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합격의 필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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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합격의 필수 조건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2.10.21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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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안혜성 기자] “Все счастливые семьи похожи друг на друга, каждая несчастливая семья несчастлива по-своему.”

평범한 한국인으로서는 문자인지 그림인지 싶은 이 문장은 수많은 고전 명작 중에서도 가장 완벽한 시작이라고 꼽히는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한국어로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톨스토이는 이 간결하고 단순한 문장 하나로 ‘안나 카레니나’라는 방대한 이야기가 담고 있는 모든 것들을 함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독자들을 작품의 본질로 이끈다. ‘안나 카레니나’는 기자에게 고전을 읽는 재미를 알게 해준 작품이자 삶의 작은 변곡점에 이르렀을 때 종종 떠올리게 되는 작품으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다.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점, 각종 공무원시험, 전문자격사시험 등도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며 일정을 마무리 짓고 있다. 이 시기는 수험 전문지의 기자에게는 인터뷰와 합격수기를 쓰고 정리하느라 바쁜 시간이다. 최근에는 5급 공채 최종 합격자가 발표되면서 최연소부터 각 직렬 수석 합격자들의 인터뷰 기사를 쓰다가 오랜만에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을 떠올리게 됐다.

일반행정직 수석을 차지한 노인영씨는 자신의 가장 큰 무기로 성실함을 꼽았다. 노씨는 3년의 수험기간 동안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아침 7시에 집을 나서고 밤 11시가 넘어서야 하루의 공부를 마치는 생활 패턴을 유지했다. 심지어 일요일에도 온전히 쉬지 않고 오후에는 독서실에 나갔다.

공학도로서 법무행정직에 도전해 수석까지 거머쥔 김지성씨는 컨디션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 날에는 체력이라도 아끼기 위해 쉬기도 했지만 그런 때에도 남들과 함께 하는 스터디만큼은 최대한 개근했다고 한다.

수년간 수험생활을 하며 면접 탈락의 아픔을 겪기도 했던 방선희씨는 ‘올해가 정말 마지막 기회’라며 배수의 진을 쳤다. 퇴로를 막고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한 끝에 국제통상직 수석을 차지한 그는 “오랜 시간 노력하고 고생한 결실을 거두게 된 것 같다”며 합격의 기쁨을 전했다.

주변에서도 고시나 전문자격사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이 많았고 수험 전문지의 기자로서 많은 수험생들을 접하면서 불합격을 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합격하는 사람은 모두 공통적으로 성실함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해도 불합격을 하는 사람은 있다. 공부 방법이 잘못됐을 수도 있고 시험장에서 너무 긴장을 해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그저 운이 없어서 떨어지기도 한다. 주변 환경이 여의치 않아서 공부에만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고 물론 스스로의 노력 자체가 부족한 경우도 매우 많다.

하지만 합격하는 사람들 중에 성실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한 번 쓱 보기만 해도 기억하고 잊지 않는 천재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조금 더 머리가 좋고 나쁜 정도는 수험기간에는 영향을 줄지 몰라도 당락을 가르는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머리가 좋다는 평을 아무리 많이 듣는 사람이라도 어느 수준 이상의 성실함을 갖추지 못했다면 절대 합격하지 못한다.

지금 합격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들이 불합격이라는 결과에 힘들어 하고 있을 것이다. 절치부심 재도전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후회가 없을 정도로 성실하게 노력했다면 불합격의 원인을 잘 살펴보고 개선하라고. 그리고 다시 가열차게 달려나간다면 다음 기회는 당신의 것이 될 것이라고. 노력하는 모든 이들의 합격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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