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 합격자 “줄여라 VS 늘려라” 치열한 장외전(4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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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시험 합격자 “줄여라 VS 늘려라” 치열한 장외전(4보)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2.04.20 17:0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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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생계 걱정하면서 공익·인권 어떻게 생각하나”
수험생 “반인권적 오탈제 폐지하고 자격시험화 하라”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결정하기 위한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 회의가 개최된 20일 법무부 과천 청사 앞에서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둘러싼 장외전이 펼쳐졌다.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1000~1200명 이하로 감축할 것을 요구하는 변호사들과 오탈제 폐지 및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를 촉구하는 수험생들의 집회, 법조인접직역과 법률 관련 공무원 양성을 로스쿨로 일원화할 것을 요구하는 한국법조인협회 김기원 회장의 1인 시위가 동시에 진행됐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가 주도한 변호사들의 집회에서는 로스쿨 제도 도입 후 변호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발생한 문제들을 지적하는 성토가 이어졌다. 홍요셉 전라북도지방변호사회장은 “변호사법 제1조가 규정하는 변호사의 업무는 국민의 인권을 옹호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것인데 정부는 그런 변호사를 무시하고 표가 되는 정책만 실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일인 20일 대한변호사협회는 법무부 과천 청사 앞에서 합격자를 1000~1200명 이하로 감축할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일인 20일 대한변호사협회는 법무부 과천 청사 앞에서 합격자를 1000~1200명 이하로 감축할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그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착한 변호사가 되려고 수십 년을 노력했는데 지금 변호사에 대한 인식은 무시와 차가운 시선으로 팽배하고 있다”며 “이는 문재인 정부의 법조 정책 때문이다. 정부에 우리의 뜻을 전달해야 한다”고 전했다.

9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하채은 변호사는 저년차 변호사로서 겪은 법조시장의 현실을 설명했다. 그는 “로스쿨 시절을 경험하면서 개선점이 많다고 느꼈다. 많은 선배들이 합격해도 어렵다고 했는데 얼마나 치명적인 상황인지, 법조시장이 명백하고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동기들도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공익성을 지킬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유사직역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업무조정이나 통폐합 없이 변호사 수만 늘리고 있다”며 “국민들을 위해서도 실력 없는 변호사의 배출과 유사직역의 침범을 좌시할 수 없다. 법무부는 변호사시험과 국민 인권, 공익을 생각하라”고 촉구했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김은산 변호사는 “정부는 온라인, 야간 로스쿨 도입 공약을 내걸고 있는데 이는 응시자를 점점 늘리겠다는 것이고 변호사도 더 뽑겠다는 논리밖에 안 된다”며 “변호사의 절실한 목소리를 고려해 적절한 합격자 수를 약속해달라”고 요청했다.

도춘석 경상남도지방변호사회장은 “개업을 한 지 20년이 좀 넘었다. 당시 6700번 대였는데 지금은 3만 1000명을 넘었다고 한다. 문제의 본질은 숫자이고 먹고 살기 힘든 문제다”라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이제 막 로스쿨에 진입한 후배들 중에는 기득권 변호사들이 앞에서 이러냐며 비아냥거리기도 하는데 경제 규모가 훨씬 큰 일본보다 변호사 배출 수가 많다는 게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라며 “국가 인력 수급 구조의 정상화가 나라를 바로 세우는 길이다. 이 상황은 로스쿨 세력과 변호사의 기득권이 부딪히는 장면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나온 충정”이라고 전했다.

김민규 대한변협 교육이사는 현행 로스쿨 교육과 졸업자 배출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로스쿨 제도가 위기다”라고 말문을 연 김 변호사는 “로스쿨 1기로 입학해서 보낸 3년의 시간은 헌·민·형을 배우기에도 너무 짧았다. 변호사시험을 봐야 하는데 헌·민·형도 제대로 몰랐다”며 수험생 시절을 소회했다.

이어 “당시 엄격한 학사관리를 통해 입학정원의 10~20%는 졸업을 시키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입학정원의 75% 이상이라는 합격기준을 결정하게 됐는데 그 결과 시험을 2주 앞두고 우리 학교 최초의 유급자가 됐다”며 “그 때는 원망도 많이 했는데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던 내게 학교는 전액 장학금을 줄 테니 법학에만 전념하라고 했고 로스쿨을 5년 동안 다녔다”고 말했다.

변호사 배출 규모 감축을 외치는 변호사들의 반대편에서는 수험생들이 오탈제 폐지,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변호사 배출 규모 감축을 외치는 변호사들의 반대편에서는 수험생들이 오탈제 폐지,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김 변호사는 “졸업할 시기에는 민법을 만점을 받아 원장상까지 받았다”고 오랜 공부의 성과를 전하며 “무책임한 졸업보다 필요한 것은 장학금이고 엄격한 학사관리”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그런데 매년 1800명씩 졸업자가 나오고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슬금슬금 증원해 아무도 떨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학교는 엄격한 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며 “실제로 지난해에는 50% 이상이 A학점을 받았다”며 로스쿨 학사관리의 부실함을 꼬집었다.

아울러 “학교가 품어야 하는 학생들도 다 졸업을 시켜버리는 것은 학생을 사교육으로 내몰고 오탈자로 만드는 결과를 만든다. 실력이 부족하면 로스쿨에서 품어서 키워야 하고 그래도 안 되면 자기의 적성을 찾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변호사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행정사만 해도 40만 명이고 이들을 합치면 변호사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다. 지금 특정 세력이 검수완박은 한다고 하고 로스쿨이 부족하니 추가 인가를 하겠다고 하고 사법시험 부활, 방통대 로스쿨을 도입한다고 호도하고 있다”며 “최저임금도 못 받는 변호사가 넘치는데 어떻게 수가 부족한가. 변호사 수가 아무리 더 늘어도 지금보다 착수금이 더 낮아질 수 있겠나”라고 의문을 던졌다.

고등고시 13회 출신의 원로 변호사도 집회 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황진호 변호사는 독립한 후배 변호사가 고등학생인 자녀들을 남겨두고 자살한 사례, 동료 변호사들에게 빚을 지고 갚지 못해 세상을 등진 사례 등을 전하며 변호사들이 처한 경제적 곤란과 노후에 대한 우려를 보였다.

특히 일본의 후쿠오카 변호사회와의 교류를 통해 한국에 앞서 로스쿨을 도입한 일본의 현실을 소개하며 한국 로스쿨 제도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황 변호사는 “일본에서도 로스쿨 때문에 난리라고 한다. 수입이 떨어져 잘못된 선택을 한 변호사들이 재판에 회부되고 실형을 받기도 하는 등 문제가 많아지면서 로스쿨을 정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로스쿨을 도입한다고 할 때부터 반대했는데 대륙법계 국가에서 영미법계 제도를 일본에서 한다고 따라했는데 이게 되겠나”라며 “연금제도라도 만들어서 나이가 들어도 걱정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요새 형편에 될지 모르겠다. 변호사회에서 후생사업도 못하고 있고 과거에는 100살이 돼도 할 수 있던 공증 업무도 못하게 됐다. 젊은 변호사들은 수입도 없는데 어떻게 저축을 하고 노후를 대비하겠나”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김명중 변호사는 “참여정부에서 시작한 사법개혁이 취지는 좋지만 그 취지가 관철될 수 있도록 입법 시 개혁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야 한다. 지금은 그 때 기대한 서비스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사법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로스쿨 교과과정도 면밀히 검토해 관리하고 배출 과정도 모두 납득할 수 있도록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기원 한국법조인협회장은 “유사법조직역, 법률 관련 공무원 양성과정을 로스쿨로 통폐합하라”고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김기원 한국법조인협회장은 “유사법조직역, 법률 관련 공무원 양성과정을 로스쿨로 통폐합하라”고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변호사 배출 규모 감축을 외치는 변호사들의 반대편에서는 수험생들이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를 주장하며 목소리를 냈다.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로스쿨 수료 후 5년간 5회로 제한하는 현행 변호사시험법상 이번 제11회 변호사시험이 변호사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수험생 A씨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 세 가지, 응시 기회를 박탈하는 반인권적 규정인 오탈제의 폐지와 로스쿨 도입 취지대로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할 것, 이를 통해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사직역 통폐합 없이는 변호사 수 증원 없다’는 변호사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로스쿨이 정상화 돼서 특성화 교육이 잘 돼야 유사직역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자연스럽게 진출할 수 있을 텐데 로스쿨은 황폐화시켜 놓고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반발하지 못하는 수험생을 상대로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또 다른 참가자 B씨는 “애초에 일정 점수 이상을 받으면 합격이라고 자격시험으로 운영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해서 기득권이 매년 합격 인원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매년 합격자 수, 합격률이 달라지니 수험생들은 몇 명이 뽑히고 어느 정도 성적이 돼야 합격하는지도 모르고 불안에 떨어야 한다”며 현행 합격자 수 결정 방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나타냈다.

특히 합격자 발표 당일에 변호사단체에서 집회를 개최하는 것과 관련해 “합격인원을 통제하고 기득권을 사수하기 위해 금도를 넘고 있다”며 “우리랑 똑같이 공부하고 점수는 더 낮게 받고도 합격한 사람들이 사다리 걷어차기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같은 시간 김기원 한국법조인협회장은 “유사법조직역, 법률 관련 공무원 양성과정을 로스쿨로 통폐합하라”고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는 공군사관학교에서 조종장교가 되지 못하더라도 다른 특기의 장교가 될 수 있다는 데서 착안한 생각으로 우수한 조종사를 양성하기 위한 불가피한 경쟁을 유지하되 교육의 성과를 인정하는 형태를 로스쿨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즉, 로스쿨에 법조인접직역과 공무원 양성과정을 마련함으로써 변호사 배출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통제하고 이 같은 경쟁과 통제로 인해 변호사가 되지 못한 경우에도 법무사 등의 자격사나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이를 통해 “적정한 경쟁과 교육을 절충한 합리적인 교육제도”를 만들 수 있고 “로스쿨 도입 당시 약속한 유사직역 통폐합, 변호사가 아니면 낭인이 되는 불균형한 제도 운영의 모순을 막는 방법”이 된다는 게 한국법조인협회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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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2-04-21 12:24:26
적당히좀 해라 변호사 착수금 최저 600 아님??? 서민이 쓸수있음?? 행당사가 너네 영역 못건들잔아 정안되면 투잡을해 방통대 로스쿨 꼭만들고 자격시험화해라 로스쿨출신이나 사시출신이나 별 차이도 없음 말더듬이 변호사도 있고 다른사람들은 더힘들고 투잡하고 알바 더하는 세상이야 정신차려라

이종엽 2022-04-21 08:23:30
이제 공군사관학교도 조종특기만 선발하는데

어허 2022-04-20 20:39:23
난장판이구나..그리고 변협꼬라지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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