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307)-정치사기꾼 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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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307)-정치사기꾼 퇴치
  • 강신업
  • 승인 2023.04.21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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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대한민국이 사기로 떠들썩하다. 인천 빌라왕에게 전세 사기를 당한 젊은 피해자가 셋이나 목숨을 끊었다. 동탄에서도 대규모 전세 사기가 발생했다. 작은 빌라나 오피스텔에 세 들었던 20대나 30대들이 주로 피해를 봤다. 전세 사기는 그동안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되어 왔던 대한민국 사회의 신뢰 자산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사기공화국, 거짓말천국이 되어 버렸다. 세계적으로도 사기죄는 흔한 범죄 중 하나지만 서양보다는 동양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그중에서도 한국이 유독 다른 범죄 대비 사기죄의 비중이 높다. 비교적 거짓말에 관대한 문화에다 무고나 위증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솜방망이에 그치면서 오히려 진실을 말하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지경이 돼 버렸다.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도 거짓 진술이나 증언이 난무한 까닭에 사법방해죄를 신설해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사실 사기죄는 인간의 신뢰를 배반하고 돈을 빼앗는다는 점에서 최악의 범죄다. 이 때문에 단테는 신곡에서 사기꾼들이 지옥 8층에서 10종류로 나뉘어 벌을 받는 것으로 묘사했다. 문제는 법적으로 사기꾼을 징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기죄 성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범죄의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 판단기준인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의 유무로 진짜 사기꾼과 단순한 채무 불이행자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또 사기라는 사실을 밝혀낸다고 하더라도 잘 조직된 사기꾼이나 그 집단은 이익을 미리 빼돌리기 때문에 형사고소나 민사소송으로도 돈을 찾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사기 피해자들은 재산피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큰 고통을 겪는다. 대부분 자신을 자책하고 때로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기꾼은 인간의 내면적 욕구를 교묘하게 다룰 줄 아는 인간들이기 때문에 단순히 경계심이 많다고 해서 물리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사기꾼은 표적의 경계심을 역이용해서 자신이 파 놓은 함정에 빠뜨리는 방법으로 유인하는 방법을 쓴다. 사기꾼이 하는 소리는 숨소리 빼고 다 거짓말이라는 말도 있지만, 막상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한참 시간이 지난 후다

사기는 비단 경제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와 연관된 사기행위도 많다. 그중에서도 정치테마주를 이용한 주식투자 사기는 매우 흔하고 오래된 사기 방법이다. 정치인이 직접 주가조작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사기적 투자나 주가조작을 용인하는 것도 정치 사기에 가담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견지에서 필자는 안철수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안랩’을 다른 사람에 넘기거나 백지신탁 하지 않고 정치 활동을 하면서 주가의 반복적 널뛰기를 통해 수많은 부당이득을 얻게 하거나 돈을 잃게 하는 정치행태를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필자는 안철수가 안랩의 주가가 널뛰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사실상의 주가조작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정치 사기 중에서는 2000년대 이후로 유튜브를 비롯한 1인 미디어가 득세하면서 정치적 집회나 시위하면서 사실상 후원자들에게 돈을 뜯는 사기가 증가했는데, 그러나 정치 사기 중에서도 가장 큰 사기는 정치인들이 가짜뉴스와 허위 선전 선동으로 국민을 혹세무민하는 것이다. 정치사기꾼들은 정치적 지위를 얻기 위해 그리고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국민을 속이고 농락한다. 이것이야말로 사기 중의 사기, 최악의 사기다. 오죽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4.19 기념사에서 “4·19혁명 열사가 피로써 지켜낸 자유와 민주주의는 사기꾼에게 농락당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겠는가? 거짓과 선전·선동이 진실과 자유로운 여론 형성에 기반해야 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왜곡하며 위협하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돈으로 표를 매수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최악의 정치사기다. 돈으로 표를 사서 국민의 대표가 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유리하는 막장 정치사기극이다. 바야흐로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이 시작되고 있다.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다른 것보다도 선전·선동과 돈으로 표를 얻는 정치사기꾼을 제거하는 것이 시급하다. 정치사기꾼들은 국민의 깨어있는 민주 의식을 통해 뿌리째 뽑아내야 한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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