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45)-‘끝과 시작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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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45)-‘끝과 시작 사이’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3.03.16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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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변호사시험법은 로스쿨 수료 후 5년간 5회로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로스쿨에 재입학해 수료를 해도 다시 응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는 절대적 응시 금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위 오탈자들은 10년 여의 시간 동안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법조인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사랑샘재단(이사장 오윤덕)은 제도의 사각에 놓인 오탈자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응원하고자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200만원의 마중물 지원금이 지급되며 지원금은 여행, 새로운 진로를 위한 공부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과 활동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자는 스스로에게 새로운 약속이 되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전을 결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사색 등을 담은 에세이 1편을 1개월 내에 사랑샘재단에 제출하면 된다. 에세이의 형식이나 길이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익명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지원금 신청 시에는 ①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 참여 동기 또는 계획의 요지를 기재한 신청서 1통(사랑샘재단 홈페이지 소정양식) ② 로스쿨 석사 학위증 등 변호사시험 평생응시금지 해당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③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 사본 ④ 온라인 송금 수령 계좌번호 ⑤ 에세이가 익명으로 발표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   

사랑샘재단의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에 관해 문의사항이나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메일 ydoh-law@hanmail.net, 전화 02-3474-5300으로 연락을 하면 된다. -편집자 주

<끝과 시작 사이>

김평화(필명)

오탈자

‘오탈자’를 정의한다면, ‘대한민국에서 변호사가 될 가능성이 영원히 사라진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로스쿨에 입학하는 그 누구도 본인이 오탈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동안의 삶처럼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당연히 변호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3년의 로스쿨 교육과 5번의 시험 기회가 주어지는데도 변호사가 되지 못한 사람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며 모두 그렇게 입학합니다. 저 역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정의를 실현하는 변호사로서의 삶을 꿈꾸며 힘찬 로스쿨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시지프스의 형벌

로스쿨 수업과 변호사 시험 준비의 동상이몽, 학부 때와 달라진 다양한 상황(재정적 한계, 부모님의 건강 악화, 30대~40대가 되며 신체 능력 저하 등) 속에서 마치 ‘시지프스의 형벌’에 처한 듯 상황을 이겨내려 더 많은 노력을 반복합니다. 수험생활이 길어지며 호재는 반비례하고, 악재는 정비례합니다. 노력하면 될 것이라 생각하며 더 많은 시간을 학업에 투자하려 하지만, 한 번 어긋난 인연은 끝내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학창 시절 장래희망란에 적어왔던 변호사의 꿈은 오탈자가 되며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꿈으로 끝이 났습니다.

마중물

사랑샘 재단을 통해 마른 우물에 새로운 물이 차오르길 기대하는 첫 마중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시간이 지나 과거의 꿈과 온전히 이별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을 발견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스스로의 능력과 가치를 의심하여 시작할 용기가 없었고,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믿고 보내주신 사랑샘 재단의 마중물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고, 새로운 꿈을 시작할 용기를 얻었습니다. 도움을 받아 겨우 시작한 첫걸음이지만, 다시 열심히 펌프질해 보려 합니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오직 오늘을 열심히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전문대학원

시험의 폐단을 없애고, 교육으로의 프레임 전환을 통한 우수 인재의 효율적인 양성이 로스쿨을 포함한 ‘전문대학원’의 취지였습니다. 그러나, 오탈자가 된 동료들을 떠올려 보면, 안타까운 인재들이 너무 많습니다. 변호사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비단 그 능력과 노력이 모자랐기 때문은 아닙니다. 오탈자가 되고 멈춰버린 각자의 삶을 다시 시작하고 언젠가 웃으며 다시 만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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