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완전변태(完全變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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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완전변태(完全變態)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2.07.15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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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최근 서울, 경기, 인천 등 일부 지역에서 기존에 보지 못했던 곤충이 창궐하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됐다.

암컷과 수컷이 붙어 다니는 특성으로 인해 ‘러브버그’, 우리말로는 사랑벌레 또는 털파리라고 불리는 그 곤충은 미관상 보기가 좋지 않고 지나치게 많은 개체수로 인해 불편을 조성하긴 하지만 질병을 옮기거나 농작물을 해치지도 않고 오히려 꽃의 수분을 도와 익충에 가깝다고 한다.

러브버그는 아니어도 습하고 더운 날씨 속에서 각종 곤충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곤충을 무서워하는 사람으로서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어린 시절에는 개미나 잠자리 정도는 괜찮았는데 그 당시에도 나비나 나방은 손도 대지 못할 정도로 무서워했다.

나방이야 크기나 생김새 자체가 충분히 무서울 수 있다고 해도 작고 예쁜 나비는 왜 그렇게 무서웠을까. 바로 나비의 날개를 만지고 눈을 비비면 눈이 먼다는 루머 때문이었다. 어릴 때 믿었던 그 루머는 훗날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난 후에도 나비를 기피하게 되는 원인이 됐다.

나비는 어린 아이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루머도 있었지만 힘든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위로하고 의지를 북돋우는 상징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바로 그 생태 때문인데 나비는 애벌레에서 번데기 시절을 지나 화려한 날개를 가진 나비로 변신한다는 이유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곤 한다.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나비로 변태한다는 것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그 자세한 과정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 동안 왜 궁금해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애벌레와 나비는 마치 다른 생물인 것처럼 전혀 다르게 생겼지 않은가. 기적과도 같은 변신의 비밀, 번데기 안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자면 번데기 안에서 애벌레의 모습이 조금씩 변해서 날개가 생기고 더듬이가 생기는 식으로, 기본적으로 애벌레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나비로서 갖춰야 할 구조물들이 덧붙여지는 형태가 되는 것이 정답일 것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한 과학 전문 언론에 따르면 애벌레는 번데기 안으로 들어가면 소화효소를 방출해서 모든 생체조직이 용해되고 걸쭉한 액체로 변한다. 이 때 세포그룹 성충원기라고 불리는 특정한 조직만이 살아남는데 나머지는 체액화되어 새로운 몸의 재료가 되고 살아남은 성충원기는 각각 분화와 조립이 이뤄진다.

흥미로운 것은 뇌의 신경구조까지 재조직하는, 사실상 ‘환생’과도 같은 과정을 거치는데도 불구하고 나비가 애벌레 시절에 겪었던 일들을 기억한다는 점이다. 여러 과학자들도 애벌레 때는 잎을 먹고 살지만 나비나 나방이 되면 꽃을 선호하는 등 음식에 대한 습관이 달라진다는 등의 이유로 기억이 연결되지 않는다고 봤다고 한다.

하지만 진화생태학자 마사 웨이스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애벌레에게 에틸 아세테이트 냄새가 나는 방에 들어가면 전기충격을 주는 방식으로 에틸 아세테이트 냄새를 회피하도록 학습시켰는데 애벌레는 나방이 된 후에도 그 냄새를 기피했다. 우리 속담과 달리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하는 상황이다.

다시 나비의 상징성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사람의 생에서 수험기간도 일종의 번데기 시기에 비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학생이 공무원이나 전문자격사로 사회적 위치나 역할이 바뀌고 누군가는 현재 종사하고 있는 일이 아닌 다른 꿈을 꾸며 인고의 시간을 견딘다.

모쪼록 법률저널의 독자들이 번데기 시기를 잘 견디고 나비가 되어 마음껏 날갯짓을 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나아가 나비가 애벌레 시절을 잊지 않듯이 처음 수험을 시작할 때 품었던 초심을 항상 기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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