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여전히, 수험생은 甲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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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여전히, 수험생은 甲입니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2.07.07 17: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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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공직, 자격시험, 고시 등에서 수험생은 과연, 서비스를 받기만 하는 을(乙)이기만 할까? 라는 의문을 종종 갖곤 한다. 하지만 기자는 결단코 그렇지 않다고 결론을 내린다. 수험생은 인재 선발에서의 수요자인 동시에 공급자가 된다. 인력 공급 차원에서는 단연코 공급자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인재 선발에서 그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공급자로서 갑(甲)질을 할 만도 한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때론 시험기관으로부터 홀대를 받는, 갑의 횡포에 어김없이 기가 죽는 을의 입장이 되고 만다. 지원자가 얼마나 많은지, 합격선은 몇 점인지, 이의제기 결과는 어떠한지, 시험제도 변경은 언제 되는지, 시험 관련 소송 결과는 어떻게 나왔는지 등등 마주쳐야 하는 정보에 목말라 하지만 직접 해당 부서에 문의하면 친절한 응대는 고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담당자들의 회신에 분통을 터트려야만 한다.

수요 없는 공급이 없고 공급 없는 수요가 없을 진데 시험기관은 인재는 몰리기 마련이라며 외면하기 일쑤다. 그래서 그런지, 본지에 수험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다. 확보하지 못한 정보에 대해서는 직접 시험기관에 물어보라며 쑥스럽게 전화기를 내려놓곤 한다. 다수로부터 집요하게 걸려오는 정보문의에 대해서는 심심찮게 직접 기자가 관련 부서에 문의해 알려주거나 기사를 통해 내보낸다. 물론 수험생들에게 중요하다고 판단이 될 경우, 취재를 먼저 서두르곤 한다.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수험생들은 어떤 정보에서든 깜깜했다. 공무원시험, 자격시험, 사법시험 등 고시 등에서 직접 응시한 시험문제지조차 들고나올 수 없었다. 그렇다 보니 정답 이의제기 제도도 없었고 탈락하더라도 그 궁금증을 해갈할 방법이 없었다. 다만 다행인 것은 시험기관의 수험서비스가 점진적으로 발전했고 지금은 꽤 개선됐고 또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기자의 기억엔, 획기적인 사건 하나가 그 시발점이었다. 1999년 사법시험 제1차시험에 탈락한 다수의 수험생이 문제출제에 오류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수년이 지난 후 이들이 승소를 했다. 이를 계기로 사법시험에서 처음으로 문제가 공개되고 정답 이의제기 제도가 시행된 것으로 안다. 그 이후 각종 공무원시험, 자격시험 등으로 확대되면서 수험정책에 고무적인 변화가 일었고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렇다고 현 서비스에 수험생들은 만족할 수 있을까. 결단코 그렇지 않다. 일부 시험에서는 가채점 성적 공개, 채점위원 채점평도 공개하고 있지만 일부 시험은 오히려 퇴보하는 경향도 없지 않은 듯하다.

특히 채용 공고, 시험 시행, 합격자 발표 등의 일련의 과정은 매우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뤄지는 듯하지만 유독 출제에서의 공정성 여부와 그 결과에 대한 시시비비는 시험기관뿐만 아니라 수험생들에게 여전히 골머리의 대상이 된다. 지난해 변호사시험에서, 세무사시험에서의 출제위원 문제 유출 의혹은 일파만파 확산하면서 결국 소송 시비로까지 이어졌고 관련 기관은 홍역을 앓고 수험생들은 그들대로 충분한 보상을 얻지 못하는 등 시험 행정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얼마 전 시행된 5급 공채 제2차시험에서도 모 대학 고시반 문제와의 유사성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부서에서는 의혹을 일축했지만 왠지 개운하지 않다는 것이 수험생들의 속내일 것이다.

어쩌면 시험 행정이 급속도로 수험생 중심으로 개선되는 반가움 속에서도 출제 시비가 옥에 티가 되는 꼴이다. 진일보한 적극 시험 행정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좀 더 분발해 달라고 모든 시험주관기관에 당부드린다. 아울러 공무원시험, 자격시험 등 수십만의 청춘들이 꿈을 펼치기 위해 도전하고 있고 이들은 결코 을이 아닌, 갑이라는 점도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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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영 2022-07-13 13:45:56
굳 감사합니다.
http://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8140#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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