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로스쿨 자기소개서 작성법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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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로스쿨 자기소개서 작성법 특강
  • 여성곤
  • 승인 2022.09.0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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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곤(법률저널 리트적성시험연구소 소장, 메가로스쿨 전임)

역대 총 15회의 법학적성시험 중 최다인원인 14,000여 명의 인원이 응시한 시험이 치러진 지 벌써 한 달을 훌쩍 넘겼고, 9월 중순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어느 학교에 지원 가능한지,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는 어떻게 운을 떼야 하며 또한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고민만 하는 수험생들이 대다수일 것입니다. 이에 제가 매년 첨삭을 하면서 알게 된 노하우를 말씀드리고자 글을 작성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다가온 9월 첫날에 야심 차게 글을 올려보려 했지만, 2년여를 잘 버텨왔다고 생각했는데 미확진자 신분에서 확진자로 신분이 바뀌고 말았습니다. 이 때문에 대략 1주일 늦게 글을 작성하게 되어 죄송한 마음으로 적게 되었네요.)

1. 자소서 작성 기한

대부분 9월 말로 알고 있는데, 사실과 다릅니다. 자소서 마감 기한은 지원서 접수 마감 기한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로스쿨의 경우 지원서 접수기한은 9/30(금) 18시까지가 맞습니다. 그러나 자소서 접수기한의 경우 구비서류 제출은 직접 방문 또는 등기우편으로 10/4(화)까지 이거나(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건국대/인하대/전남대/전북대/충북대 로스쿨 등), 또는 10/5(수)까지 이고(고려대/서강대/경희대/강원대 로스쿨 등), 나군의 경우 10/7(금)까지인 곳도 있습니다(영남대 등). 즉 학교마다 그리고 가군과 나군 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으므로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각 대학원 홈페이지에서 꼼꼼히 살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부분도 막상 겪어보지 않으면 잘 모를 수 있습니다만, 최후 마감을 앞두고는 일분일초도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 실수하지 않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작성하기 위해서는 각자 지원학교당 ‘마감 기한’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최소한의 노력을 들이시기 바랍니다.

2. 자소서의 각 항목

대표적으로 서울대 로스쿨 자소서의 항목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서울대 로스쿨의 경우 총 6,000자를 물어봅니다. 이는 전체 로스쿨 중 가장 많은 분량을 물어보는 정도에 해당합니다(작성하는 처지에서 막상 써보면 결코 하루 정도 만에 쓸 수 있는 수준이 아님을 알 수 있고, 각 항목의 작성 난도 또한 높아서 첨삭하는 처지에서도 매우 힘든 학교입니다. 참고로 제주대 자소서의 경우 역대 최고의 분량을 자랑했지만, 올해에는 양이 소폭 줄어든 상태입니다. 오히려 영남대가 예년과 달리 6000자에 달하는 자소서를 써야 해서 부담이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3000자 항목에서는 다음과 같은 항목을 물어봅니다.

(1) 학부에서 수업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공부했습니까?(전체 이수 학점 중 주전공, 부전공, 복수전공, 교양 등의 구분에 따른 학점 수, 전공 및 교양 교과목을 선택한 기준과 이유, 재수강을 한 경우 그 과목의 수와 이유를 포함) (2) 학부에서 수업 외에 주도적으로 수행한 학습과 연구 활동은 무엇이었습니까? (3) 그 외 대학 입학 이후에 어떠한 경험(: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 또는 갈등 조정 경험, 노력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신장시킨 경험, 대학 졸업 후 직장 또는 연구 경험 등)을 하였습니까?

위의 총 3가지 항목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어떠한 비율로 작성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단연 첫 번째 항목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항목을 50% 이상 작성하고 나머지 두 개 항목을 25%씩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첫 번째 항목에 대한 각 부분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1) 전체 이수 학점 중 주전공, 부전공, 복수전공, 교양 등의 구분에 따른 학점 수의 경우, 성적표를 보면서 정확하게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주/부/복수전공 및 교양 교과목을 선택한 기준과 이유를 매우 진지하게 고민하여 작성하고, 또한 전공을 대표하는 ‘심화’ 과목을 2∼3개 정도 골라서 각 과목당 1∼2줄로 그 과목을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문장을 써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간혹 그 과목을 수강하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생각해서 쓸 수 있는 정도의 문장이라면 차라리 적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재수강에 대한 항목을 만든 것은 서울대가 최초였고, 이후 다른 몇몇 학교도 따라서 항목을 신설하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담담한 어조로 왜 그 과목을 다시 들어야만 했는지 어떻게 시행착오를 줄여가면서 그 과목의 벽을 넘었는지 수강자를 변호하는 심정으로 적는 것을 권장합니다.

(2) 학기 중에 수강한 정규 수업 이외에 방학 때 활동 또는 휴학 기간 중의 활동을 적는 것이 바람직하며, 학기 중에라도 학생회, 학회 등에서 활동한 내용이 있거나 각종 대회에 참가하여 입상 또는 수상한 경력이 있다면 상세히 기술할 수 있습니다(이때 학회 등의 이름은 되도록 구체적이지 않게 두루뭉술하게 적는 것이 좋고, 작성한 논문이나 대회의 이름만큼은 또박또박 정확하게 적시하는 것을 권합니다).

(3) 사실상 적기가 매우 힘든 항목입니다. 왜냐하면 너무도 뻔한 이야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자소서를 첨삭하다 보면 가끔 자신이 쓴 내용이 매우 참신하고 기발한 소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해 아래 새것은 없다’고, 그러한 내용도 이미 정말 많은 사람이 과거에 다 써먹은 소재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어떤 신선한 소재로 작성하는 것이 꼭 중요한 것은 아니니, 이럴 때는 오직 정성과 진솔함으로 경쟁하시기를 바랍니다. 예시의 끝에 놓인 ‘대학 졸업 후 직장 또는 연구 경험 등’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럽게 접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결코 대졸자나 직장 경력자를 서울대/고려대/연세대로스쿨 등은 좋아하지 않는 분위기이기 때문입니다(이유는 여러 가지일 것이나 지면 관계상 길게 논하지는 않겠습니다).

두 번째∼네 번째 항목은 각 1,000자씩 작성해야 하며 다음과 같은 사항을 물어봅니다.

2. 대학 입학 이후에 공익을 위해 기울인 노력을 기술하시오. (동기-과정-결과-후속 활동을 포함하여 1,000자 이내)

3. 지원 동기를 기술하시오. (1,000자 이내)

4. 그 외에 지원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내용(: 자신이 학생 구성의 다양성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 지원서에 입력한 특이사항에 관하여 추가 설명이 필요한 경우 그 내용 등)을 기술하시오. (1,000자 이내)

이 항목은 선택형 항목이므로, 공란으로 두어도 좋습니다.

2번 항목은 서울대 자소서만의 특징 중 하나인데, 매우 쓰기 난해한 항목으로 유명합니다. 이때 ‘나는 공익을 위해 기울인 노력이 거의 없는 것 같은데…,’하고 좌절하지 말고 그 어떤 이야기라도 이 항목에 어울릴 수 있도록 글을 구성하고 다듬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자소서는 ‘사실’만을 확인하려고 하는 글이라기보다는 어떠한 논리로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역량을 판단하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동기-과정-결과-후속 활동을 포함하여 작성하라고 되어 있는 만큼 되도록 이 목차대로 정확히(마치 육하원칙대로 작성하듯이) 기술한 후 유연하게 다듬는 과정을 거치는 것을 권합니다.

3번 항목은 ‘지원 동기’와 ‘장래 지원 분야’를 함께 녹여내야 하는 항목입니다. 여타 항목에 장래 지원 분야에 관해 쓰는 난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동기만을 쓰기보다는 장래 희망, 미래상 등을 7대 3 또는 6대 4의 비율로 균형감 있게 작성해보시기 바랍니다. 우선, 지원 동기에 있어서는 그 무엇보다 솔직하고 진솔하게 적는 것이 최고의 비결입니다. 자신이 왜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지 그리고 왜 서울대를 희망하는지 차분하고 겸손하게 적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법조인 상을 희망하는지에 대해 적어야 하는데, (대부분 그럴 것이지만) 학부 학점이 수석이나 차석이면 ‘로클럭’이나 ‘검사’를 지망한다고 쓰는 것이 매우 개연적일 수 있으므로(학부 학점이 그리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로스쿨에 와서 최고 학점을 받은 이들이 주로 지원 가능한 로클럭, 검사를 지망한다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이를 권장합니다. 특히 서울대의 경우 최근 성균관대, 고려대, 부산대 등에 비해 로클럭, 검사 등 공직 진출 비율이 다소 낮은 편을 유지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실정에 비추어 본다면 오히려 로클럭, 검사 등 공직을 희망한다고 자신 있게 적어주는 것이 돋보이는 미래상에 대한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이는 비단 서울대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모든 로스쿨에서 위와 같은 사항을 유념하면서 미래상의 소재를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과거 사법시험 시절에는 판사-검사-변호사가 성적순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는 아무리 사법시험에서 로스쿨로 법조 직역 진입의 조건이 바뀐다고 해서 쉽게 뒤집힐 수 없는 법조계의 위계 구조임을 유념해야 합니다). 또한 변호사로서 여러 가지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는 우리나라의 6대 로펌인 법무법인 김앤장, 태평양, 광장, 세종, 율촌, 화우 등의 홈페이지에서 현재 각 로펌이 어떤 업무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지 최근 경향에 대한 식견을 얻을 뿐 아니라 주된 구성원 변호사 프로필과 최근 담당한 송무 목록 등을 최대한 꼼꼼히 살펴서 수시로 읽어둠으로써 각 법조인을 모델링하고, 나아가 미래상 작성에 대한 식견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4번 항목의 경우 1∼3번 항목에서 미처 다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이 되는 자신만의 어필 포인트를 짧고 명료하게 선보이는 것이 필요한 항목입니다(“빈칸으로 두어도 좋습니다.”라는 말은 사실 절대로 빈칸으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말로 보면 됩니다. 위의 4번 항목까지 성실히 남김없이 작성한 버전과 빈칸으로 비워 둔 버전과 어떤 것이 더 충실해 보일 것인가는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서울대 로스쿨의 경우 학부에서의 학업성취도만 묻고 있지만, 다른 여타 학교 중 로스쿨 입학 후의 학업계획서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매우 고무적인 항목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각 학생이 3년간 학업에 임할 곳임에도 앞으로 어떤 자세로 어떻게 공부하겠다는 것을 아예 묻지 않는 서울대 로스쿨의 경우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대학원도 2년간 학업에 임하게 되는 석사과정생과 박사과정생을 뽑는 과정에서 학업계획서를 반드시 살펴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이때 학기별, 방학별로 마치 로스쿨을 다니고 있는 재학생처럼 상세하고 정확하게 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1학년 때부터 너무 변호사시험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하기보다는 민법 등 기본적인 과목에 대한 학업성취도를 위해서 기울여야 하는 노력 등을 적어주는 것이 좋고, 2학년 2학기 또는 그해 겨울방학 때부터 본격적으로 변호사시험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식으로 적어주는 것을 권합니다(로스쿨도 전문‘대학원’이고 3년 내내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선후배, 동기, 지도교수님, 과목별 교수님들과 어우러져서 친목을 도모하는 시간도 매우 많은 학업공동체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3. 자소서 작성 시 유념해야 할 사항

1) 중복 금지

같은 내용이 이 목차 저 목차 여기저기에 여러 번 반복적으로 나오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리를 내서 읽어보는 것입니다. 막상 눈으로만 글을 볼 때와 확연히 다른 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목차 배분 및 목차 간 균형

어느 정도 분량에 맞게 작성이 완료된 ‘초안’의 경우 그저 문장만 요모조모 위치를 바꾸면 되므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살펴보면서 각 문장이 각 목차에 제대로 들어갔는가를 주의하여 살피는 것을 권합니다. 또한 목차 간 균형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제가 위에서 지적한 서울대 자소서 (1) 항목에 대한 언급을 참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3) 솔직함이 승부처다

첨삭을 진행하노라면 꼭 듣는 말이 있습니다. “선생님 솔직하게 말씀드려도 되나요?” 십중팔구 초안은 보여주기식 글을 쓰고 있다는 말입니다. 제발 솔직하게 작성해주시고 솔직하게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진심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오롯이 적어주시기를 부탁 또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그래야 저로서도 더 해드릴 말씀이 있게 됩니다.

4) 소제목

소제목을 써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가 있는데, 제 생각에는 나중에 지우게 되더라도 일단은 소제목을 써보는 것이 좋지 않은가 합니다. 작성자의 관점에서 글을 구조적으로 작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첨삭하는 처지에서도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를 단번에 파악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자소서를 평가하는 분들의 관점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소제목이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마치 있는 것처럼 구조적인 글 그것이 포인트입니다.

5) 두괄식/목차 중심의 단점

저는 개인적으로 두괄식을 그리 권하지 않습니다. 가령 장단점이라는 항목에 대해 “저의 장점은 성실함입니다”, “저의 단점은 완벽주의입니다”라는 식으로 적어 내려가는 것입니다. 이때마다 제가 지적하는 것은 내 장점이 무엇이라고 주장하시지 말고, 글을 다 읽어보았을 때 ‘아 이 사람의 장점은 이것이구나’하고 곧바로 알 수 있게 쓰는 글이 더 정성이 들어간 글로 보이고,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목차 중심으로 쓰는 자소서가 그리 보기에 좋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먼저 목차 중심으로 작성한 후 그것을 유기적 연관성을 가질 수 있도록 윤문하는 과정을 거치면 매우 좋은 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6) 짧은 문장의 단점과 긴 문장의 장점

자소서 첨삭을 하다 보면 “선생님 현재 문장은 너무 긴 것 같아요. 짧게 자를 수 없나요? 하는 요청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짧다고 좋은 문장이고, 길다고 나쁜 문장이 아니라 오히려 긴 문장이지만 논리적 흐름을 고려하였을 때 또렷이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얼마 전까지 몰입하면서 풀이한 언어이해와 추리논증의 경우에도 정답의 근거는 대부분 긴 문장에서 나올 수밖에 없음을 경험했듯이 자소서도 전체적으로 읽기 쉬운 문장 위주로 작성하되, 한 항목에 한 문장 정도는 길지만 논리 정연한 문장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4. 학생들이 주로 범하는 실수

1) ‘초안’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지금껏 10년이 넘게 수백 건의 자소서를 보았지만, ‘초안’이 마음에 쏙 드는 경우는 지금까지 단 한 건에 불과하였습니다(미국 유학을 마치고 용산에 복무하던 KATUSA 통역병이었는데 초안을 보여주기까지 매일 일과를 마치고 2시간씩 한 달이 넘게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기를 반복한 글이었다). 왜 자신의 일생을 단 몇 장에 나타내는 글을 그리고 가볍게 대충 쓰고 주변 이들에게 보여주려 하는 것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2) 합격 자소서 – 한 번은 보면 좋다.

얼마 전 서울대 자소서를 첨삭하였습니다. 리트 152를 넘는 최상위권 학생이었지만 매우 엉뚱한 방향으로 작성하는 학생을 본 적이 있습니다. 혹시나 해서 합격 자소서를 본 적이 없는지 물어보았더니 그렇다고 했습니다. 작년 또는 재작년에 합격한 분의 자소서를 구하기 어려워 아직 보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소서를 작성하는 처지에서 반드시 합격 자소서를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한 번 정도는 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다시금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구할 수 있다면 구해서 가볍게 전체 구성 정도는 참조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혹 그것이 힘들다고 해도 좌절할 필요는 전혀 없겠지만요. (여담이지만, 리트는 수학과의 상당한 정도의 상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수학적인 사고가 뛰어난 이들은 신기하게도 우리말을 쓰는 것에 상당히 서툰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그런 분들의 경우 자신의 글에 자신감을 가지지 말고, 내가 논리적 수학적 사고가 뛰어날수록 언어적 감각은 다소 떨어진다고 하는 것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주변 이들과 수차례에 걸친 논의를 통해 글을 다듬어서 최선의 결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3) 자소서에 등장하는 주체들

자소서는 주로 ‘나’가 등장하는 글입니다. 결코 다른 것들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소서가 아니라, 내가 가려는 로스쿨에 대한 찬사, 그 지역에 대한 현황, 내가 본 영화, 내가 들은 과목과 강연 등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물론 내 가족이 주가 되어서도 안 됩니다. 또한 자소서에 주로 등장해야 하는 주체는 바로 ‘교수님’입니다. 학부과정에서 교수님과 소통한 내용들과 그로 인해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었던 사례들을 잘 적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향후 로스쿨에 가서도 매일 만나고 묻고 논해야 하는 대상은 바로 로스쿨 교수님입니다. 여러 자소서에서 로스쿨에 가면 ‘스터디’를 열심히 하겠다는 식의 글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다소 위험한 발상입니다. 그런 식으로 스터디를 강조하기보다는 교수님과의 소통과 교수님께 부탁드려 실력향상을 꾀해야 하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임을 잊지 말고 될 수 있으면 항목마다 ‘교수’라는 단어가 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5. 글을 마치며

제가 자소서를 첨삭할 때, 학생들로부터 여러 가지 얘기를 듣곤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저보다 저를 더 잘 아시는 것 같아요.” “선생님의 첨삭을 통해 결국은 전부 제 얘기를 제가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산파법으로 문답을 주고받는 식으로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를 쓸 수 있게 이끌어 주시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습니다.”

그리고 매년 12월 중 아래와 같은 문자를 받고는 합니다.

“3배수 밖이라서 기대도 안 했는데 정말 기뻐요.” “쌤~~ 저 중앙대 최초합 했어요. 리트 115도 중대 최초합 갈 수 있다니요….”

함께 자소서 첨삭을 진행한 후 이런저런 합격생이 나오는데, 작년 한 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서강대, 경희대, 중앙대, 건국대, 아주대,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충남대, 강원대, 원광대 로스쿨 등 많은 합격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매년 9월 한 달 그리고 10월 첫 번째 주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여기에만 매달리는 것이 절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학생들의 자소서 초안과 비교하였을 때 제출본이 괄목상대할 만한 수준으로 향상되고 개선되는 것을 지켜보는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할 뿐 아니라, 한 명 한 명 합격에 이르러 로스쿨에 진학하는 것을 보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아 매년 자소서 첨삭을 하고 있나 봅니다. 혹 남은 기간 제게 첨삭을 희망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아래의 링크로 신청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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