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지막 기회’ 붙잡고 5급 공채 국제통상 수석 차지한 방선희씨
상태바
[인터뷰] ‘마지막 기회’ 붙잡고 5급 공채 국제통상 수석 차지한 방선희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2.10.07 1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2년 5급 공채 국제통상 수석 방선희씨용인외고·서울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2022년 5급 공채 국제통상 수석 방선희씨
용인외고·서울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약점이던 국제경제학, 거듭된 기출문제 풀이로 큰 도움”
“꾸준히 발전하는 자세로 공익 위해 일하는 공직자 될 것”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배수의 진’이라는 말은 중국의 장수 한신이 불리한 전투에서 강을 등지고 싸우는 전략으로 승리를 거둔 일화에서 유래됐다. 본래 퇴로를 없애는 전략은 부적절한 병법으로 여겨졌지만 한신은 도망치면 죽을 수밖에 없는 배수의 진을 통해 병사들이 죽기 살기로 싸울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고 그 결과가 승리로 이어졌다. 이순신 장군의 명언인 “필사즉생 필생즉사” 즉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2022년 5급 공채 국제통상직의 수석 합격을 차지한 방선희씨를 바로 배수의 진이 성공한 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수년간 수험생활을 하며 면접 탈락의 아픔도 겪었던 방씨는 “올해가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했고 평균 72.3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수석 합격의 영광까지 거머쥐게 됐다.

과목별로는 국제법 72.75점, 행정법 45.66점, 영어 79점, 불어 38.33점을 받았으며 특히 면접 탈락을 겪었던 지난해 과락을 간신히 면하는 수준인 41점에 그쳤던 국제경제학은 90점으로 껑충 뛰는 큰 성과를 냈다.

이처럼 멋지게 마지막 기회를 잡아낸 소감이 궁금했다. 방씨는 “합격도 꿈만 같은데 수석 합격을 하게 된 게 아직 믿기지 않는다.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하고 고생한 것에 대한 결실을 거두게 된 것 같아 너무나도 기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처음 5급 공채 준비를 시작했을 때의 다짐 그대로 공직에 나아가 우리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용인외고(외대부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 진학해 불어불문학을 전공한 방씨가 5급 공채에 도전하게 된 것은 주변 환경의 영향이 컸다. 가족과 친지 중 공직자들이 있어서 국민과 공익을 위해 일하는 공직에 자연스럽게 뜻을 가지게 됐다.

공직에의 뜻이 5급 공채 국제통상직으로 구체화된 것은 대학 때 들었던 세미나를 통해서였다. 국제무역과 통상에 관심이 있어서 들었던 세미나에서 5급 공채 국제통상직이 자신이 가진 역량이나 적성을 활용할 수 있는 진로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수석 합격자의 각 단계별 공부 방법에 대해 살펴보면 먼저 1차 PSAT 준비는 과목별 인터넷 강의로 시작했다. 강의를 통해 문제를 빠르고 정확히 푸는 테크닉을 익히는 동시에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연습을 했다.

방씨는 “기출 외에도 모의고사를 많이 풀면서 자주 실수하거나 놓치기 쉬운 부분은 스스로 자꾸 상기시킴으로써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키워드를 만들어 단권화 노트에 정리했다”고 PAST 공부 노하우를 설명했다.

1차시험을 일주일 앞둔 시기에는 감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실제 시험시간과 비슷하게 헌법과 언자상 한 세트씩 기출이나 모의고사를 풀었다. 또 중요 사항이나 자주 하는 실수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리스트를 매일 체크하고 업데이트 하면서 시험 당일에 최상의 조건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

헌법 공부도 강의로 시작했다. 기본강의를 통해 핵심적인 내용을 체크하면서 흐름을 파악했고 5급 공채, 변호사시험, 7급 등 다양한 기출문제들을 풀어보면서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중요한 법조문이나 판례에 나오는 키워드를 암기하거나 단권화해 정리했다.

2차의 경우 기본서를 기본으로 하는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방씨는 “국제법, 행정법, 국제경제학은 강의의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기본서를 꼼꼼히 정독하면서 내용을 빠짐없이 이해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 시험 점수를 향상시키는 데 좋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같은 내용을 암기하더라도 구체적인 이해가 바탕이 된 후에는 보다 논리적인 흐름을 갖춘 답안을 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영어와 프랑스어는 전염병이나 기후 문제 등 최근 이슈가 되는 주제의 기사들을 읽고 주요 용어와 표현을 미리 정리해둔 것이 도움이 됐다. 번역과 에세이의 경우 원어민들로부터 직접 피드백을 받아 자연스러운 어구를 쓰려고 노력했고 자주 쓰는 단어는 노트에 정리해 활용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방씨는 국제경제학에서 애를 많이 먹었다. 과목 자체가 어려워 스트레스도 많았고 지난해에 면접까지 갔지만 최종 합격을 하지 못한 이유도 국제경제학이 과락을 겨우 면한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처럼 그를 힘들게 했던 국제경제학이 올해는 예상외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과목으로 거듭났다.

방씨는 어떻게 약점을 극복했을까. 수험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경제학에 대한 기초가 전혀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기초개념부터 공부해야 했다. 미시와 거시경제학 인강을 듣고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교과서를 정독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입법고시를 포함한 기출문제와 연습책을 풀어보면서 수식과 그래프를 활용한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반복했다.

그는 “최근 5급 공채 및 입시 기출문제를 익숙해질 때까지 거듭 풀었던 것이 올해 시험장에서 크게 도움이 됐다”며 국제경제학에서 반전의 고득점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을 전했다.

답안 작성은 3순환 기간에 강의를 들으면서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답안 작성에서 적당한 분량의 구성과 가독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문제마다 배점에 맞춰 너무 적지도, 넘치지도 않으면서 반드시 써야 할 내용을 밀도 있고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형식적인 면에서는 답안지 좌우로 적당한 여백을 두고 목차 및 단락을 구분해 눈에 잘 읽히는 답안지가 되도록 했다.

면접시험의 경우 지난해에는 같은 직렬의 2차 합격자들과 스터디를 꾸려 준비했지만 올해는 실제로 면접을 치러 본 경험을 토대로 개별적으로 준비했다. 방 씨는 면접시험에서 ‘진심과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지원 동기나 공직가치와 같은 기본적인 질문을 받았을 때 앞으로 공직에 나아가 이루고 싶은 뜻이 있다는 점을 진심을 담아 내보이려고 했다.

그는 “예산이나 갈등조정과 같은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도 미리 대비했지만 실제 시험장에서는 다소 임기응변으로 대처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면접을 마치고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고 면접 당시의 경험과 소감을 전했다.

다만 “면접위원들께서 앞으로 공직생활을 하면서 배워가면 된다는 식으로 말씀하신 것을 보면 완벽한 답변을 기대하기보다는 공무원으로서의 마음가짐과 발전가능성을 더 중점적으로 보시지 않았나 생각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수험 기간이 길어질수록 마음을 잘 다스리는 일이 더 힘들고 중요해진다. 방 씨 역시 “공부 자체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있지만 불안하고 심란한 마음을 가다듬는 것도 필요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장시간의 공부로 지칠 때는 음악을 듣거나 친구와 연락하면서 힘을 내기도 했다. 또 2차시험 직전의 세 달 정도는 매일 밤 일기를 쓰면서 스스로를 격려하기도 하고 시험이 끝난 직후나 먼 미래를 그려보기도 했는데 이런 시간들이 심적인 안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불안감과 싸우며 수험생활을 견뎠던 경험은 5급 공채를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을 향한 공감과 응원으로 이어졌다. 방 씨는 “단기간에 합격하는 분들도 적지 않지만 시험을 준비하다 보면 한 해 한 해가 빠르게 지나가 버린다. 그렇게 수험 기간이 늘어날수록 불안감은 커지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분도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수험생분들에게 스스로를 믿고 나아가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후회를 남기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다면 반드시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진심이 가득한 응원을 전했다.

수험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마침내 공직의 길에 들어선 그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지원할 계획이다. 통상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공직이 가진 무게와 책임을 늘 되새기며 앞으로도 꾸준히 배우고 발전하는 자세로 국민과 공익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가 되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미래가 기대되는 원대한 포부를 품고 시작하는 공직자로서의 첫걸음은 방 씨가 수험생활을 잘 견뎌내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곁에서 응원하고 힘이 돼 준 이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인사와 함께 시작된다.

“몇 년간의 수험기간 동안 어쩌면 저보다도 마음고생을 더 많이 하셨을 어머니와 아버지, 언제나 든든한 지원과 넘치는 사랑을 주셔서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를 응원해주시고 지켜봐 주신 할머님들과 친척분들께도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항상 희망의 메시지로 격려해주신 선생님과 친구들 모두 고맙습니다.”

방선희(26)‧2022년 5급 공채 국제통상 수석‧외대부고 졸업‧서울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xxx

관련기사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