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맬서스주의와 우주? : 전략, 위신, 자원과 공간 그리고 우주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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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맬서스주의와 우주? : 전략, 위신, 자원과 공간 그리고 우주 시대
  • 신희섭
  • 승인 2022.11.2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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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인류가 우주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2022년 11월 16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를 위한 첫 로켓 발사를 성공시켰다. 냉전 시절이던 1969년 미국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하는 ‘아폴로’ 프로젝트를 성공시켰고, 1972년까지 6번에 걸쳐 달 탐사를 진행했었다. 미국은 반세기 만에 ‘아폴로’의 동생 ‘아르테미스’를 불러 다시 달로 나가려 한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3차에 걸쳐 진행될 것이고, 이후 우주정거장인 게이트웨이를 만들면 이를 기반으로 화성 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림대로만 된다면 인류는 달을 넘어 화성 시대를 열게 될 것이다.

한 가지 더. 미국은 2019년 우주군을 창설했다. 전략적인 차원에서 우주를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2022년 11월 13일에는 동아시아를 관할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에도 우주군 부대를 창설했다. 중국, 러시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감지하고 정찰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런 움직임은 중국이 2022년 2월 위성 스젠 21호를 이용해 고장난 중국 위성을 위성 궤도에서 빼버리는 실험에 성공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미국이 보유한 정찰위성이나 위성항법장치(GPS) 등 위성 자산에 대해 적대국이 위성 파괴용 미사일이나 공격용 위성을 사용할 수 있다는 안보적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인류가 우주로 가는 이유가 전략과 호기심 때문만은 아니다. 과거 냉전기 우주 경쟁은 미국과 소련의 체제 경쟁 산물 중 하나였다. 누가 더 빨리 멀리 보낼 것인지를 두고 ‘위신’ 경쟁을 한 게 달 탐사 경쟁으로 이어진 것이다. 최근 미국이 우주에 다시 국가적 관심을 두게 된 것 역시 중국의 빠른 과학기술발전과 우주 분야의 경쟁력 확보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한편 자원에 대한 수요도 우주로 눈을 돌리게 한다. 식량을 포함한 자원에 대한 논쟁은 꽤 역사가 길다. 인구 경제학자 토마스 맬서스는 1789년 『인구론』 초판에서 무절제한 성욕-특히 빈민층-에 따른 인구 증가와 자연에 의해 생산 제약을 받는 식량 사이의 관계를 규정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식량은 산술적으로 늘기 때문에 식량부족 문제가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더 나가 식량부족으로 기근과 범죄와 전쟁까지 이어진다고 보았다. 그러자 낙관주의 근대경제학들은 자연제약에 대한 인류의 노력과 그에 따른 생산율 증대 그리고 대체재 개발이란 반박 논리로 맬서스에 집중포화를 날렸다.

성욕과 식욕 간의 투쟁에 대한 논쟁은 이후 좀 더 세련되게 진화했다. 1970년대 MIT 대학의 과학자들은 『성장의 한계』 보고서를 통해 인구와 식량뿐 아니라 산업생산, 지하자원의 이용, 환경오염이라는 요인을 추가했다. 연구 결과는 ‘인구 증가로 인해 자원고갈과 환경오염으로 인류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였다. 이들을 신맬서스주의자라고 부른다. 이 주장 역시 낙관주의 경제학자들의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 과학기술을 통해서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조만간 석유가 고갈될 것이라는 ‘석유 정점’ 이론은 최근 셰일가스 개발과 기술 개선에 따른 새로운 유전 개발로 주목받지 못한다.

인구가 줄고 있고, 많은 이들이 다이어트를 하고,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재활용을 하고, 전기차를 타는 선진국에서 이런 걱정은 딴 세상일이다. 하지만 지구의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개도국을 중심으로 말이다.

UN보고서는 2022년 11월 15일에 전세계 인구가 80억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고 이 보고서는 2050년에는 97억 명, 2100년에는 104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늘어난 인구 대부분이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과 아시아의 이집트,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에서 나올 것이다. 이 보고서의 정확성에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인구 증가의 추세는 틀리지 않을 것이다.

정리하면 부유한 나라에서는 높은 교육수준과 비싼 주택가격과 살인적인 물가로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지만, 가난한 나라에서는 높은 유아 사망률과 소득원확보 등의 이유로 출산율이 높다. 그래서 맬서스의 걱정은 여전히 반쯤은 유효한 것이다.

맬서스적 관점도 우주 분야에서 작동 중이다. 지구 내 자원의 부족과 환경문제 등의 대안으로 새로운 자원과 공간을 우주에서 찾는 것이다. 다만 과거에는 눈을 주변 지역으로 돌렸다면 지금은 기술 수준이 받쳐주면서 우주와 다른 행성에 관심을 돌리는 것에 차이가 있다. 일론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정학에서 새로운 기술발전은 공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왔다. 현재 과학 기술발전도 우주라는 공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것이 가슴 뛰는 일인가? 아니면 또 하나의 걱정거리인가?

CF. 지난 칼럼들을 좀 더 보기 편하게 보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주소는 blog.naver.com/heesup1990입니다. 블로그 이름은 “일상이 정치”입니다.

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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