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입법고시 바늘구멍 뚫고 재경직 수석 꿰찬 오윤성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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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입법고시 바늘구멍 뚫고 재경직 수석 꿰찬 오윤성 씨
  • 이상연 기자
  • 승인 2022.08.04 15:0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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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성‧2022년 제38회 입법고시 재경직 수석/상산고 졸업‧고려대 국제학부 휴학 중
오윤성‧2022년 제38회 입법고시 재경직 수석/상산고 졸업‧고려대 국제학부 4학년 휴학 중

“PSAT은 사고 과정 철저히 분석한 후 적용해야”
“2차 과목은 빠르고 정확한 문제 풀이 능력 길러”
“국민을 먼저 섬기는 따스한 공무원이 되고 싶다”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국회사무처(사무총장 이광재)는 지난달 29일(금) 2022년도 제38회 입법고시 최종합격자 14명을 국회채용시스템(http://gosi.assembly.go.kr)을 통해 발표했다.

올해 제38회 입법고시에는 2941명이 지원하여 평균 210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직류별로는 일반행정직 6명, 법제직 2명. 재경직 6명이 최종 합격했다.

최종합격자 14명의 평균 연령(만 나이)은 26.7세로 지난해 26.1세에 비해 0.6세 높아졌지만 2000년(27.5세)보다는 0.8세 낮아졌다. 연령대별로는 25세∼27세가 9명(64.3%)으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였으며, 27세∼30세는 2명(14.3%), 31세 이상은 2명(14.3%), 24세 이하는 1명(7.1%)이 최종 합격했다. 최고령 합격자는 1989년생(33세), 최연소 합격자는 1997년생(24세)이다.

이 가운데 올해 재경직은 오윤성(25‧사진) 씨가 수석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이번 제2차시험에서 행정학 66점, 경제학 88점, 행정법 66.66점, 재정학 89.33점, 통계학 42.33점으로 평균 78.29점을 얻어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석의 타이틀을 거머쥔 오 씨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수험생활 중 수석 합격자 인터뷰를 읽으며 막연한 동경을 하였는데 제가 인터뷰하게 되었다는 게 정말 꿈만 같다”고 수석 합격의 소감을 전했다.

오 씨는 전국 단위 자사고로 유명한 전북 상산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국제학부 휴학 중 입법고시에 도전해 2년여 만에 합격과 동시에 재경직 수석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그에게 입법고시를 도전하게 된 계기를 묻자 오 씨는 “단과대학 부학생회장 직을 수행하면서 학생회칙을 개정하고 예·결산을 심의한 경험을 토대로 공직자를 꿈꾸게 되었다”며 “특히 법안과 예·결산안을 바탕으로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회 업무에 관심을 두게 돼 입법고시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수석 합격의 비결을 묻자 그는 “그간의 입법고시 출제경향을 고려해 볼 때 올해에는 기본기를 주로 묻는 무난한 출제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수석 합격이라는 과분한 결과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특별한 학습법이나 비결이 있다기보다는 좋은 운이 따라주어 제게 기회가 주어졌던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입법고시는 첫 관문인 PSAT이 중요한 시험이다. 1차 경쟁률이 수백대 일을 기록하다 보니 PSAT의 난도가 매우 높다. 이 때문에 ‘PSAT 고수’가 아니면 합격하기 어려운 시험으로 꼽힌다.

그의 PSAT 공부 방법에 관해 궁금했다. 그는 5급 공채, 민간경력자채용, 입법고시 등 기출문제를 위주로 공부했다고 했다.

오 씨는 “여러 차례 풀었던 문제도 다시 마주하였을 때 어떤 사고 과정이 이뤄졌는지를 철저히 분석하고자 노력했다”며 “이를 통해 실전에서 외형만 보고도 해당 문제에 시간을 쏟을지에 관한 판단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출문제는 어느 정도 출제 유형이 정형화되었기 때문에 이를 철저한 분석을 통해 자신에게 적용하게 된다면 실전에서도 적절한 시간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입법고시의 PSAT 특징에 관해 그는 언어논리의 경우 5급 공채보다 지문이 길고 정보가 나열식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만큼 발췌독에 적합하다는 게 특징으로 꼽았다. 또 입법고시 PSAT을 중심으로 시간관리를 연습해 본다면 발췌독 위주의 풀이 능력을 잘 기를 수 있다는 것. 다만, 언어논리는 기본적 독해력이 제일 중요하므로 이는 단순히 정보 발췌독 연습용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근본적인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료해석에 관해 그는 독특한 계산식을 통해 수험생에게 문제를 낯설게 느껴지게 하거나 세밀한 계산을 요구한다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기본적인 계산 능력으로서 정확성과 신속성이 매우 강하게 요구된다는 것. 이에 따라 평소 사칙연산 위주의 지속적인 계산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문제에서 주어지는 지표와 계산식에 너무 겁먹지 않고 차분하게 사칙연산을 해나가야 한다”며 “다만 요구되는 계산의 양이 많아 적절한 문제 선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황판단에 관해 그는 “퀴즈형 문제의 경우 5급 공채와 큰 차이점이 없지만, 올해에는 ‘노노그램’ 퍼즐형 문제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며 “이는 차분하게 불가능한 선지를 지워나가는 논리력이 중요한 문제다. 이처럼 입법고시라고 해서 독창적 풀이법이 요구된다기보다는 접근 가능한 풀이 중 ‘정답이 아닌 것’을 확실히 제외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평했다. 그러나 오 씨는 “법조문형 문제는 5급 공채보다 매우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므로 시간이 매우 많이 요구되며 이에 따라 적절한 풀이 시간 배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SAT 전국모의고사 응시 경험을 묻자 그는 “법률저널 전국모의고사와 다른 전국모의고사 응시 경험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올해에는 법률저널 모의고사만 2회 응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국모의고사를 통해 영역별로 여러 운영 방법을 연습해 볼 수 있었고 여러 차례 시행착오 끝에 저에게 최적화된 시간 운영 전략을 세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헌법 공부에 관해선 최대한 부담 없이, 그러나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강사의 기본강의와 핵심지문총정리 강의, 880 특강 등 커리큘럼 전반의 강의를 모두 수강했다. 이를 토대로 시험 직전에는 법무사, 국회직 8급, 국가직 7급, 입법고시 등 다양한 문제 풀이를 반복했다고 했다. 또 그는 1차 시험 준비 기간에 부속 법령들을 꾸준히 눈에 익혔고 핸드폰의 OX 퀴즈 앱을 통해 자투리 시간을 헌법 공부 시간으로 활용했다.

그의 2차 준비의 경우 초시 때는 주로 학원 종합반에 등록하여 공부했다. PSAT을 포함하여 2차 전 과목을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예비순환부터 시작하는 학원의 커리큘럼을 최대한 충실하게 따라가려고 했다는 것. 다만, 현장 강의에 집중을 잘하지 못하는 제 특성을 고려하여 인터넷 강의 위주로 이를 빠르게 수강했다.

지난해 2차 시험에 떨어진 이후부터는 원하는 강의만 별도로 수강하는 방식을 택했다. 특히 최신 논의를 반영해야 하는 행정학, 행정법은 다시 3순환 강의를 수강했다. 그러나 경제학, 재정학 및 통계학은 별도로 강의 자료나 문제집 풀이에 집중했다. 지난해보다 올해에는 기본기를 바탕으로 융통성 있게 시간 활용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2차에서 중요한 과목과 전략을 묻는 말에 오 씨는 “모든 과목이 중요하지만, 점수 분포와 합격 가능성을 고려해 볼 때 고득점에 유리한 경제학, 재정학, 통계학의 정답을 맞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답안지의 깔끔한 목차 구성이나 적절한 그래프, 가독성 등을 신경 쓰는 것은 그 이후의 문제라는 것. 그는 “다양한 유형의 문제들을 접하고 이를 단순한 수학 문제 풀듯이 반복 학습하여 빠르고 정확한 문제 풀이 능력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 입법고시 경제학 1문이나 통계학 1문 등의 문제 풀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연습문제 수준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때로는 여러 개념이 중첩되고, 확률분포·적분이 결합하거나 기본적 개념에서 벗어나 주어진 정보만을 제한적으로 활용하여야 하는 등의 문제에도 대응 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그는 “불편하더라도 자신이 어렵게 느껴지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도전하여야 한다”며 “단순히 아는 내용만을 반복하여 학습하기보다는 소위 ‘킬러’ 문항 대비를 위한 노력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석 합격자의 답안은 어땔까? 그는 과목별로 자세히 답안 작성의 요령을 설명했다. 우선 행정법의 경우, 목차 구성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았다고 했다. 주관적인 판단이긴 하나 학설 대립의 실익이 없다고 생각하는 쟁점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이를 생략했다. 또 판례가 해당 쟁점에 대해 명확한 견해 표명을 하지 않으면 판례보다 학설 대립의 서술 비중을 늘렸다. 사례에 포섭이 필요한 정보가 다수 주어지면 기타 목차들을 대폭 줄이고 사안 포섭에 상당한 비중을 할당했다. 그는 이처럼 목차 간 융통성 있는 비중 분배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경제학과 재정학에 관해 그는 ‘개념-수식 풀이-그래프-함의’의 가장 기본적인 틀을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했다. 다만 수식 풀이의 경우 장대하게 풀이 과정을 서술하기보다는 최대한 깔끔하게 답 도출까지의 과정을 생략하여 서술했다. 이를 위해서는 초안지나 문제지에 완벽하게 계산을 마무리하고 실제 답안지에는 그 과정보다 결과에 집중하여 서술했다는 것.

통계학은 모든 과목 중 가장 답안 작성 요령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자칫 생략할 수도 있는 첨자나 변수의 범위 등 세밀한 답안 구성을 위해서 남는 시간에 적극적으로 답안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행정학의 경우, 쟁점별 세 가지 목차를 기본으로 하여 간결하지만 넓은 범위를 아우르는 서술을 하고자 노력했다. 많은 문장으로 목차의 내용을 채우기보다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핵심만을 서술하는 간결한 구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가독성을 위하여 소목차는 웬만하면 키워드 중심의 짧은 문장으로, 중목차 및 대목차는 단순한 키워드 나열로 이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올해 입법고시 면접에서 응시대상자 24명 중 10명(일반행정과 재경 각 4명, 법제 2명)이 면접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면접 탈락률이 무려 41.7%에 달할 정도다. 이는 20∼30% 면접에서 탈락하는 5급 공채보다 매우 높은 수치다.

입법고시 면접은 개별 보고서 작성을 토대로 개별면접이 이루어지고 역할 부여를 통한 집단토론이 이루어진다. 어집니다. 가상 상황을 토대로 문제가 출제된다.

오 씨는 2차 합격 발표 당일에 인터넷 카페에서 스터디를 구하여 함께 면접을 대비했다.

면접에서 중요한 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는 “개인적으로는 면접관께서 원하시는 답변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혹시 면접 과정 중에 여러 번 같은 질문을 받게 된다면 최대한 면접관의 의중을 파악하여 이에 맞는 답변을 하려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입법고시 면접은 생각보다 자세하게 국회의 기능(특히, 재경직류의 특성상 예산안 관련)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묻는 말이 많았다”며 “면접 대비 시에 가볍게라도 국회의 예산안 관련 제도의 이름 등은 익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2년여 수험생활 중 힘들었던 점을 묻자 그는 “2차시험을 준비하면서 일부러 어려운 문제를 골라서 풀고, 아이디어를 잡기 어려운 내용 위주로 공부할 때 특히 힘들었다”며 “아무리 개념을 많이 익히고 공부를 오래 하였더라도 어렵고 낯선 문제를 마주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이처럼 저 자신을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하여 부족함을 자극제로 삼았던 시간이 제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수험 기간 쌓인 스트레스는 일요일에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매일 한 시간씩 헬스를 하며 풀었다고 했다.

초시생 때는 매주 관악산 등산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다는 그는 “고시의 특성상 스트레스를 풀지 않고서는 효율적인 공부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운동을 통해 건강 증진과 스트레스 해소, 공부 효율 향상을 모두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에게 앞으로 어떤 공무원이 되고 싶냐고 묻자 오 씨는 “국민을 먼저 섬기는 따스한 공무원이 되고 싶다”며 “앞으로의 공직 생활에서 국민에게 봉사하고 국민을 위하는 삶을 살겠다”고 포부와 각오를 다졌다.

현재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말에 그는 “저도 얼마 전까지 수험생활을 지속해오면서 이 생활이 얼마나 지치고 힘든지 잘 알고 있다”며 “제가 늘 되새겼던 ‘악몽을 두려워하면 꿈을 꿀 수 없다’라는 문장을 수험생분들께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확실함과 고단함에도 꿈을 꾸고 계시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며 “꿈을 꾸다 보면 언젠가 이를 멋지게 실현하실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두려워 말고 본인의 가능성과 능력을 온전히 믿으시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끝으로 그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주위의 도움이 컸다며 감사의 인사말을 전했다.

“우선 제게 능력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저를 믿어주고 아낌없이 응원해주셨던 가족과 주위 지인분들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지면의 한계상 모든 분의 이름을 불러드릴 수는 없어 제가 한분 한분 직접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 혼자서는 절대 이뤄낼 수 없었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응원해주신 분들께 늘 감사하며 앞으로 매사에 겸손한 모습으로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윤성‧2022년 제38회 입법고시 재경직 수석/상산고 졸업‧고려대 국제학부 4학년 휴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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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2-08-07 15:36:38
입법고시 수석이면 2022년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 중 가장 똑똑한 사람이네

오윤성 그는 신인가? 2022-08-04 16:48:42
아니. 신, 그는 오윤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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