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로스쿨 합격수기] “로스쿨 입시 준비, 과도한 스트레스 오히려 방해”
상태바
[연세대 로스쿨 합격수기] “로스쿨 입시 준비, 과도한 스트레스 오히려 방해”
  • 이상연 기자
  • 승인 2023.03.13 1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합격(15기)‧연세대 수학과 졸업‧2022년 법률저널 LEET ‘미래상’ 수상

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 23학번으로 입학하게 된 학생입니다. 저는 로스쿨을 준비하는 사람들과는 다소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3학년까지는 로스쿨 입학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입시를 늦게 시작하였고, 결정적으로 4학년 때만 39학점을 이수해 학기 중에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저는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이 점을 고려하여 수기로부터 도움을 얻으시기를 바랍니다.

Ⅱ. 리트(LEET)
 

“첫 리트 점수의 중요성과 준비 전략”

1) 첫 리트와 익숙해지기

리트를 준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보들을 찾다 보면, ‘첫 리트 점수가 결국 본 시험까지 간다.’ 또는 ‘리트는 공부해서 점수가 오르는 시험이 아니다.’라는 말들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리트가 지식을 확인하는 시험은 아니기 때문에 공부를 통한 지식 축적으로 점수를 올리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첫 리트 점수가 마지막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첫 리트를 3학년 겨울방학이 되어서야 풀어보았고, 당시에는 이미 수능 국어의 기억이 많이 희미해져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주먹구구식으로 본 첫 리트에서 언어이해와 추리논증 두 과목 모두 시간 조절에 실패하였고, 당연히 고득점은 할 수 없었습니다. 리트를 3학년 겨울방학 늦게서야 시작했고, 학교생활과 리트 공부를 병행해야 했던 터라 시간도 없었거니와 기출을 2회 이상 돌리는 경우 첫 사이클과 두 번째 사이클 사이의 간격이 별로 길지 않아 문제가 기억날 것 같았기 때문에 19학년도 이전 기출은 1회독, 19학년도 기출문제부터는 2회독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따라서 첫 리트처럼 어떤 문제와 유형이 나오는지도 모르고, 이러한 문제들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기출문제를 낭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리트 기출은 잠시 놔두고 PSAT, MDEET, 수능 국어처럼 리트와 유사한 문제들을 찾아 풀면서 빠르게 감을 잡아 나갔습니다.

 

“읽고 이해를 위한 기출 활용 전략”

2) 본격적인 리트 공부

상술한 대로 리트에서 나오는 유형의 문제들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 리트 기출을 통해 시험 전략을 짰습니다. 저는 긴 글을 읽는 것에 자신이 없어 언어이해에 약점을 보였기 때문에, 언어이해 기출을 풀 때마다 지문 유형별로 걸린 시간과 정답률을 체크하여 약점을 보이는 주제/강점을 보이는 주제별로 나누었습니다. 이후 언어이해를 풀면서 처음에는 자신 없는 주제의 지문부터 보되, 집중력이 흐트러져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싶으면 강점을 보이는 주제의 지문을 풀며 안정감을 얻어 나만의 페이스를 잃지 않는 훈련을 했습니다. 또한 아침에 시작해 합계 3시간 동안 집중해야 하는 리트 시험이 주는 피로함에 대비하기 위해 기출문제를 푸는 날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침에, 언어이해와 추리논증을 연달아 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기출문제의 경우는 당연히 언어이해 시험을 본 후 지문과 선지 하나하나까지 파고들며 오답을 점검해야 하지만, 사설 모의고사를 구매해서 푸는 경우 선지까지 분석하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시간이 부족했던 저의 방식이므로 시간이 충분하신 분들은 선지까지 꼼꼼히 보셔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사설 모의고사에서 선지까지 높은 퀄리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법률저널 LEET 통한 모의고사 중요성과 장단점”

 

3) <법률저널 LEET 모의고사>

‘집리트’를 통해 시험 전략을 짜고 그것에 맞게 훈련했다면, 이제는 결과가 잘 나오는지를 확인할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아무래도 집에서 편하게 문제를 푸는 것보다는 주변에 똑같은 시험을 보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약간의 긴장감을 가지고 시험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모의고사를 찾게 되었고, 실제 리트 응시장과 가장 많은 응시생을 보유한 <법률저널 모의고사>를 선택했습니다.

실전 모의고사는 집에서 보는 것과는 생각보다도 훨씬 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다른 응시생들과 감독관의 존재는 특히 더 불편함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본 시험장에서 갑작스럽게 맞닥뜨리게 되면 리트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기에, 사전에 <법률저널 모의고사>를 통해 최대한 많은 변수를 체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내가 실제로 시험을 보게 될 곳에서 모의고사를 보면서 시험장에 익숙해지는 것도 모의고사의 장점입니다.

<법률저널 모의고사>는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하지만, 일주일 주기로 보는 시험에서 매번 완벽에 가까운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에 때로는 기출문제와는 논리가 다소 맞지 않는 문제들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문제가 나올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기에 새로운 유형의 문제에 대처할 목적으로 푸는 것도 좋지만, 저는 제가 생각하기에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문제들은 다시 생각하지 않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였습니다.
 

“진정성과 유기성, 대학에서 배운 자소서 쓰기”

Ⅲ 자기소개서

저는 교양에서 들은 법 과목(이걸 정성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하지만) 외 차별화될 만한 정성 요소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기에 이과 출신으로서 가진 경험과 장점을 어필하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학점을 챙기기 위해 쉽지만 무의미한 전공들을 듣는 것이 아니라 어렵지만, 흥미가 가는 전공들을 수강했기에 배우고 느낀 바가 많아 자소서에 녹여내기 쉬웠습니다.

진부하지만 자소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는 말에는 저 또한 동의합니다. 실제로 처음 자소서를 쓸 때는 사소한 것들에 그럴듯한 미사여구들만 붙여서 나열해 놓았는데, 완성한 글을 보니 제가 봐도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쓴 자소서를 엎어버리고, 나 자신에게 의미가 되었던 활동들을 추려 자소서를 썼습니다. 저처럼 자소서에 들어갈 내용이 많지 않으면 무의미한 일들을 부풀려서 나열하기보다는 대학 생활 동안 확실히 느끼고 배운 바가 있는 활동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것이 글의 유기성과 진정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자의 방법은 전자의 방법보다 쓸 말이 훨씬 많아서 주제는 적지만 분량을 빠르고 수월하게 채울 수 있었습니다.
 

“면접 준비의 필수, 스터디의 가치와 배움”

Ⅳ 면접

리트와 자기소개서는 스터디를 만들지 않고 혼자서 해결했지만, 면접만큼은 사람 간 상호작용이 필요하므로 스터디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해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지원하는 사람들끼리 면접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매번 면접관과 면접자를 나누어 스터디를 진행하였는데, 두 역할 모두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면접관의 경우 스터디 전에 미리 면접자의 역할이 되어 집에서 답변을 한 번 써보고, 다시 내가 나의 답안을 반박해보는 방법으로 준비하였습니다. 그다음에는 면접관 역할을 한 다른 스터디원의 답변을 보고 서로 생각을 나누어 스터디 당일 면접자 역할을 한 스터디원의 답변에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를 정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면접 지문들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면접자의 역할을 진행하면서 스스로는 알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작은 버릇들, 강점과 약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면접관 역할을 하면서는 답변을 쓸 때 타이핑하다 보니 본능적으로 쓴 말을 살짝씩 교정해 매끄러운 답변을 만들어냈지만, 막상 면접자가 되어 면접관 앞에서 말을 할 때는 압박감에 빠져 말을 자주 더듬거리거나, 주술 호응이 이상한 문장을 말하는 등 실수를 남발했습니다. 말하고 있는 동안에는 이런 잘못들을 깨닫지 못하였지만, 면접관 역할을 한 스터디원들이 체크하여 피드백을 해준 결과 실제 면접장에서는 처음보다 수월하게 답변을 할 수 있었습니다. 면접 기출을 모두 풀고 난 후에는 논술 기출이나 지문이 비교적 긴 다른 학교 로스쿨의 기출을 풀면서 긴 글에서 빠르게 쟁점을 잡아내는 연습을 했습니다. 실제로 23학년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면접 지문은 예년보다 길어 면접 직전에 했던 연습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Ⅴ 나가며

모든 일이 그렇듯 적당한 긴장과 걱정은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지만 이걸 넘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무의미한 것 같습니다. 로스쿨 입시는 아무리 짧게 잡아도 리트를 보는 7월 말부터 면접을 보는 11월 초중순까지 4개월은 되고 로스쿨 입시로 압박받는 기간은 6개월이 넘기 때문에 사람으로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는 불가능하지만, 매 1분 1초를 로스쿨 준비에 할애하기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그동안의 노력을 되돌아보며 자신감을 얻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로스쿨을 왜 저런 식으로 준비하나 싶을 수도 있지만, 한정된 시간과 이과 출신이라는 조건 속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기에 저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분들에게 이 글이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