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13) / 11월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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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13) / 11월의 시작
  • 정명재
  • 승인 2022.11.0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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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안전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세상이 어지럽게 돌아가는 11월의 바람은 차다. 유난히도 사건과 사고가 많았던 시간이었다. 나라 전체의 변화도 그러하겠지만, 한 개인의 삶에 굴곡(屈曲)이란 또 얼마나 많았을까를 생각해 본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고용 불안정과 치솟는 물가에 밤잠을 설치는 일이 많았으며 뉴스를 통해 듣는 여러 사연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매일 꿈과 좌절을 동시(同時)에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다.
 

낙엽이 지는 계절을 보며 잠시 회상(回想)에 잠긴다. 나이가 반백이 넘었으니 꽤 살았구나. 그럼에도 ‘아직’이란 말을 참 많이도 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세상은 모르는 것이 많다. 생(生)에 한가운데에서 부딪히는 문제란 늘 새롭고 낯선 여행지처럼 조금은 두렵고 어려운 것이다.

아직도 효도를 못하고 있고, 아직도 세상살이에 적응이 안 되고 있으며, 아직도 내 꿈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다. 얼마나 더 살아야 알 수 있을까 생각해 보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알 수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얼마 전 ‘어느 95세 노인의 수기’라는 글을 읽었다. 103세로 삶을 마감한 호서대 설립자 강석규 박사님께서 95세에 쓴 글인데, 박사님은 젊었을 때 열심히 일해서 실력을 인정받고 존경을 받으면서 65세에 은퇴를 하였지만, 30년이 지난 95세 생일에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퇴직한 뒤로 인생은 덤이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 없이 죽기만을 기다리며 덧없고 희망 없는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아온 것에 대한 후회의 눈물이었다고 한다.

스스로를 늙었다고 생각하고 무엇인가를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 것이 큰 잘못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평소 하고 싶었던 어학 공부를 시작했고, 10년 뒤 맞이할 105세 생일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지금 하지 않으면 영원히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하지 않았던가.

수험생을 위한 칼럼을 쓰면서 늘 생각하는 것이 있다. 나의 이야기가 어느 한 수험생에게라도 변화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그것이다. 시험이란 제도가 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 공무원으로 살아간다. 누군가는 의사가 되고, 누군가는 판·검사가 되는 것의 시작도 시험을 통해서 이루어지며 산업안전지도사나 보건지도사, 기술사 등의 공인 자격의 취득 또한 시험이라는 통과의례를 거쳐 정해지는 것이다. 그러면 배움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자. 책을 통해서 지식을 얻고, 가르침을 통해서 지식을 얻으면 된다. 배움이 있으면 지식이 생기고 그 지식은 한낱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무엇인가를 얻기 위한 과정이 바로 배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식이란 지혜와 다르다. 지식은 얻기가 어렵지 않지만, 지혜(智慧)는 그렇지 않다. 필자는 지혜를 전달할 능력은 되지 못하기에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인 강사를 하고 있다. 수험서를 집필하면서 직접 강의하고 시험일이 되면 가방을 둘러메고 시험장으로 향하곤 한다.

시험공부를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 역시, 필요한 때이다. 가르치는 사람은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배우는 사람은 겸손하게 그 기술을 배우는 자세가 요구된다. 그렇지만 참된 스승을 만나기는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홍수같이 쏟아지는 광고 속에서 올바른 공부법을 배우고 시험에 합격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나 역시 누군가의 선생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항상 진심(眞心)을 담아 수험생들을 대하며,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있는지를 늘 생각하게 된다. 어제도 교재를 탈고(脫稿)하느라 새벽 4시가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허리가 끊어질 듯하고 눈이 아파와도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온다고 생각하면 신나고 즐겁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밤을 새우며 지낸 것이 8년이다. 긴 시간일 수 있는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난다.

내가 걸어가는 이 길에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진심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가를. 그리고 걸어갈 길을 앞에 두고 다짐한다. 내 진심을 다해 이 길을 걸어갈 것인지를. 나의 고민을 수험생에게도 묻는다. 지금 그대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한 해의 끝자락에서는 뒤를 돌아보는 일이 많아야 한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으며, 이제 무엇을 위해 살아갈지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 소리 없이 계절은 무심(無心)히 지나가고 새해가 다가올수록 수험생들은 굳은 결심을 할 것이다. 이번에는 꼭 합격을 해야 한다는 다짐 말이다. 시험일이 가까워질수록 누구나 두려움이 앞설 수 있으며 내가 공부를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억하자, 물은 99도에서는 아직 끓지 않는다는 것을.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날에도, 흐린 하늘에 가슴이 먹먹한 순간이 오더라도 굴하지 않고 걸어갈 것이라고 다짐을 하자. 새해가 다가오는 시간이면 우리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러나 꿈은 꾸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루라고 있는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 비루(鄙陋)함이란 문제 되지 않는다. 오래된 청바지 하나로, 낡은 운동화 하나로 걸어가는 그 길이 성공으로 가는 길임을 확신하다면 꾸밈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지만 눈빛의 총기(聰氣)는 잃지 않도록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길이 없으면 찾을 것이고, 찾아도 없으면 그대가 길을 만들어라. 그대는 할 수 있다.

시간은 흐르는 물처럼 어김없이 흘러갈 것이고, 우리는 어느 날 시험장에 앉아 시험지를 앞에 두고 있을 것이다. 그때 후회 없는 미소와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험장에서 나올 시간을 떠올리며 지금의 고통과 아픔을 견뎌내도록 하자. 누구 하나 수험생의 마음을 온전히 헤아리는 사람은 없을지라도 그대가 흘리는 땀과 눈물이 헛되지 않을 것임은 확신한다.

그대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시험(試驗)이다. 굳이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도 낭중지추(囊中之錐)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대가 누구인지를 보여주자. 그대의 인생드라마에 반전(反轉)을 연출하고 싶지 않은가. 그렇게 이제 다시 시작할 시간 11월에.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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