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22) / 반구저기(反求諸己)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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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22) / 반구저기(反求諸己) 정신
  • 정명재
  • 승인 2023.01.10 15: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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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안전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여느 날처럼 하루는 흘러간다. 새해의 특별함도 달력에 기록된 많은 날 중의 하나일 뿐이다. 어느 날이 특별하지 않은 시간 있을까?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고 현재의 기록을 가장 많이 기억할 뿐이다. 그래서 이해인 수녀님은 이야기한다.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 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
 

오늘은 수험생들을 몇몇 만났다. 도전하는 이들의 얼굴은 어쩌면 이처럼 순수(純粹)할까 생각하면서. 어른이 되는 것은 세상의 탁함과 힘겨운 신음소리를 늘 곁에 두고 살아야 하는 운명이다.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는 건 세상의 온갖 시끄러운 소리에 둔감해지는 것이기에 낙관과 비관을 되풀이하면서 그렇게 현실에 무뎌지는 것이리라. 내면의 어린아이를 감추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차오르는 눈물을 의연하게 삼킬 수 있을 때 어른이 되었음을 깨닫는다. 순수(純粹)가 부식되고 신념이 도전받을 무렵, 감각조차 무뎌지는 나이에 시작하는 공부란 진정한 자아를 찾는 몸부림일 것이다. 공부는 공부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는 것을 넘어 나를 찾는 과정으로 생각하며 공부하는 이들도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던 날도 있었다. 이런 저런 핑계로 삶의 의미를 애써 외면하며 그저 지금처럼 세상이 흘러가기만을 바랐는지도 모른다. 나는 무엇이고,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고 또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지 그리고 의미 있는 삶과 성공적인 인생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인생은 누구나 시작은 알지만 그 끝은 알 수 없는 것이기에 현재를 사는 동안 끊임없이 고민하는 건 시간 여행자의 숙명(宿命)이다. 상처받지 않고 사는 인생은 없다. 세상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마음을 부딪쳐도 이것을 아물게 하는 내면의 힘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정서적 능력을 길러야 한다. 자신을 내버려 두지 마라. 자신의 시간을 방치하지 마라. 자신의 인격적 존엄과 인생의 품격을 지키려 노력하고 분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게 뭔지 아니?” 어린왕자가 묻는다. 공부하는 것도, 매일 나가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것도 아니란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바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야.” 이것이 어린왕자의 답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진정 어려운 것이리라.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과 부모를 생각하는 자식의 마음은 같을 수 없다. 100을 줘도 돌아오는 것은 100이 될 수 없다. 그래도 부모는 자식을 위해 100을 내어 준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내주고도 부모는 자식에게 늘 말한다. “미안하다.”

수험생 중에 아주 어린 친구가 내게 수업을 들었다. 부모는 어린 자식을 설득하여 공부하길 권했고 그 아이는 부모님의 이야기에 호응하여 공부를 시작해 보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막막했던 공부도 시간이 흘러 조금씩 익숙해질 무렵, 시험을 치렀고 아쉽게도 불합격을 맛봐야 했다. 그래도 언젠가는 나의 차례가 될 것을 믿었다. 이유는 그녀와 몇몇 수험생들을 제외한 많은 이들이 합격하여 떠나가는 길을 지켜보며 그들에게 박수를 보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신이 합격할 날을 위해 묵묵히 그리고 성실히 살아가던 어느 하루, 합격 소식이 전해졌다. 그것도 연거푸 두 번의 합격까지, 9급 공무원 합격 그리고 7급 공무원 합격. 나의 제자의 이야기이지만 사실, 이날의 합격 주인공은 바로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닐까 생각했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은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기에 긴 시간을 잘 견뎌내고 기다리며 기도하던 그들의 모습에서 나는 배웠다.

새해가 되니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벌써 일주일이 갔고 1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서두르는 마음이 앞선다. 시간의 초입에는 시간이 얼마나 빨리 흘러가는지를 금세 알아채는 법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한참 흘러갈 즈음이면, 시간은 더디게 흘러 내게서 빠져나가는 그 속도를 알지 못한다. 그래, 시간은 참 빨리도 흐른다. 이것이 진리다. 노력하지 않으면 얻는 것은 없다는 것도 진리다. 시간 속에서 배워라. 스스로 굴러 들어오는 성공은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수험생과 시간이 충분하다는 수험생이 있다.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시간을 얼마나 많이 허비하며 사는지를 모르는 것이고, 시간이 충분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버려지는 자투리 시간을 아끼는 습관을 가진 것이다. 시간이 부족할수록 시간을 아끼고 절약하며 이를 소중히 다룰 줄 안다. 시간이 마냥 많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부터 시간은 더 빠른 속도로 빠져나갈 것이다. 시간 앞에 늘 겸손해야 하며, 시간 계획을 세워 좋은 공부습관을 길러야 한다. 수 없이 실패를 했지만 훗날 성공한 이들은 말한다.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성공할 때까지 도전했던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고 말이다.

고난은 축복이다. 어느 교회에 쓰여 있던 이 문구를 유난히 좋아해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가는 수험생 한 분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맞닥뜨려야 하는 고통이 당연히 많은 것이 인생이다. 베토벤은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청각장애를 가지며 살았다. 그렇지만 이 모든 한계 상황을 뛰어 넘어 불후의 명작을 남김으로써 수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아름다움을 선사한 위대한 음악가가 되었다. 귀가 점점 어두워지고 결국 아무 것도 들을 수 없을 때 그는 일기에 이렇게 적는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저로 하여금 하나님을 향하게 하시고 훌륭한 작품들로 열매를 맺게 하소서.”
 

새해부터 들려오는 소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물가는 고공행진을 하고, 취업문턱은 더 좁아진다는 뉴스 그리고 여전히 코로나는 진행 중이다. 철학자 맹자(孟子)는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감을 이렇게 말한다. 일을 이루려면 누구나 실패를 거듭한다. 일이 크고 원대할수록 그렇다. 실패의 과정을 어떻게 헤쳐 나오는지가 그 다음을 좌우한다. 실패를 거울삼아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고치며,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매진(邁進)하며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은 반드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발이부중(發而不中) 불원승기자(不怨勝己者) 반구저기이이(反求諸己而已): 활을 쏘아 적중하지 않더라고 나를 이긴 자를 원망하지 말고, 돌이켜 자기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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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 2023-01-10 19:15:41
마음에 와닿는... 좋은 칼럼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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