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게 맞는 계획의 실천’으로 입법고시 일행 수석 차지한 정민규씨
상태바
[인터뷰] ‘내게 맞는 계획의 실천’으로 입법고시 일행 수석 차지한 정민규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2.08.01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2년 입법고시 일반행정 수석 정민규씨대전고 졸업/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재학
2022년 입법고시 일반행정 수석 정민규씨
대전고 졸업/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4학년

직렬 변경 힘들었지만 상황 고려한 맞춤형 계획으로 극복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 되고 싶다는 초심 지킬 것”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수험생활의 가장 훌륭한 마무리는 물론 ‘합격’일 것이다. 하지만 합격은 모든 이들에게 주어지는 결과물이 아니기에 수험생들에게는 또 다른 대답이 필요하다. 시험의 난이도는 물론 선발인원이 극소수라 바늘구멍 뚫기에 비견되는 입법고시에서 일반행정직 수석 합격을 차지한 정민규씨의 이야기가 바로 그 대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정씨는 수험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하자’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고 했다. 그는 “물론 행운과 같은 외부적 변수 역시도 수험의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많은 노력을 들였음에도 단순히 운이 좋지 않아 나쁜 결과를 받아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해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후회가 남지 않아야 비로소 결과를 돌아볼 수 있고 어떤 방향으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과와 무관하게 적어도 후회 없는 수험생활이 되셨으면 좋겠다”는 수험생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에서 수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결과보다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씨가 보낸 ‘후회 없는 수험생활’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에 진학한 정씨는 올해 만 25세로 대학 3년을 마치고 휴학해 시험을 준비했다. 어린 시절부터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꿈을 가졌던 그가 특별히 입법고시에 마음을 두게 된 것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국회를 견학했던 경험에서 비롯됐다. 정씨는 “국회라는 공간 역시도 그 뒤에서 많은 분들이 제 역할을 수행해서 운영되는 곳임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직접 보고 난 후에 스스로도 국회의 일원으로서 근무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이후 입법고시의 존재를 알게 돼 도전하게 됐다”고 전했다.

어린 시절부터의 꿈을 이뤘으니 기쁨이 남다를 터. 수석 합격 소감을 묻자 “입법고시라는 어려운 시험에서, 개인적으로는 직렬 변경이라는 새로운 도전이 겹쳤는데도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러한 결과에는 물론 제 자신의 노력도 역할을 했겠으나 아마 그보다도 많은 행운이 따라줬다고 생각하다. 자만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공직에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중간에 직렬을 변경하는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수석 합격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했다. 정씨의 대답은 ‘계획과 실천’으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꾸준하게 계획을 세워 공부했다는 것을 비결로 꼽은 정씨는 “특히 수험기간 동안 매일 밤마다 10분 내외로 오늘 공부했던 내용과 내일 계획을 간략하게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것이 좋은 영향을 가져다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자신의 수준을 인지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한 점을 언급했다. 2년간 준비해 온 재경직을 일반행정직으로 변경하면서 공통적으로 치르는 PSAT이나 경제학, 행정법, 행정학은 어느 정도 숙련이 돼 있지만 처음 응시하는 정치학, 정보체계론은 기반이 빈약하다는 점을 계획에 고려했다.

올해 1~2월에는 PSAT 공부 시간을 줄였고 3월에는 경제학 3순환 강의를 수강하지 않았다. 4~5월에는 행정법, 행정학 3순환 강의의 복습 시간을 줄여 남는 시간에 상대적으로 미숙한 정치학, 정보체계론 공부에 투자하는 전략을 마련하고 실천했다.

구체적인 각 단계별 공부방법에 대해 들어보면 먼저 첫 번째 관문인 PSAT의 경우 5급 공채와 입법고시 모두 1차를 PSAT으로 치지만 출제경향에는 꽤 차이가 있다. 정씨는 “입법고시 PSAT은 5급 공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스타일로 모든 영역에서 각 문제마다 주어지는 지문, 자료의 길이가 길다는 특징이 있다”고 평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5급 공채가 지문, 자료를 ‘얼마나 깊고 면밀하게 이해하는지’에 중점을 둔다면 입법고시는 ‘요구하는 많은 내용을 모두 파악할 수 있는지’에 보다 집중하는 느낌”이라며 “입법고시의 경우 한정된 시간 안에 풀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그는 PSAT 준비에 있어서 ‘문제에 익숙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짧은 시간 내에 40문제를 풀어야 하는 PSAT의 특성상 문제를 접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 그는 최대한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많이 접해서 익숙해지는 데 중점을 뒀다. 아울러 문제를 푸는 감을 시험 당일까지 유지하기 위해 시험이 가까워지면 꾸준하게 정해진 분량의 문제를 풀며 감을 유지했으며 평소보다 일찍 귀가하고 더 오래 자는 등 컨디션 관리에 신경을 썼다.

PSAT에 비교적 자신이 있는 편이라 강의를 별도로 듣지 않았고 전국모의고사에도 그다지 응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1차시험을 앞두고 법률저널 모의고사를 봤다. 그는 “많은 전국모의고사 중 법률저널 모의고사를 선택한 것은 가장 많은 인원이 응시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도 “그때 응시했던 모의고사에서 직렬 내, 전체 인원 내 모두 한 자릿수 백분위라는 결과를 받아서 자신감을 갖고 시험에 임할 수 있었다”고.

헌법의 경우 PSAT을 아무리 잘 봐도 헌법을 통과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고 또 첫 과목이라 이후 PSAT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공포가 있었다고 했다. 때문에 기본 실력을 탄탄히 쌓기 위해 기본 강의도 듣고 진도별 모의고사도 수강하는 등으로 공을 들였다. OX 퀴즈 어플도 배운 내용을 실제 문제에 적용하는 연습에 도움이 됐다.

2차시험은 주로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고 혼자 기본서를 읽고 문제를 풀어보는 방식으로 준비했다. 전역 전에는 부대 내 독서실과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전역 후 수험생활 2년차까지는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했으며 3년차에는 본가에 내려가 근처 독서실에서 공부를 해왔다. 휴학 중에는 순공부 시간으로 하루에 9~10시간 정도를 채웠다.

과목별로는 경제학의 경우 학교 전공 강의와 학원 인터넷 강의를 통해 이론을 공부한 후 문제를 풀며 실전에 적용하는 연습을 했다. 실전에서 쉬운 문제는 빠르게 풀고 남은 시간 어려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한 정씨는 빈출되는 문제를 선정해 반복해서 풀면서 유사한 문제가 출제될 경우 쉽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공부하면서 본 고난도 문제 역시 다시 풀면서 문제를 푸는 아이디어를 획득하는 데 집중했다.

행정법은 기본적으로 관련 학설과 판례를 암기하되 세부에 숨어 있는 법논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단순히 암기한 내용을 풀어놓기보다는 왜 이런 논쟁이 발생했으며 왜 이런 논리가 지지받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행정학은 다양한 이론, 모형이 개별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탄탄한 기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기본적으로 강의를 들으면서 틈틈이 기본서를 회복하는 방식으로 기반을 다졌다. 기출문제나 학원 3순환 모의고사를 작성하며 공부한 내용을 글로 서술하는 연습도 많이 했다.

정치학의 경우 지난해 10월 인터넷 강의로 1순환 강의를 수강한 후 기본서와 서브노트를 중심으로 개념과 이론을 익혔다. 5급 공채와 입법고시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면서 배운 내용을 답안으로 옮기는 과정을 진행했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논문 자료는 거의 읽지 못했지만 기본서를 중심으로 답안을 많이 써보는 방식으로 대처했다.

정보체계론은 강의를 통해 기본기를 다졌지만 과목 성격상 강의만으로는 고득점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추가적으로 ‘국가지능정보화백서’나 관련 법령, 국회입법조사처의 ‘이슈와 논점’ 또는 인터넷 뉴스 등을 읽으면서 준비했다. 이 같은 과정이 올해 입법고시에 출제된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대한 답을 서술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정씨는 “2차시험 공부는 과목마다 이론적 기반을 다지고 이를 실전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습했다. 특히 그 과정에서 기출문제 풀이가 가장 중요했다”고 전했다. 가장 중요한 과목과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모든 과목이 중요하지만 일반행정직으로 응시하게 되는 과목 중에서는 경제학과 정치학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경제학의 경우 최근 5급 공채와 입법고시에서 모두 어렵게 출제되고 ‘해당 문제를 푸는 방법을 아는지’에 따라 변별력이 나타나기 때문에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씨는 그럴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문제가 묻고자 하는 것은 경제학적 사고와 응용능력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2학기에 복학해서 학부 전공 강의를 들으면서 기본적인 미시경제학적 사고와 계산능력을 다듬은 것이 도움이 됐다.

정치학의 경우 실력에 따라 편차가 크게 나타날 수 있는 과목이고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더욱이 정씨의 경우 직렬 변경 후 7개월에 불과한 짧은 시간 동안 정치학적 글쓰기를 익히고 많은 개념들을 이해해야 했다. 그는 ‘글을 통해 답안을 서술하는 시험’이라는 것에 집중, 많은 개념들도 결국 글로 작성하기 위해 필요한 재료라고 보고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데 최대한 집중했다.

문제를 풀며 자신이 실제 답안에 쓸 수 있는 개념, 이론이 무엇인지 선별하고 이를 중심으로 암기하고 이해하려고 했다. 그는 “실제로 10여 년에 걸친 두 시험의 기출문제를 풀어보면서 자주 사용하는 이론과 논리, 개념들이 어느 정도 정립됐고 글쓰기 방식도 가다듬어졌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짧은 시간 내에 실력을 쌓는 핵심이었던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2차시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답안 작성’에 관해서는 과목별로 경제학의 경우 빠르고 정확한 계산을 위해 계산과정에 대한 이해와 숙련도를 높여야 하고 행정법 등 논문과목은 빠르게 쟁점을 찾아 목차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해진 시간을 준수하며 많이 써봐야 한다”는 게 정씨의 생각이다. 제한된 시간 내에 답안에 서술하지 못하면 아무리 많이 암기하고 이해를 했더라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답안을 쓰면서 자신의 모자란 부분, 시간 운영 방법, 배운 내용의 실제 적용 방법 등을 알아내며 실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1차시험 이후 매일 50점 분량의 모의고사를 하루에 2~3과목, 2차 직전에는 3~4과목 정도 작성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관문인 면접시험은 2차시험 합격자들과 스터디를 구성해 준비했다. 그는 면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자신감’을 지목하며 “면접은 결국 자신을 면접관들에게 솔직하게 보여주는 일이다. 주어진 시간 내에 자신이 작성한 자기기술서, 개인 발표문을 믿고, 또 면접관들의 질문에 진솔하게 답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며 수험생활을 이어가던 정씨에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근본적인 계획이 달라지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는 지난해 직렬 변경을 고민하던 시기를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꼽았다. 경제학 전공자로서 전공에 애착이 있었고 수험과정에서 살리고 싶어서 재경직을 선택했지만 2년간 3번의 2차시험을 치르면서 전공 과목인 경제학, 재정학보다 상대적으로 글을 쓰는 행정법, 행정학에 강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전공에 대한 애착과 2년 간 준비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 직렬 변경의 현실적 성공 가능성, 새로운 과목에 대한 두려움 등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고심 끝에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합격으로 가는 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직렬을 변경했다. 그리고 그 과감한 결단이 만들어 낸 결과는 수석 합격이었다.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어린 시절의 꿈으로 고시를 선택하고 인고해 온 시간은 그에게 꿈을 이루는 기쁨과 수석 합격의 영광까지 가져다줬다. 이제 “초심을 잃지 않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안고 공직의 길로 향하는 정씨는 마지막으로 그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지하고 응원해 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긴 시간 응원해주시고 힘이 되어 주신 가족들에게 감사합니다. 특히 올해는 본가로 내려와서 시험을 준비했는데 그 과정에서 가족들의 많은 응원을 받았고 이를 통해 힘든 생활을 버텨내는 힘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xxx

관련기사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