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33)-‘절망 속에서 희망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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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33)-‘절망 속에서 희망을 보다’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2.12.23 15: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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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변호사시험법은 로스쿨 수료 후 5년간 5회로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로스쿨에 재입학해 수료를 해도 다시 응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는 절대적 응시 금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위 오탈자들은 10년 여의 시간 동안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법조인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사랑샘재단(이사장 오윤덕)은 제도의 사각에 놓인 오탈자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응원하고자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200만원의 마중물 지원금이 지급되며 지원금은 여행, 새로운 진로를 위한 공부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과 활동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자는 스스로에게 새로운 약속이 되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전을 결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사색 등을 담은 에세이 1편을 1개월 내에 사랑샘재단에 제출하면 된다. 에세이의 형식이나 길이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익명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지원금 신청 시에는 ①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 참여 동기 또는 계획의 요지를 기재한 신청서 1통(사랑샘재단 홈페이지 소정양식) ② 로스쿨 석사 학위증 등 변호사시험 평생응시금지 해당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③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 사본 ④ 온라인 송금 수령 계좌번호 ⑤ 에세이가 익명으로 발표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  

사랑샘재단의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에 관해 문의사항이나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메일 ydoh-law@hanmail.net, 전화 02-3474-5300으로 연락을 하면 된다. -편집자 주

<절망 속에서 희망을 보다>

카이로스(필명)

내 꿈은 법조인이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을 때, 그 꿈은 이루어지는 듯했다. 처음 접해보는 법학 과목을 이해하기 위해 밤을 새우며 공부를 했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3년의 시간을 보냈다. 열심히 한 만큼 변호사시험에 당연히 합격할 줄 알았다. 그러나 나는 변호사시험에 불합격했다.

불합격의 충격은 꽤 컸다. 동기들과 친구들은 법조인이 되어 새로운 출발을 했으나, 나는 다시 독서실 책상 앞에 앉았다. 내 자신이 너무 비참했고 현실이 너무 싫었다. 나는 그저 불성실하고 실력이 없는 수험생일 뿐이었다. 다음 해 변호사시험도 불합격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 시험도 불합격하고, 나는 시험 볼 수 있는 기회를 소진한 일명 오탈자가 되었다.

응시 기회가 없어진 오탈자의 현실은 너무나 비참했다. 7년의 시간은 속절없이 지났고, 학비와 시험 준비 비용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취업은 쉽지 않았고, 부모님의 한숨 소리에 집에 있는 시간은 지옥과 같았다. 나 자신이 너무 싫었고 내 미래는 더 이상 없었다. 친구들과 주위 사람들의 모든 연락을 끊고 나는 혼자가 되었다. 세상은 오탈자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었고, 나는 그저 패배자일 뿐이었다.

군복무 시절 다쳐 수술한 다리는 결국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으로 악화되어 나를 힘들게 했다. 변호사시험을 준비할 때에도 힘들게 했는데 오탈자가 된 후에는 더 힘들게 했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그저 시간을 허비했다. 너무 힘이 들어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정도였다. ‘내가 죽으면 나도 내 가족도 편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절망 속에서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우연히 아버지의 일기장을 보고 난 후, 내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너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구나. 내가 많이 부족해서 네가 힘들어하는구나. 네 고통은 내가 모두 안고 가고 너는 그저 행복했으면 좋겠구나. 너의 웃는 모습이 보고 싶구나.’ 나는 이 글을 보고 펑펑 울었고 지난날을 반성하며 새로운 시작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새로운 시작은 현실이라는 벽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적지 않은 나이에 취업은 쉽지 않았고 새로운 자격증 공부 또한 어려웠다. 알바와 병행하며 자격증 시험을 준비했지만 아픈 다리는 계속 발목을 잡았다. 그렇게 준비한 시험은 불합격했고, 나의 심신은 지쳐갔다. 다시 심연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결국 나는 또 실패를 했다.

또 한 번의 실패 후 문득 다른 오탈자는 어떻게 이 상황을 이겨내고 있을지 궁금했다. 검색을 해보다 우연히 사랑샘 재단의 마중물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고 난 후, 나도 한번 지원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신청서를 작성하면서 다시 희망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마중물 프로젝트의 지원금으로 자격증 시험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도 관심이 없는 오탈자에게 마중물 프로젝트는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되었다. 그 희망의 불씨가 불을 지펴 좋은 결과를 만들어 활활 타올라 내 자신이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힘들어하는 다른 이들도 이 프로젝트를 통해 희망의 불씨를 지폈으면 한다. 새로운 희망과 꿈을 가지게 해준 사랑샘 재단의 응원과 지원에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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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우 2023-02-03 17:21:29
앞으로 꽃길만 걷기를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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