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국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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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국 수석
  • 김용욱
  • 승인 2022.12.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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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욱 인바스켓 대표, 변호사
김용욱 인바스켓 대표, 변호사

전국 수석에 관한 인터뷰 기사를 보면, AI가 전년도 기사에서 출신 고등학교와 이름만 바꿔서 쓴 것이 아닐까 싶을 때가 종종 있다. “학원은 안 다니고, 학교 수업만 열심히 들었어요.”

기자들이 사교육 철폐를 목표로 삼는 당국의 검열을 받아 쓴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때도 있다.

요즘은 인터넷 강의는 들었다고 기사가 나가기도 하지만, 전국 수석들이 사교육에 크게 의존하지 않았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정말 사실일까? 그렇다. 그들이 전국 수석이 된 것은 학원을 안 다녔기 때문이 아니라 학원 수업이 크게 필요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의 DNA는 전국 수석이 되는 확률이 극대화되도록 디자인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미국의 발명가 에디슨은 여기에 반론을 제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Genius is 99% hard work and 1% inspiration.)”

유서 깊은 이 말에도 틀림은 없는데, 왜냐면 천재들은 대체로 노력도 많이 하기 때문이다. 공부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평범한 학생들이 게임을 할 때 혼신을 다하는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 게다가 공부에 따른 선물도 자주 받는다. 석차가 그것이다. 부수적 성과는 친구들의 부러움, 선생님의 인정, 가족들의 자랑이라는 보상이다. 그 즐거움을 디딤돌 삼아 수재들은 매일매일 어려운 악전고투의 수험생활을 견디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영재가 끝까지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는 드물다. 초·중·고 그리고 대학 때 우수한 성과를 내는 집단은 끝없이 바뀌고, 고시 분야에서도 명문대 학생들이 수능 석차대로 그 자리를 차지하지는 않는다. 어려운 고시에 붙고도 40대, 50대에 만나면 평범하게 느껴지는 분들도 적지 않고, 고시에서는 실패한 이들도 40~50대에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도 매우 많다. 마치 한 국가에 흥망성쇠가 있듯이 한 사람의 학습능력도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 극대화되기도 하고 zero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집중력 있게 공부할 수 있는 순간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5급 공채(행정고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지금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다음 우리를 도와주는 것은 운이다.

그대가 시험에서 찍었는데 우연히 맞았다면 운이다.
그대가 시험 직전에 본 것이 시험에 나왔다면 행운이다.
그대가 시험을 망쳤다고 생각했는데, 어쨌든 합격했다면 관운이라 한다.

사치스럽게 수능 전국 수석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모두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평범한 수험생들은 수석은 그만두고, 꼴등으로라도 합격만 하면 좋겠다고 되뇔 때가 많다.

맞다. 합격만 한다면, 수험생 대부분은 수석까지는 안 해도 합격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것이다. 준비하는 시험에 합격만 한다면 전국 수석이 부럽지 않을 것이다. 관운이 이 글을 읽는 모두에게 흘러넘치기 바란다.

김용욱 인바스켓 대표, 변호사
citizen@hanmail.net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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