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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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역주행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3.04.07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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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초등학생이던 시절에도 그랬고 중고등학교에 다니던 때도 특별히 어떤 가수의 팬이라고 할 정도로 푹 빠졌던 적은 없었다. 그래도 인기 가수나 아이돌의 노래나 멤버 등 기본적인 정보는 확실히 알고 있었고 그중에서도 선호하는 가수나 아이돌 정도는 있었다.

보통 라이벌 구도에 있는 가수나 팀 중 한쪽을 좋아해서 상대편은 괜히 못마땅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었는데 대표적인 라이벌 아이돌로 예를 들자면 HOT가 좋으면 젝스키스는 별로고, SES가 좋으면 핑클은 좀 거슬리는 그런 느낌이랄까.

학창 시절에도 지금과 같이 TV와는 거리가 먼 편이었지만 좋아하든 덜 좋아하든 유행하는 노래나 인기 있는 가수 정도는 일부러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예전보다 훨씬 쉽게 가수들의 영상이나 음원을 접할 수 있는 환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대중문화의 문외한이 되어 가고 있다.

예전에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적이 있다. 아이들의 학습 수준에 맞는 문제지를 뽑아 주면 아이들은 문제를 풀어오고 선생님은 채점을 한 후 아이들이 모르는 문제를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던 학원이었다.

1대 1 방식의 교육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대화할 기회도 많았는데 당시에 큰 인기를 끌던 아이돌 멤버들의 이름은커녕 인원수도 제대로 모르던 것 때문에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고 팬이었던 아이들에게는 분노를 사기도 했었다.

초등학생, 중학생들에게 놀림을 받는 굴욕을 겪으며 그 인기 아이돌 멤버는 확실히 알게 됐지만 세상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아이돌, 새로운 노래들을 쏟아낸다. 어렸을 때는 자연스럽던 습득이 애써 노력하지 않으면 따라가기 어려운 세계의 일들이 되어 버렸다. 고백하자면 세계적인 명성과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BTS의 모든 멤버 얼굴과 이름, 인원수도 모른다.

이렇게 유행에 뒤떨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가끔 유난히 꽂히는 노래 정도는 있다. 최근이라고 하면 역시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을 듣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나마 최근에 음원차트 역주행으로 주목을 받은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윤하의 노래를 듣고 좋아하게 됐다. 인연의 끝자락에서 마지막임을 인정하고 좋았던 추억은 마음에 담은 채 각자의 길로 떠나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하지만 이번 기자의 눈에서 소개하고 싶은 것은 사건의 지평선이 뒤늦게 역주행을 하면서 함께 인기를 끌게 된 ‘오르트 구름’이라는 노래다.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연상케 하는 멜로디와 리듬에 용기를 북돋는 긍정적인 가사가 역주행이라는 단어에도 꼭 맞는 느낌이다.

새로운 가수, 새로운 노래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세상에서 곧바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뒤늦게 빛을 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기자처럼 당장 유행하는 것도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는 않을 테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주행은 존재한다. 역주행이 나타나는 이유를 하나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시간이 흐르며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을 하기도 하고 공연 영상이나 사진 한 장이 이슈가 되며 뜨기도 한다. 대박이 난 드라마나 영화, 예능의 배경음악으로 나와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다.

역주행은 사람들의 삶 속에서도 발견된다. 수험생들 중에서도 거침없이 합격까지 질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일의 노력이 모이고 쌓여 수년의 시간이 흐른 후 비로소 빛을 보는 사람도 많다. 법률저널의 독자들에게도 역주행의 기적이 일어나기를 응원하며 ‘오르트 구름’의 가사 일부를 소개한다.

“끝이라 생각한 순간 넓은 세상이 날 감싸 안아. 때로는 느릿해도 가끔은 지친대도 멈추지 않고 Let me Fly......다치고 망가져 버거워진 항해 Go, 숨 한 번 고르고 이어가면 OK. 구름 너머 세상을 내 품에 안을래......녹이 슨 심장에 쉼 없이 피는 꿈. 무모하대도 믿어 난. 나의 여정을 믿어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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