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62)-대통령의 성공 열쇠, 검소와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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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62)-대통령의 성공 열쇠, 검소와 겸손
  • 강신업
  • 승인 2022.05.1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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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2015. 3. 2. 검소한 대통령 우루과이 무히카가 지지율 65%로 임기를 마무리하고 28년 된 중고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세계에서 가장 검소한 대통령’으로 불린 호세 무히카 대통령은 퇴임 순간까지 소박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1987년형 하늘색 폴크스바겐 비틀을 타고 수도 몬테비데오 외곽에 있는 집으로 향했다. 무히카는 5년 재임 기간 많은 일화를 남겼다. 그동안 받은 월급 가운데 40만 달러(약 4억 4천만 원)를 서민주택 건설 사업에 기부했다. 그가 제출한 재산신고 서류에 따르면 월급은 1만 4천 달러이고, 이 가운데 거의 90%가 사회단체 등에 기부된 것이다. 재산 목록에는 허름한 농장과 폴크스바겐 비틀, 트랙터 2대, 그리고 몇 대의 농기구가 올라 있을 뿐이다.

독일 총리 메르켈은 정치 인생 내내 검소한 차림이었다. 한 기자가 “항상 같은 옷만 입는데 다른 옷은 없냐?”고 물었더니 메르켈은 “나는 모델이 아니라 공무원”이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총리가 된 후에도 전에 살던 아파트에 그대로 살면서 퇴근길에 슈퍼마켓에 들러서 장을 보고 집안일도 남편과 나눠서 직접 하는 평범한 삶을 살았다. 그러면서도 인기가 높아 임기 말년에도 63%로 차기 총리 후보들을 압도했다.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태도로 나라를 위해 뚜벅뚜벅 제 할 일을 하면서 경제와 외교에서 눈부신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메르켈 덕분에 독일은 경제 대국의 기반 위에 유럽의 외교적 맹주로 부상할 수 있었다.

베트남의 호찌민 주석은 1954년 프랑스 총독관저로 썼던 주석궁에 거주한 지 3개월 만에 본인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그 옆의 작은 집으로 옮겼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배관공이 살던 집이었다. 호 주석은 1958년엔 그 인근에 2층짜리 허름한 목조주택을 짓고 그곳으로 다시 옮겨 1969년 사망할 때까지 그곳에 살았다. 그는 그곳에 좋은 가구를 들여놓지도 않았고, 그럴듯한 그림을 걸지도 않았다.

김영삼 대통령은 평소 검소하고 소탈했다. 첫 국무회의 점심이 칼국수일 정도로 서민적이었고, 퇴임 뒤에는 동네 공원에서 주민들과 격의 없이 운동하며 어울렸다. 정치인이 부를 가지면 안 된다며 2011년에는 거제도에 있는 땅 등 전 재산을 기부했다. 마지막 가는 길도 간소했다. 국민에게 부담을 드리지 말라는 뜻에 따라 장례식은 규모를 줄이고, 별도의 노제도 없이 경건하고 엄숙하게 치러졌다.

검소함은 성공하는 국가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청렴의 발원지가 바로 검소함이니 모름지기 청렴하기 위해서는 먼저 검소해야 한다, 검소는 청렴의 또 다른 이름이다. ‘검소’의 상대 단어가 ‘사치’라면 ‘청렴’의 반대 단어는 ‘부패’다. 지도자가 검소하지 못하고 사치하게 되면 청렴하지 못하고 부패하게 된다. 지도자의 부패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국가와 국민에게 큰 실망과 고통을 주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결국 청렴은 국가 지도자가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다. 국민과의 신뢰 역시 청렴에서 출발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추진한다고 해도 청렴이 수반되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고 신뢰가 동반되지 않는 정책은 성과를 낼 수 없다. 그러므로 무릇 성공하는 국가 지도자는 스스로 청렴해야 하고, 이를 국가행정에 반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가 지도자가 먼저 검소해야 하는 것은 이렇듯 검소는 청렴의 기원이고 청렴은 국정 성공의 동력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갈림길에 서 있다. 경제적 위기가 쓰나미처럼 닥치고 있고 갈라진 국론의 통합도 발등의 불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비상한 리더십이 요구된다. 그것은 권력에 기대지 않으면서 국민을 이끌어가는 조용하고 겸손한 리더십이다. ‘나를 따르라’라는 식의 리더십이 아니라 끈질기게 이해와 동의를 끌어내는 설득의 리더십이다.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이란 공자의 말처럼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는 존립할 수 없다. 결국 정치의 요체는 국민이 나라와 지도자를 믿게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할 때,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금 요구되는 것은 바로 국민을 설득하는 만병통치약, 검소와 겸손이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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