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중국에서 279.7%와 46.5%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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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중국에서 279.7%와 46.5%의 의미
  • 신희섭
  • 승인 2023.08.0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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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중국 경제가 위기라는 진단들이 도처에서 나오고 있다. 디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있다. 한술 더 떠서 중국발 경제 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멀리 갈 것 없이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이란 현실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확실히 중국이 중요해졌다.

중국 경제는 여러 가지 지표들로 볼 때 위기 상황으로 가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중국 정부의 부채다. 믿기 어려운 중국 정부가 자료와 달리 여러 기관이 추정한 중국부채는 279%에서 297%까지 다양하다. 2008년 금융위기가 오기 전에 중국 정부는 60% 정도의 부채를 가지고 있었다. 이후 경제성장의 절박함에 따라 중국 정부는 300%에 가까운 부채를 사용한 것이다.

중국 정부 부채에서 거의 100%는 지방정부의 부채로 추정된다. 중국 지방 정부들은 부동산 개발을 통해 재원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시장이 빙하기가 되면서 지방 정부들은 부채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2022년 중국 지방정부의 수입 중 부동산 수입이 21%나 감소했다고 한다. 천진과 길림성은 각각 62%와 61% 감소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보여준다.

부동산시장은 중국 GDP의 1/4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그런데 부동산시장이 멈췄다. 부동산에 유입될 수 있는 성장동력도 잘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이 마르고 소비도 말랐다. 전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물가상승률이 0%다. 원자재 가격들의 폭등에도, 물가상승률이 0%를 기록할 정도로 중국인들은 소비하지 않는 것이다.

중국의 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수치는 또 있다. 바로 46.5%다. 이 수치는 베이징대학의 장단단 교수가 분석한 중국 청년실업률이다. 중국 정부의 공식적 도시 지역 청년실업률은 21.3%다. 굉장히 높은 수치다. 그러나 그렇게 나온 수치가 바로 46.5%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한 해 1,000만 명이 넘게 대학을 졸업하지만, 이 중 50% 정도만 취업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중국 상황에서는 청년 팽창(youth Bulge)이 발생할 수 있다. 청년 팽창이란 청년층이 늘어나지만, 이들에게 제공될 수 있는 일자리가 부족해지면서 청년층이 시위나 폭동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청년들이 제2의 천안문사태를 만들 것으로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사회적 조건과 청년들의 불만 그리고 암울한 미래 전망을 볼 때는 중국 청년들이 중국 정부에 강력하게 저항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 청년세대 중에는 사람 만나기를 무서워하는 서쿵(사공 : 社恐)을 가진 이들이 많다. 이들은 인간의 ‘사회적 동물명제’를 거부하는 것이다. 이들은 포시(불계 : 佛系)에 든다. 포시란 마치 불교에서 득도한 것처럼 돈벌이와 출세에 관심도 없고 욕망도 억제하면서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며 지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부모를 뜯어먹는다는 의미로 컨라오(간로 : 啃老)라고 불린다. 그저 집에서 드러누워만 있는다고 탕핑(당평 :躺平)한다고도 한다.

최근 중국 신세대를 지칭하는 신조어들이 뜻하는 바는 명확하다. 한 자녀 정책을 고수해서 소황제로 키워진 청년세대들이 실업 문제를 개인 문제로 치부해버린다는 것이다. 사회를 고치기보다는 상대하기 쉬운 부모 등골을 빨아먹고 만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 청년 중에도 의식이 있고, 사회적 정의감을 가진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 정부의 애국주의 교육으로 인해 정부에 대해 저항하기 어렵게 세뇌된 청년세대들이 조직화하기란 쉽지 않다. 특별한 사건이 생기지 않는다면 말이다.

중국 경제를 어렵게 하는 것은 대외적 조건에도 있다. 중국을 세계공장으로 만들어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만든 수출이 줄고 있다. 해외투자도 베트남 등에 빼앗기고 있다. 제조업 다음의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나 첨단 기술은 이미 미국이 틀어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4억의 인구를 가진 중국은 잠재력이 있다. 소득이 조금 더 늘고 소비가 받쳐주면 내수를 통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 생산 분야에서는 막강한 능력도 있다. 그러나 이런 잠재력이 발현될 수 있게 해주는 정치력은 중국 경제를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2020년 시진핑 정부는 ‘공동부유’ 정책을 펴면서 분배적 정의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내수 소비를 진작시켜 경제발전을 꾀하겠다고도 했다. 이제 국민소득 1만 불을 넘긴 중국의 상황에서 수출을 통한 성장이 아직도 절실한데 말이다.

1억 명에 가까운 당원을 보유한 중국 공산당이 현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이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다시 덩샤오핑과 같은 지도자가 필요한 시국이다. 웬 중국 걱정? 중국 걱정이 아니라 중국경기 침체로 유탄을 맞을 수 있는 한국에 시간이 필요해서다.

CF. 지난 칼럼들을 좀 더 보기 편하게 보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주소는 blog.naver.com/heesup1990입니다. 블로그 이름은 “일상이 정치”입니다.

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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