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93) / 미끈 유월
상태바
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93) / 미끈 유월
  • 정명재
  • 승인 2022.06.14 1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1년 열두 달을 우리 선조들은 농사일에 빗대어 표현하였는데 음력 5월을 깐깐 오월, 6월을 미끈 유월이라 하였다. 특히, 올해는 굵직한 선거가 두 개나 치러져 뉴스를 쫓아가다 보니 어느 새 6월이 된 느낌이다. 대통령 선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그리고 코로나 뉴스는 개인의 계획과는 관계없이 우리 일상을 한동안 뒤흔들어 놓았다.
 

시간은 바삐 흐른다. 우리와 친근한 배우 그리고 일요일 오후면 전국 노래자랑을 이끌며 삶의 희로애락을 함께 하던 국민 MC는 이제는 만날 수 없다. 언제나 함께 할 것 같던 그 많은 것들이 유유히 흐르는 시간 속에 묻히고 사라져 간다. 시간이 아쉬움이라면 다가올 시간은 그만큼 소중하고 값지게 여겨야 한다. 그렇게 한 해의 절반이 지났다.

지난 주 자격증 시험을 본 수험생들이 있다. 한 해 치러지는 시험의 종류는 실로 다양하다. 공무원 시험을 살펴보면 국가직 9·7급 시험, 지방직 9·7급 시험, 군무원 시험, 소방직 시험, 군무원 시험, 해양경찰직 시험, 법원직 시험 등이다. 자격증 시험을 살펴보면 각종 전문자격증 및 국가자격증 시험이 있다. 대표적인 시험은 감정평가사, 변리사, 세무사, 공인노무사, 산업안전 및 보건지도사, 경영지도사, 기술지도사, 행정사 등이다. 이 밖에도 훨씬 많은 시험들이 있다.

시험의 종류가 다양하다고 하여 이 모든 시험을 준비할 시간이 주어진 건 아니다. 준비하는데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고 공부에 필요한 여러 가지 상황이 무르익을 때 도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몇 년간 수험생들을 지도하며 시험을 바라보는 관점을 갖는 것과 시험에 대한 안목이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무턱대고 시작한 공부이거나 즉흥적인 감정으로 시작한 공부라면 중간에 만날 시련에 취약하기 마련이다. 장사를 하건, 사업을 하건 성공하는 인물이 있고 중간에 포기하거나 실패하는 사람이 있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시작하였다고 해서 모두가 합격으로 마무리하는 건 아니기에 도중에 겪어야 할 시행착오(試行錯誤)에 대비하고 연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회의 다양성이 주는 무게감을 생각해 보자. 공부를 하다 보면 학습전략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학습전략이란 공부를 하는데 있어 방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1년 동안에 하나의 시험을 준비하면서 합격하겠노라고 결심한 수험생이라면 그 시험이 주는 무게감은 상당할 것이다. 한 치의 실수 없이 과정을 거치면 좋겠지만 만일 한 번의 실수라도 한다면 그로 인해 1년의 시험 준비를 다시 해야만 한다. 두 번째 준비하는 또 다른 1년은 초보 때의 1년보다는 여유 있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한다. 두 번째 같은 시험을 응시하는 수험생은 처음 준비하는 수험생보다 더 많은 노력과 긴장을 해야 한다. 앞서 실패한 이유를 분석하고 이번에는 실수와 실패가 없어야 한다는 압박감 등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 물론 공부기간이 길어지면 늘 출제되는 부분을 쉽게 이해하는 강점도 지닌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이 자칫 소홀함으로 이어져 쉽게 출제한 문제임에도 평소 안다고 생각해 어이없는 실수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기회의 다양성이 주는 즐거운 상상을 해 보자. 필자는 공무원 시험에서 매번 다른 시험 과목으로 응시하여 합격한 경험이 있으며 수강생에게도 이러한 실험을 하였다. 처음에는 무모한 도전처럼 여기는 수험생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기회의 많음이 주는 안도감에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경우가 많았다. 1년에 치러지는 시험을 미리부터 부지런히 준비하여 봄이면 볼 시험, 여름이면 볼 시험, 가을이면 볼 시험을 일찍이 준비하였다. 1년간 여러 개의 시험에 도전해 합격 소식을 전했고 결국 여러 번의 합격 중에 한 번 내지는 두 번의 최종합격을 하였다. 많은 경우에는 네 번의 합격을 전한 수험생도 있었다.

인간이 완벽하지 않은 것처럼 공부하는 수험생도 완벽하진 않다. 공부를 시작했다고 해서 모두가 합격이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진 않는다. 인생에서 늘 맑은 날, 좋은 날만 있지 않은 것처럼 수험생의 시간에서도 때론 흐린 날, 비가 오는 날을 만나게 된다. 이 때가 매우 중요하다. 실패는 무언가 하나를 잃은 느낌이지만, 잘 생각해 보면 다른 하나를 얻는 순간이다. 세상은 공평하여 하나를 잃으면 다른 하나를 내어 준다. 실패는 아픔을 주고 서러움을 남기는 것 같지만, 교훈을 주고 깨달음을 던지고 간다. 실패를 했다면 인생에서, 공부에서 그리고 삶에서 그 실패가 던지는 메시지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수험생이 된다는 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까운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강사와 수험생이 모두 그 기간 동안 수험생이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수험생 한 명 탄생되는 것은 많은 이들과 함께 뛰는 레이스(race)가 시작되었다는 의미이다. 한 번의 전략을 잘못 세운다면 오랫동안 그리고 길고 지루한 경기를 함께 치르고 지켜봐야 한다. 수험생으로 살아가길 포기하거나 중간에 그만두는 것도 수험생 혼자만의 결정인 것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모두의 고민이 되기도 한다. 계속 갈 것인지 중간에 멈출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무언가를 도전하여 이루었느냐 아니면 잃었느냐의 문제로 귀결되기도 한다. 이렇듯 수험생에게 전략은 처음과 끝을 아우르는 큰 그림으로 작용하게 된다.
 

한 번의 도전으로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수를 띄우기 보다는 여러 번의 기회를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 돈키호테의 무모함처럼 보이는 다변화 전략의 바탕에는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 그리고 불굴의 의지가 필요하기도 하다. 그렇다고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라는 건 아니다. 공부에 있어 서로 이어지는 맥락이 있고 학습에 있어 공통되는 원칙 몇 가지만 알아도 그리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다.

시간을 무한히 많이 가진 이는 세상에 없다. 한정된 시간이라는 자원(資源)을 가지고 살아야 할 숙명(宿命)이 있다. 준비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라는 자유가 있지만 과실(果實)은 언제나 선택한 이들의 몫이다. 하지 않은 것보다 시도하고 깨지며 부딪혀 배운 지혜(智慧)를 잠시 언급하였다. 한 번의 시험으로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성실한 자세로 늘 해오던 노력에 전략 하나를 더해 보자. 긍정의 방향으로 세운 전략은 긍정의 에너지를 담고 있어 즐거운 상상(想像)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아직 6월이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