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15)-‘오탈 된 자의 기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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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15)-‘오탈 된 자의 기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2.08.10 18: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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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변호사시험법은 로스쿨 수료 후 5년간 5회로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로스쿨에 재입학해 수료를 해도 다시 응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는 절대적 응시 금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위 오탈자들은 10년 여의 시간 동안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법조인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사랑샘재단(이사장 오윤덕)은 제도의 사각에 놓인 오탈자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응원하고자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200만원의 마중물 지원금이 지급되며 지원금은 여행, 새로운 진로를 위한 공부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과 활동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자는 스스로에게 새로운 약속이 되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전을 결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사색 등을 담은 에세이 1편을 1개월 내에 사랑샘재단에 제출하면 된다. 에세이의 형식이나 길이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익명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지원금 신청 시에는 ①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 참여 동기 또는 계획의 요지를 기재한 신청서 1통(사랑샘재단 홈페이지 소정양식) ② 로스쿨 석사 학위증 등 변호사시험 평생응시금지 해당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③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 사본 ④ 온라인 송금 수령 계좌번호 ⑤ 에세이가 익명으로 발표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

사랑샘재단의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에 관해 문의사항이나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메일 ydoh-law@hanmail.net, 전화 02-3474-5300으로 연락을 하면 된다. -편집자 주

<오탈 된 자의 기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김현지

몇 년 전 매회 새로운 재료를 주고 의상을 제작하게 하는 티브이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옷 만드는데 재능 있는 사람들에게 정해진 시간 안에 새로운 의상을 만들어내게 하는 것이었고, 마지막 회에는 우승자를 뽑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반짝반짝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세상에 이렇게 재능 있는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한참 인기가 있었던 트로트 가수 경연 대회나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을 떠올려 봅시다. 어떤 이는 생계를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어떤 이는 학업을 포기하기도 한 채 노래할 수 있는 길을 향해 갑니다. 만약 그들에게 <5년 동안 성공을 못 했으니 당신은 절대로 가수가 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가수가 될 수 없습니다>라고 한다면, <5년 동안 당신은 국가에서 주는 기회를 잡지 못했으니, 아무리 재능이 있고, 이 일을 좋아한다 해도 절대로 의상 디자이너가 될 수 없습니다>라고 한다면 그건 얼마나 슬픈 일일까요? 그리고 그게 합당한 일일까요? 그것이 설사 젊은 청춘들의 땀과 노력, 경제적 낭비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고 해도, 또는 고시 낭인을 막기 위한 것이라 한다 해도 말입니다.

오탈자들은 그럼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요?

학부 4년, 로스쿨 준비 기간, 로스쿨 3년, 시험 응시 기간 5년, 모두를 더하면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입니다. 이미 강산이 한 번은 족히 변했을 시간입니다. 변호사시험 오탈제도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로스쿨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 봤으니 변호사 되었겠구나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요. 좀 심도 있게 오탈제도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런 게 있다고?’ 하고 반문합니다.

전문의 국가고시는 학위를 받고 평생 응시할 수 있습니다.
약사국가고시는 학위를 받고 평생 응시할 수 있습니다.

왜 유독 변호사시험만 횟수와 기한의 제한을 받는 것인가요?

언젠가 20년쯤 전에도 시험을 몇 번 이상 떨어지면 사법고시 지원에 제한을 둔다든지 공무원 시험 몇 번 이상 떨어지면 지원에 제한을 두는 제도가 있었지만 다 사라졌습니다. 오탈제도를 통해 지키려는 정의와 사회적 이익보다, 한때는 법조인을 희망하였던 존재들의 인생 한 축이 파괴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고 잔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나는 아니지, 나는 오탈 아니니까.’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한 번만 생각해 주세요. 가수 임영웅 님이 5년 안에 오디션에 발탁되지 않아 평생 이 나라에서 노래를 할 수 없다면요, 어떠한 이유가 있다 해도 그것이 정당한 것입니까? 그것이 옳은 일입니까?

취업을 하려니 <박사학위 또는 논문>이 필요하고 일반 신입 채용으로는 나이가 많습니다. 경력직으로는 공부만 하고 일한 경력이 없어서 어렵습니다. 법률사무소, 로펌 직원들이 하는 법무 송무 서비스는 완전히 실전이라 새롭게 배우고 익혀야 하고, 나이 많은 로스쿨 출신의 직원을 채용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까요?

누구보다도 이 직역에 가슴이 뛰었던 나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언젠가 이 먹먹함도 끝이 나겠지요. 이런 저를 외면하지 않고 격려해준 마중물 프로젝트에 제 마음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관심과 사랑만이 제 마음에 마중물이 되어 제 삶을 포기하거나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을….

반드시 다시 일어서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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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0 19:56:55
로스쿨제도는 자격시험으로 설계된 제도이고 그렇게 하지 않을거면 존재의 이유가 없죠. 굳이 3년의 의무적 교육과정을 거치게 하는 것도, 미리 정원을 2천명으로 한정한 것도 다 무의미해지는거죠.
그런데도 먼저 합격한 사람들이 시험합격자 줄여서 사익을 도모하려는 욕심에 사로잡혀서, 세력을 이루고 거기서 생긴 힘과 돈과 권력으로 교육제도에 간섭하고 시험의 형태자체를 바꿔버렸으니..
그래놓고 cbt같은 합격자수와 상관없는 일에는 자신들의 합격자수 통제행위를 물타기하려고, 마치 로스쿨제도 개선에 사심없이 힘쓰고 있는 냥 적극적으로 나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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