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36)-‘헤어질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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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36)-‘헤어질 결심’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3.01.13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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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변호사시험법은 로스쿨 수료 후 5년간 5회로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로스쿨에 재입학해 수료를 해도 다시 응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는 절대적 응시 금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위 오탈자들은 10년 여의 시간 동안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법조인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사랑샘재단(이사장 오윤덕)은 제도의 사각에 놓인 오탈자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응원하고자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200만원의 마중물 지원금이 지급되며 지원금은 여행, 새로운 진로를 위한 공부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과 활동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자는 스스로에게 새로운 약속이 되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전을 결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사색 등을 담은 에세이 1편을 1개월 내에 사랑샘재단에 제출하면 된다. 에세이의 형식이나 길이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익명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지원금 신청 시에는 ①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 참여 동기 또는 계획의 요지를 기재한 신청서 1통(사랑샘재단 홈페이지 소정양식) ② 로스쿨 석사 학위증 등 변호사시험 평생응시금지 해당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③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 사본 ④ 온라인 송금 수령 계좌번호 ⑤ 에세이가 익명으로 발표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   

사랑샘재단의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에 관해 문의사항이나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메일 ydoh-law@hanmail.net, 전화 02-3474-5300으로 연락을 하면 된다. -편집자 주

<헤어질 결심>1)

진관(필명)

마중물 프로젝트를 기회로 저와 같은 상황에 부닥친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 많은 고민과 수정이 있었습니다. 부족하나마 읽어주심에 먼저 감사드립니다.

어린아이의 양손을 각각 잡고 행여 아이가 넘어질까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웃으며 걸어가는 제 나이 또래의 부부가 부럽습니다. 평범한 삶이 이렇게 어려운 줄은 몰랐습니다. 20대 후반, 법학전문대학원 입학 후 변호사가 되어 제 삶을 화려하게 개척해 나갈 꿈을 꿨습니다. 현재는 화려한 꿈은커녕 평범한 소시민의 삶을 부러워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람은 미래에 대한 꿈을 꾸기 때문에 살아갑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 내가 꿈꾸던 날이 언젠가는 올 수 있다는 희망 덕분에 사람은 힘든 오늘을 웃으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오늘보다 내일은 나을 수 있을지, 내년은 현재의 처지보다 더 나아질지 불투명합니다.

제도의 부당함을 늘어놓기에는 지면이 부족합니다. 언제부턴가 국가는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10년 전의 로스쿨 도입 당시 슬로건은 슬그머니 빠진 갖가지 이유를 들어 제가 이런 상황에 부닥친 것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합니다. 심지어 ’로스쿨 교육효과가 소멸하였다’라는 이유로 이 현실을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저의 석사 학위에 5년의 시효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현재 상황의 부당함을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분들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의 헌법소원이나 집회, 언론매체에서의 목소리 등 다양합니다. 하지만 결국 힘든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사실 우리는 알고 있지 않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문제 해결의 가장 현실성 있는 방법은 스스로 구제하는 것이 아닐까요? 사회적으로 이 제도의 모순을 입증할 사례가 나타날 것을 기대해 봅니다. 변호사의 길이 아니라 하더라도 다른 성공한 가치 창출의 사례가 쏟아져 나올 시간이 되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더는 이 잘못된 제도의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안타깝게도 당장 이를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많은 분이 자신의 상황을 타개하고 더욱 나아갈 방법을 찾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 매몰되어 화에 차 있는 것도 언젠가는 추억 혹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변호사가 되었으면 당연히 좋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장은 어려우니 다른 일을 준비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당장 내일이 불투명하지만 한 달 뒤는 오늘보다 더 나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모난 마음을 달래봅시다.

과거에 매몰되어 있던 나와 헤어져야 할 때입니다.

<각주> 1) 이 글은 두 차례 수정된 글입니다. 모나고 거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마구 쓴 글이었습니다. 쓴 글을 다시 읽어보고 수정해보면서 제 생각이 정제됨을 느낍니다. “글을 쓰다 보면서 위로를 얻는다”라는 식의 자기계발서 같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만 막상 해보니 묘한 위로감 내지는 위안을 받았습니다. 언젠가는 제 글이 더 맑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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