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66)-매관매직척결국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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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66)-매관매직척결국민연대
  • 강신업
  • 승인 2022.06.1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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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매관매직(賣官賣職)은 나라를 좀먹는 대표적인 적폐다. 그 폐해는 나라도 망하게 할 만큼 크다. 매관매직은 말 그대 돈 받고 벼슬을 파는 행위를 말한다. 관(官)과 직(職)은 모두 벼슬을 가리키는 글자인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앞과 뒤의 매가 모두 팔 매(賣)라는 점이다. 관직을 파는 데 중점을 둔 표현임을 알 수 있다. 파는 쪽이 문제이지 사는 쪽은 일종의 피해자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매관매직이 없었던 때는 없지만 근현대 들어서는 공직 부정부패의 시작이자 끝으로 여겨졌다. 매관매직이 국가 부패의 상징이 된 것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은 외침(外侵)이 아니라 공직자의 부정부패로 인한 민심의 이반이다”라고 한 데서 알 수 있듯 매관매직이 판을 치면 공직사회가 먼저 썩고 그 썩은내가 민간에 퍼지면서 민심 이반이 일어난다. 관의 위상이 무너지고 민과의 유리 현상이 일어난다.

나라를 말아먹는 적폐인 매관매직이 요즘 우리 나라 곳곳에 만연하고 있다. 직종 가리지 않고 중앙과 지방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간제 근로자들이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등‘틈새 직종’이 인기를 끌자 요즘은 이 분야가 매관매직의 온상으로 떠올랐다. 실제 일부 지자체들은 시한폭탄이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살얼음판이다. 곳곳 매관매직의 곰팡이가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다보니 환경미화원 채용을 두고도 금전거래 비리에 관한 보도가 터져 나온다.

지금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은 매관매직의 골은 너무 깊다. 매관매직 자체가 은밀한 밀실에서 거래되는 까닭에 사건화가 되지 않았을 뿐 공직사회는 오래전부터 매관매직에 대한 말들이 무성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정무직 공무원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경력직 공무원들까지 사실상 돈을 쓰지 않으면 승진이 어렵다는 말이 무성했고, 사무관, 서기관 진급 시 필요한 금액을 암시하는 ‘사오서칠(事五書七)’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지도 오래다. 공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부장급이나 실·처장급 승진에도 최소 2,000~3,000만 원이 오간다는 말이 무성하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뿌리 깊고 비일비재한 매관매직 분야 중 하나는 사학단체들의 교직 매매다. 사립학교 정교사가 되기 위해선 사학재단에 최소 1억에서 수억씩 돈을 줘야 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사립학교들은 먼저 기간제교사로 한시 임용했다가 돈을 받고 정식 채용하는 방법을 택하는데, 바로 이 때문에 국공립학교보다 사립학교에서 기간제교사를 채용하는 빈도가 높다. 매관매직이 불거져도 문제 학교가 있는 시도교육청이 감사에 나서서 대표자만 처벌할 뿐이어서 다수의 사학재단과 사립학교에서는 이 불합리하고 추한 관행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매관매직은 계급정년이 있어 승진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경찰 조직이나 군 조직에서 과거부터 크게 성행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경찰이나 군대에서는 인사철마다 승진을 못 하면 옷을 벗어야 하는 공무원들의 약한 심리를 이용한 브로커들이 여기저기서 판을 친다. 능력이 있어도 연줄을 잡고 금품을 들이밀지 않으면 승진이 되지 않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보니 우선 빚을 져서라도 연줄을 잡아보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돈을 쓰고도 승진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 문제가 가정불화나 해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공직은 신성한 것이다. 그래서 채용과 승진은 객관적이고 투명해야 한다.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공직 인사는 공직사회를 병들게 하고 공직사회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다. 공직사회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공직사회가 바로 서야 국민이 바로 선다. 대한민국의 매관매직은 이제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더는 방관할 수 없다. 이에 필자는 하창우 전 대한변협회장, 신평 전 경북대 로스쿨 교수 등 이 나라의 저명한 지사들과 ‘매관매직척결국민연대’를 결성하고 매관매직척결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사회 곳곳에 만연한 매관매직을 그대로 방치하면 국론통합과 국가발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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