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20) / 우아하게 시간을 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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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20) / 우아하게 시간을 보내라
  • 정명재
  • 승인 2022.12.2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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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안전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세월이 참 빠르다’라며 탄식하는 시간이 바로 지금이 아닐지, 그렇게 12월의 마지막 날을 향해 간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차 생활은 단조롭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제와 오늘이 비슷하다. 오랜 시간 잊고 지냈던 연초의 계획, 아니면 인생의 플랜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얼마나, 어느 정도 변화된 삶이었는지부터 어디서부터가 문제였는지를 살핀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이니 이제 그 끝에서 우아하게 지난 시간을 보내야 한다.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미래의 불안보다는 현재를 살아가는 기쁨이 클 것이라 여겨 시작한 것이리라. 늘 갈망하고 바보처럼 도전하라. 현실에 안주하는 것은 쉬우나 때론 지루하다.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삶이지만 도전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것은 불안하다. 공부란, 시험공부 외에도 참 많은 분야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하는 공부란 고작 시험을 위한 공부에 머물러 있을 때가 많지만 시험공부를 하는 동안에도 인생을 배우고, 삶에 대해 고민하는 여유로운 시간은 있다. 오히려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처럼 말이다. 시간을 배우는 일이 바로 인생을 배우는 일이다.

누가 시켜서 무슨 일을 도모하기보다는 의견을 듣고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 많아야 한다. 성장한다는 것은 외모가 변하는 것뿐만이 아니다. 내적으로 강인해지고 독립적이며 스스로를 마주하고 받아들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인생은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결정하기 힘들어도 결국 마지막에는 결정을 해야 한다. 결정에 따른 이해득실(利害得失)은 차후에 문제다. 먼저 얻었으면 나중에 한번은 잃을 것이요, 지금 잃었다면 나중에 한번쯤은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앞에는 가야 할 길이 아직 많이 남았다.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하는 일에서 배워라. 이렇게 해야 홀로서기를 배울 수 있고, 큰일이 닥쳐도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이다. 독립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일을 시작하라, 멋진 인생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해인 수녀님의 ‘12월의 기도’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진정 오늘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 하십시오./ 12월의 묵은 달력을 떼어 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 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양광모 시인은 12월의 기도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미 지나간 일에 연연하지 않게 하소서/ 누군가로부터 받은 따뜻한 사랑과/ 기쁨을 안겨주었던 크고 작은 일들과/ 오직 웃음으로 가득했던 시간들만 기억하게 하소서/ 앞으로 다가올 일을 걱정하지 않게 하소서/ 불안함이 아니라 가슴 뛰는 설렘으로/ 두려움이 아니라 가슴 벅찬 희망으로/ 오직 꿈과 용기를 갖고 새로운 한 해를 뜨겁게 맞이하게 하소서/ 먼 훗날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볼 때/ “그 때 내 인생이 바뀌었노라” 말하게 하소서/ 내일은 오늘과 같지 않으리니, 새해는 인생에서 가장 눈부신 한 해가 되게 하소서.

그래, 12월은 정리하는 시간이다. 적어도 12월은 한 해를 돌아보고 어제의 나를 마주해야 할 시간이다. 나는 부족한 게 많았고, 어리석은 일을 행하였으며 실수와 탄식에서 배운 날들이 많았다. 시간에서만 깨달을 수 있는 지혜를 얻었으며,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리라 배웠다. 원망보다는 이해를 하게 되었으며, 좌절보다는 희망이 더 큰 힘이 있음을 배웠다. 누구에게나 이런저런 아픔과 좌절, 그리고 소소한 기쁨이 섞인 인생이리라.

그리고 결국에는 사랑이 남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함이다. 헤르만 헤세는 행복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아무것도 없다. 그저 행복할 의무뿐,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다. 그런데도 온갖 도덕, 온갖 계명을 갖고서도 사람들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그것은 사람들 스스로 행복을 만들지 않는 까닭이다. 예수도, 부처도, 공자도 그렇게 가르쳤다. 모든 인간에게 세상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그의 가장 깊은 곳, 그의 영혼, 그의 사랑하는 능력이다.

수험생이 되면서 삭막한 마음으로 살아갈 때도 많겠지만, 우리는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 지금의 공부를 시작한 게 아닐지? 간혹 오랫동안 공부하는 것을 자신이 아닌 외부의 핑계로 돌리는 경우를 본다. 환경이 어떻다든지 하며, 주변의 탓으로 일관하며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는 경우인데 조금만 눈을 돌려 세상을 바로 본다면 깨닫는 건 하나일 것이다. “세상에 거저 얻는 것은 없다. 이놈아!” 이렇게 소리치던 할머님의 우렁찬 일갈(一喝).

그냥 보기에는 모든 것이 대가(代價) 없이 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부단(不斷)한 노력의 과정이 그곳에는 있었다. 건강한 몸을 얻으려면 운동과 단련을 해야 얻는다. 행복한 마음도 단련해야 얻는 것이니, 참된 나를 찾는 과정으로 행복하게 살려는 부단한 연습을 해야 한다.

혹여,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지질하게 굴지 말자. 떠나간 시간 앞에서 후회와 푸념으로 보내지 말라. 지난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는 것이니, 떠난 이에게 노래합시다. 아픈 기억들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를 부여하면 된다.
 

12월이 되는 동안, 이렇게 여기까지 올 수 있어 참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이 칼럼을 읽고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독자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남긴다. 사실, 수험생을 위한 칼럼이라는 주제이지만 우리들이 살아가며 공감(共感)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싶었다. 공부, 열심히 해야지! 포기하지 말아야지! 언젠가는 될 것이니 용기 잃지 말라는 진부한 당부 말고도 잠시지만 생각의 여운을 갖는 글을 남기고 싶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수험생활에서 얻은 지혜와 정보 그리고 같은 길을 걷는 우리들의 이야기로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 글을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12월은 슬퍼할 날들이 아니다. 우아하게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날들을 맞이할 시간이다. 수험생활 동안 부족하고 미진(未盡)한 부분이 있다면 새로운 날에는 완벽하진 않겠지만 더 나아지고 더 좋아지길 희망하자. 그리고 늘 갈망하라, 여전히 우직하게.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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