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20)-‘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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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20)-‘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2.09.23 12: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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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변호사시험법은 로스쿨 수료 후 5년간 5회로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로스쿨에 재입학해 수료를 해도 다시 응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는 절대적 응시 금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위 오탈자들은 10년 여의 시간 동안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법조인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사랑샘재단(이사장 오윤덕)은 제도의 사각에 놓인 오탈자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응원하고자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200만원의 마중물 지원금이 지급되며 지원금은 여행, 새로운 진로를 위한 공부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과 활동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자는 스스로에게 새로운 약속이 되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전을 결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사색 등을 담은 에세이 1편을 1개월 내에 사랑샘재단에 제출하면 된다. 에세이의 형식이나 길이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익명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지원금 신청 시에는 ①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 참여 동기 또는 계획의 요지를 기재한 신청서 1통(사랑샘재단 홈페이지 소정양식) ② 로스쿨 석사 학위증 등 변호사시험 평생응시금지 해당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③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 사본 ④ 온라인 송금 수령 계좌번호 ⑤ 에세이가 익명으로 발표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 

사랑샘재단의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에 관해 문의사항이나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메일 ydoh-law@hanmail.net, 전화 02-3474-5300으로 연락을 하면 된다. -편집자 주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여명(黎明)

1. 10년이라는 수험기간

저는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는 기나긴 수험생활이 끝나고, 마지막 발표가 끝난 뒤에도 이를 되돌아볼 용기가 없어서 그 결과에 대하여 회피하고 있었습니다. 발표 후 현재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 다시 한번 그때를 회상해보아도 불합격이라는 결과를 듣고 망연자실했던 것이 바로 어제처럼 생생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아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 상처는 아물지 않고 그냥 상처를 덮어둔 것에 불과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가끔가다가 그 기억을 들추어보면 그때의 상처가 다시 고개를 내밀곤 합니다. 사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그 당시의 상황을 정리해보아도 그때의 일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혹자는 시험에 낙방한 것이 인생의 끝은 아니니까 앞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아보라고 권해주기도 했지만, 저의 청춘이었던 10년이 넘는 기간 오로지 하나의 길만 바라보고 준비해온 것의 끝이 이렇게 허무할 줄은 정말 지금도 믿기지 않을 뿐입니다.

2. 새로운 한걸음

법조인의 꿈을 여러 해 동안 키웠지만 결국 영구적으로 법조인이 될 수 없게 되고 나서야, 저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지 오롯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회생활 경험도 전무하고 나이만 많지 어떤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저 자신을 마주하게 될 뿐이었습니다. 앞으로 저의 미래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면 결국 다시 공무원, 공기업 등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길밖에 남지 않았고, 이를 준비하기 위해서 토익,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등등 일종의 스펙을 쌓기 위해 다시 준비기간이 필요한 것을 깨달았을 때, 그동안의 법조인이 되기 위해 준비했던 10년이라는 세월이 그렇게 허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0년 동안 미래를 위해서 준비를 해왔는데, 또 다른 무언가의 꿈을 꾸기 위해서 다시 한번 무언가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준비를 한다고 그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인지. 자신감과 자존감이 바닥이었던 저이기에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 새로운 걸음을 내딛기 위해 도저히 발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게 끝나고 나니 저라는 사람한테 남은 것은 무엇인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과정 속에서 저라는 존재는 점점 작아져만 갑니다. 실패 한번 안 해본 사람이 누가 있냐고 말하지만, 그래서 그 실패를 딛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사람을 보고 대단하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저만 제자리걸음, 뒤처져만 가고 있다는 사실이 사람을 지치게 하고 힘들게 합니다. 저만을 바라봤던 가족들의 두 눈을 마주할 때마다, 제대로 가족들을 마주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합니다. 도저히 저를 다시 한번 믿어달라고 말할 용기가 지금 너무나 부족합니다. 그래서, 마중물 프로젝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의 미래를 위한 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는 아닌가 하여 지원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정말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자신감과 자존감이 낮아져 있는 저의 상황, 어떠한 계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 기회가 나에게까지 올까 하는 의심, 지금 너무나도 약해져 있는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을 갖고 싶습니다. “언젠가 진심으로 웃을 수 있게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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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2-09-23 18:13:00
하루 빨리 개인의 자유를 짓밟는 응시금지규정이 폐지되길 바랍니다!!!
평생응시금지자들의 공간이 개설되었습니다.
http://law5.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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