극적으로 제출하기 전 눈으로만 읽지 말고 반드시 소리 내어 낭독을 해보라는 것입니다(저 또한 기고문을 머리로 생각해서 손으로 타자를 치지만, 실제 소리를 내어 읽어보고 법률저널 측에 전달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읽기 좋은 글이 되는 것입니다). 소리 내어 읽을 때 무언가 어색하고 말과 표현이 계속 부딪힌다면 다듬고 또 다듬어야 합니다. 낭독내용을 녹음하여 수시로 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어떤 부분이 말이 어그러지고 잘 이해가 안 되고 하는지 철저하게 따지고 점검해야 합니다. 이렇듯 낭독의 과정 중 어떤 의문점이 들거나 구체적이지 않아서 되묻게 된다면 현재 글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함을 깨닫게 되지만 여러 차례의 낭독을 통해 고치면 고칠수록 점점 나아지는 글, 환골탈태하는 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9) 합격 자소서는 한 번은 보는 것을 권합니다.

작년에 서울대 로스쿨 자소서를 첨삭하였습니다. 추리논증에서 100%의 성적을 거둔 리트 150점 이상의 매우 뛰어난 학생이었지만 초안에 있어 다소 엉뚱한 방향으로 작성되어 있었기에 혹 아직 합격생 자소서를 본 적이 없는지 물어보았고 아직 보지 못했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물론 반드시 합격 자소서를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한 번 정도는 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다시금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구할 수 있다면 구해서 가볍게 전체 구성 정도는 참조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여담이지만, 리트는 수학과 높은 상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수학적 사고가 뛰어난 이들은 우리말을 쓰는 것에 서툰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분들의 경우 자신의 글에 자신감을 가지지 말고, 논리적 수학적 사고가 뛰어날수록 언어적 감각은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가 많음을 인정하고, 주변 이들과 수차례에 걸친 논의를 통해 글을 다듬어서 최선의 결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합니다.

10) 독자를 한정해야 합니다.

독자는 나를 잘 아는 주체 한 그룹, 나를 전혀 모르는 주체 한 그룹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의외라고 생각되겠지만, 부모님께는 절대 보여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소위 ‘강한 네트워크’로 구성된 지인은 자소서에 있어서만큼은 득보다 실이 될 수 있습니다.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이기에 객관적이기 힘든 분들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을 잘 모르는 분들께 첨삭을 받아보는 것을 권합니다. 실제로 자소서를 평가하는 분들도 그런 분들입니다.

4. 서울대로스쿨 자소서를 통해 알아보는 각 항목 작성요령

이하에서는 ‘서울대로스쿨’의 자소서 양식을 예로 들어 작성요령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서울대로스쿨의 경우 총 6,000자를 물어봅니다. 이는 전체 25개 로스쿨 중 가장 많은 분량을 물어보는 정도에 해당합니다. 결코 며칠 만에 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며, 각 항목의 작성 난도 또한 높아서 첨삭하는 입장에서도 힘든 경우에 해당합니다.)

1. 다음 사항에 대하여 기술하시오. (다음 (1)~(3)을 합하여 총 3,000자 이내)

(1) 학부에서 수업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공부했습니까? (① 전체 이수 학점 중 주전공, 부전공, 복수전공, 교양 등의 구분에 따른 학점 수, ② 전공 및 교양 교과목을 선택한 기준과 이유, ③ 재수강을 한 경우 그 과목의 수와 이유를 포함)

(2) 학부에서 수업 외에 주도적으로 수행한 학습과 연구 활동은 무엇이었습니까?

(3) 그 외 대학 입학 이후에 어떠한 경험(예 :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 또는 갈등 조정 경험, 노력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신장시킨 경험, 대학 졸업 후 연구 경험 또는 직장 등 사회활동 경력)을 하였습니까?

2. 대학 입학 이후에 공익을 위해 기울인 노력(예: 봉사활동)을 기술하시오. (동기-과정-결과-후속 활동을 포함하여 1,000자 이내)

3. 지원 동기를 기술하시오. (1,000자 이내)

4. 그 외에 지원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내용(예 : 자신이 학생 구성의 다양성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 지원서에 입력한 특이사항에 관하여 추가 설명이 필요한 경우 그 내용 등)을 기술하시오. (1,000자 이내)

※ 이 항목은 선택형 항목이므로, 공란으로 두어도 좋습니다.

1번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1)입니다. 그러므로 (1)~(3)의 분량을 각각 1/3씩 작성하기보다는 (1)을 50% 이상 작성하고 (2)~(3)을 25%씩 작성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1)의 경우 자신의 성적표를 출력하여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주전공, 부전공, 복수전공, 교양 과목을 선택한 기준과 이유를 진지하게 고민하여 작성하고, 전공과 관련한 ‘심화’과목에 대해 서술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때 ‘기본’과목과의 유기적 연관성을 드러내고 나아가 기본과목부터 심화과목까지의 ‘build-up’을 보여주는 것에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때 주의할 것은 해당 과목에 대한 어떠한 지식도 없는 학생들도 쉽게 떠올려 쓸 수 있는 수준의 작성이라면 쓰지 않는 것만 못할 수 있습니다. 그 대신 해당 과목을 A+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한 사람이 요약해서 설명할 수 있는 내용, 그 과목에 대한 학업성취를 이루기 위한 노력과 과정을 압축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어떨까합니다. 한편, 재수강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시행착오를 줄여가면서 그 과목의 벽을 넘었는지 자신을 변호하는 어조로 적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의 경우 학기 중에 수강한 정규 수업 이외에 방학 때 활동 또는 휴학 기간 중의 활동을 적는 것을 요구하는데 학생회, 학회 등에서 활동한 내용이 있거나 각종 대회에 참가하여 입상 또는 수상한 경력이 있다면 상세히 기술해야 합니다(이때 학회 등의 이름은 두루뭉술하게 적고, 작성한 논문이나 대회의 이름은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3)의 경우 적어도 좋고, 굳이 적지 않아도 되는 항목일 수도 있습니다. 자소서를 첨삭하다 보면 거의 대부분의 글들이 천편일률적임에도 작성자 중 어떤 분은 자신이 쓴 내용이 참신하고 기발한 소재라고 생각하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해 아래 새것은 없다’고, 사실 이미 많은 사람이 다 거쳐 간 소재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므로 어떤 신선한 소재로 작성하는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오직 사실에 기반하여 진솔하게 그리고 정성을 다해 작성하면 될 것입니다. 한편, ‘대학 졸업 후 직장 또는 연구 경험 등’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학업을 수행해야 하는 전문대학원이기에 학습의 단절이 있을 수밖에 없는 직장 경력자에 대해 각 로스쿨이 그리 반겨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음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2.의 경우 ‘공익을 위해 기울인 노력이 거의 없는 것 같은데…,’하고 좌절하지 말고 그 어떤 소재라도 떠올려서 해당 항목에 어울릴 수 있도록 글을 구성하고 다듬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자소서는 어떠한 논리로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역량을 판단하는 글이기도 합니다. 가이드에서 ‘동기-과정-결과-후속 활동을 포함하여’라고 되어 있는 만큼 가급적 이를 준수하여(육하원칙대로 작성하듯이) 기술한 후 다듬는 과정을 거치는 것을 권합니다.

3.의 경우 ‘지원 동기’뿐 아니라 ‘미래계획’까지 함께 녹여내는 것도 좋겠습니다(타학교와 달리 미래계획 항목에 관해 쓰는 란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지원 동기 대 미래계획을 7대 3 또는 6대 4 정도의 비율로 균형감 있게 작성하면 좋겠습니다). 이 항목에서는 자신이 왜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지 그리고 왜 서울대로스쿨을 희망하는지 차분하고 겸손하게 적어야 합니다.

‘지원 동기’ 항목을 쓰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에, 대부분의 작성자들은 자신의 전공과 연결시키거나 수강한 과목과 연계시키려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항목을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솔하게 적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진지하게 자신에게 왜 법조인이 되려고 하는지를 물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실 나는 그리 이타적인 법조인이 되려는 것이 아닌데 자소서 상에서는 이타적인 자아상을 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나는 지금껏 열정을 가지고 살아왔고, 시험에도 자신 있고, 학교의 명예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법조 영역에서 종횡무진 활약할 자신이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 더 좋지 않나 합니다. 이때 자신이 지향하는 법조인 상을 그려보며 작성하면 좋을 것입니다.

한편 ‘미래계획’ 항목을 작성함에 있어 변호사 직역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김앤장, 태평양, 광장, 세종, 율촌, 화우 등의 홈페이지에서 현재 각 로펌이 어떤 업무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최근 경향에 대한 식견을 얻을 뿐 아니라 구성원 변호사 프로필과 최근 담당한 송무 목록 등을 최대한 꼼꼼히 살펴서 수시로 읽어둠으로써 각 법조인을 모델링하고, 나아가 미래상 작성에 대한 식견을 얻을 수 있습니다(이 과정에 상당한 정도의 시간을 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4.의 경우 1∼3번 항목에서 미처 다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이 되는 자신만의 어필 포인트를 짧고 명료하게 선보이는 것이 필요한 항목입니다(‘빈칸으로 두어도 좋습니다.’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상 빈칸으로 두는 지원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위의 4번 항목까지 성실히 남김없이 작성한 버전과 빈칸으로 비워 둔 버전 중 어떤 것이 절실하고 충실해 보일 것인가는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앞의 항목에서는 학부에서의 학업성취를 묻고 있기에 이 항목에서 로스쿨 입학 후의 학업계획을 축약해서 적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서울대로스쿨 자소서의 공식항목은 아니지만 타학교 자소서에는 대부분 작성해야 하는 부분이므로 ‘학업계획서’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보겠습니다. 학업계획서 항목은 아직 로스쿨을 다녀보지 않았기에 작성 시 어려움이 있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단 몇 줄로 작성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입학 전 계획, 입학 후 1학년 1학기부터 매 학기와 방학을 거론하면서 핵심을 살려 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각 학기에 대한 내용은 브로슈어를 참조하여 전체 개설과목을 미리 파악해 두어야 하고, 로스쿨 홈페이지를 통해 과목별 실라부스도 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업계획서 작성 시 많이들 범하는 실수는 단순 과목 나열에 그치는 서술을 하는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학 중인 지인들 특히 1학년보다는 2학년이나 3학년을 만나서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3학년 소위 로3들의 모습을 통해 3년이라는 시간이 매우 빨리 지나가는 것임을 각인하면서 그간 만만치 않은 교과과정을 온몸으로 소화했음에도 현재 치열하게 하루하루 살고 있는 그들을 직접 보고 느낀 바를 오롯이 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또한 가능한 범위에서 지원하고자 하는 로스쿨에 직접 방문하여 수업을 청강해보거나 학기 초 도서관 복사실(자료실) 등에서 교재나 자료를 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어떤 과목이 개설되어 있으며, 진행 중인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수강생 수가 적어서 폐강되는 과목들도 적지 않은 현실 가운데 상상속의 학업계획서를 쓰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학교 측에서도 작성자의 열심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로스쿨도 전문‘대학원’이고 3년 내내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선후배, 동기, 지도교수님, 과목별 교수님들과 어우러져서 친목을 도모하는 시간이 매우 많은 학업공동체이기에(가령 서울대로스쿨의 경우 10명을 한 조로 해서 3년간 거의 같이 지냅니다), 이와 관련하여 나름의 강점이 있다면 드러내 보이는 것도 좋겠습니다.

5. 글을 마치며

매년 자소서를 첨삭할 때, 학생들로부터 여러 가지 얘기를 듣곤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저보다 저를 더 잘 아시는 것 같아요.” “선생님의 첨삭을 통해 결국은 전부 제 얘기를 제가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산파법으로 문답을 주고받는 식으로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를 쓸 수 있게 이끌어 주시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습니다.” 그리고 12월 중 합격문자를 받고는 합니다. “3배수 밖이라서 기대도 안 했는데 정말 기뻐요.” “쌤~~ 저 중앙대 최초합했어요. 리트115도 중대 최초합 갈 수 있다니요….” 매년 9월 한 달 다른 것을 일체 하지 못하고, 첨삭에만 매달리는 것이 절대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자소서 초안과 비교하였을 때 제출본이 괄목상대할 만한 수준으로 향상되고 개선되는 것을 지켜보는 과정이 보람될 뿐 아니라, 합격에 이르러 로스쿨에 진학하는 것을 보는 것도 만만치 않은 즐거움을 주기에 매년 자소서 첨삭을 하고 있나 봅니다. 시간을 쪼개어 기고문을 작성했지만 하고 싶은 얘기를 반의 반도 못 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초안과 최종안이 어떤 식으로 개선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사적 정보가 포함된 내용이어서 지면에 올려드리지 못하는 것도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지원학교에 대한 고민 또는 자소서작성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제 이메일 gon0924@daum.net로 상담 또는 첨삭지도를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과 또 하나의 만남을 기대합니다.

여성곤 법률저널적성시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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