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97) / 배우려는 용기(勇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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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97) / 배우려는 용기(勇氣)
  • 정명재
  • 승인 2022.07.1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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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공부를 할 수 있고, 현재 공부를 하고 있다면 그대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사실, 인생에서 마음껏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중·고교시절에는 의무교육이라 누구나 공부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에는 상황은 달라진다. 누군가는 더 많은 교육을 받기 위해 대학이나 대학원으로 진학하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현실과 싸우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힘겨운 인생경험을 해야 한다.
 

상황이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경우는 흔하다. 맹자의 어머니는 남편을 일찍 여의고, 홀로 가난한 살림살이를 꾸려가면서도 어린 맹자를 사람답게 반듯하게 키우려는 지극한 사랑을 가지고 있었다. 살림이 어렵다보니 공동묘지 가까운 값싼 곳으로 이사를 하며 살았는데, 공동묘지에서 장례 치르는 것만 보고 들으며 살았던 어린 맹자는 자연스레 상여 메는 흉내나 무덤 만드는 놀이, 곡을 하는 흉내를 하며 놀았다. 이를 본 어머니는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됨을 알고 시장 가까이로 이사를 하였다. 그러자, 어린 맹자는 손님을 부르는 놀이, 손님을 꾀어 흥정하는 소리, 돈을 주고받는 놀이, 손님을 가려가며 갈취하는 못된 장사치의 흉내를 내며 놀았다. 어머니는 이곳도 아니란 걸 깨닫고 다시 서당(書堂) 옆으로 이사를 하였다. 바로 이것이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즉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를 바르게 키우고자 세 번의 이사를 하였다는 이야기의 내용이다.

‘맹모삼천지교’는 환경의 중요성을 일컫는 말로 종종 사용된다. 그러나 서당 즉, 학교 곁으로 이사를 갔다하여 모든 이들이 공부에 취미를 갖고 공부를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 하진 않는다. 현대에 이르러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조금 더 나은 환경인 좋은 학군, 좋은 교육인프라를 갖춘 곳으로 이사를 가고 싶어 한다. 아마도 맹자의 어머니 생각을 들어 환경의 중요성을 아는 부모들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놓치는 부분이 하나 있다. 맹모삼천지교의 이야기에서 어머니의 관점을 간과(看過)하고 교육환경만 눈여겨보다 보면, 단순히 좋은 환경만 제공하면 아이가 바르게 성장하고 공부를 열심히 할 것으로 귀결된다. ‘결론적으로 그렇진 않다.’

좋은 학군에서 공부하고 쾌적한 공부환경에 있는 모든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고 반듯하게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맹자가 훌륭한 성인(成人)으로 성장하여 지혜와 덕이 뛰어난 성인(聖人)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서당에서 보고 들은 것보다 더 소중한 바탕인 어머니의 사람됨과 뜨거운 사랑이 있었다. 홀로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면서도 불의(不義)에 굴복하지 않고 사람으로서 올바른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어린 맹자는 마음 깊이 깨달은 바가 있었을 것이다. 묵묵히 가난을 헤치며 살아가면서도 어린 자식을 위해 헌신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았을 어린 맹자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자신이 나아갈 인생방향을 정했을 것이다. 맹자의 교육 배경에서 1차적인 환경은 바로 어머니였을 것이고,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물리적 환경인 서당 즉, 학교나 학군,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교육시설은 2차적인 맹자의 성공요인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이야기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고, 누군가의 삶을 쳐다보며 자신의 인생을 비교한다. 상호영향을 주고받는 세상에서 좋은 환경에 있다는 것은 행운(幸運)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훨씬 많다.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는 가정의 상황, 혈육(血肉), 지력(智力), 건강, 경제적인 문제 등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요소가 더 많다. 처한 환경이 열악할 때 그것을 대처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맹자의 어머니 역시 남편을 일찍 보내고 홀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어린 자식을 교육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그녀는 생각에만 머물지 않았으며 끊임없이 상황을 바꾸려는 노력을 했다. 맹자는 어머니의 노력과 정성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사랑을 읽었을 것이다.

배우려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절대적인 정답은 없다. 실수와 실패에서 배우고, 낙심과 후회의 과정에 배움이 있다.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의 차이는 결국 배우려는 용기가 있고 없음의 차이일 것이다. 유명한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은 말한다. 9,000번의 슛을 놓쳤고, 약 300게임에서 졌으며 경기를 뒤집을 중요한 슛 26개를 놓쳤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수험생은 기회의 소유자다. 수험생이 얼마나 큰 거목으로 성장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실패했다고 하여, 실수했다고 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누군가를 단정해선 안 된다. 현재의 상황이 어렵고 힘들다 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자신의 미래와 꿈을 한정지어서도 안 된다. 배우려는 용기는 실패와 실수 그리고 어려움을 경험하면서 더 반듯하고 멋지게 성장할 수 있는 과정을 함축하고 있다.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는 잘 타기 위해 넘어지는 것을 먼저 배워야 하고, 유도를 처음 배울 때 역시 공격기술을 배우기 전에 넘어질 때 대처하는 낙법(落法)을 익히게 된다. 수험생이 된다는 것은 몇 번의 실수와 실패를 겪으며 고통을 감내하고 시간을 견디며 마침내 성공에 이르는 경험을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몇몇 수험생들은 실패의 고통에서 힘들어 할 때가 많다고 호소한다. 불합격이란 단어 앞에서 움츠리고 소심해 질 때가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무 문제없는 수험생이라 말해 주고 싶다. 실패했을 때나 불합격했을 때 지녀야 할 생각의 유연성이 중요하다. 담대하게 인정하고 실수와 실패의 원인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앞으로 개선할 부분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시험은 단순하게 정의하면 지식의 측정에 불과하다. 경영학에는 개선의 원칙 네 가지가 언급된다. ECRS 즉, Erase(제거), Combine(결합), Rearrange(재정리), Simplify(단순화)가 그것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불필요하거나 지양(止揚)해야 할 부분은 과감하게 제거해야 한다. 공부에 있어 많은 양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면 좋겠지만 시간은 늘 한정된 자원(資源)이기에 비슷한 학문적 영역이 있다면 연관하여 정리하는 결합과 재정리가 필요하다. 한편, 공부할 때 너무 깊게 파고들면 배를 산으로 끌고 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시험공부는 지식을 쌓는 것이어야 하며, 학문으로 생각해 한 분야에 너무 몰두해서도 안 된다. 가급적 단순화 작업을 통해 핵심적인 내용을 파악해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연습을 한다면 실패와 실수를 보완하는 대비책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학습 개선에 ECRS를 적용할 수 있듯이 인생에서도 개선의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해마다 시험은 대개 상반기에 시행된다. 7월이니 하반기가 시작되었다. 내년을 위한 전략과 대비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놀아도 시간은 가고, 공부해도 시간은 갈 것이다. 기회를 얻고자 한다면 배우려는 용기(勇氣)를 가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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