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85) /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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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85) /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 정명재
  • 승인 2022.04.1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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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포악했던 군주를 몰아내고 왕이 된 이가 있었다. 그는 어느 날 새벽에 동녘하늘의 미명(未明)을 보며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생각이 막혀 막막한 그 때, 한 덩이 붉은 해가 동산 위로 웅장한 자태를 내밀기 시작했다. 그 순간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 많은 날, 해돋이를 보았건만 저 해는 지난날의 해가 아니다! 오늘 완전히 새로운 해가 뜨는구나.” 함께 정사(政事)를 논하던 신하는 빙그레 웃었다. “그렇습니다. 매일 새로운 해가 뜨기에 저 해는 만물을 기를 수 있는 것이지요.” 그 말을 듣고 왕은 놀라 신하에게 되물었다. “진정, 그렇구려! 그렇다면 짐은 어찌해야 저 해와 같이 만백성을 기를 수 있는가?” 신하는 대답한다. “사람이 매일 새롭고자 한다면 책을 보는 것입니다. 매일 책을 보고, 매일 생각하며, 매일 현자(賢者)와 의논한다면 왕께서는 저 태양처럼 새롭고 매일 새로우며 또 날마다 새로울 것입니다.” 이 말에 왕은 크게 기뻐하여 그 충언(忠言)을 잊지 않으려고 구리세숫대야에 새기도록 했으며, 매일 세수할 때마다 되새겼다고 한다. 그 문장은 다음과 같다. ‘구일신(苟日新) 일일신(日日新) 우일신(又日新) 즉, 진실로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날마다 새로워야 하고 또 새로워야 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지그문트 프로이트, 헨리 키신저,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이들은 전체 인류의 0.2%로 매우 적은 인구수를 가지고 있지만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22%를 차지하고 있는 유대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원인을 여러 가지에서 찾지만 대체로 유대인들의 2천년 된 공부법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유대인들은 거의 모두 하브르타(친구라는 뜻의 히브리어)를 활용해서 공부를 한다. 둘씩 짝을 지어 서로 질문하며 토론하면서 공부하는 방법을 ‘하브루타’라고 한다. 현재는 이 의미가 확대되어 짝을 지어 질문을 주고받으며 토론하는 교육방법을 일컫는 말로 확대되었다.

그리스의 델포이 아폴론 신전(神殿)기둥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새겨져 있다. ‘너 자신을 알라.’ 이 말은 소크라테스가 자주 사용해 유명하기도 하다. 소크라테스의 아버지는 조각가였고, 어머니는 산파(産婆)였다. ‘대화법’으로 유명한 소크라테스는 스스로 자신을 정신적 산파(産婆)라고 말했을 만큼 어머니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거리 곳곳에서 나이나 신분에 관계없이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대화와 토론을 했다. 이 토론에서 어머니에게 영감을 받은 방법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상대가 알지 못한다면서 안다고 생각할 때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다. 그리고 상대의 대답을 되묻고 정리하고 분명히 밝히는 과정을 통해 결국 상대방의 주장이 모순(矛盾)임을 알게 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무지(無知)를 깨닫게 하는 방법이다. ‘산파술’이라고 일컫는 공부법은 여자의 출산을 돕는 과정에 견주어 소크라테스 대화법을 일컫는다. 인간의 덕(德)을 외부에서 억지로 주입하려 하지 않고, 문답(問答)을 통해 인간의 내부에서 끄집어내는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없다.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통해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를 벗어나 점차 식견(識見)을 갖추고 학문을 이루어 유식한 경지까지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 길은 매우 험난하고 지루하리만치 긴 과정이기도 하다. 여러 고비와 어려운 문제가 돌출하기도 하기에 이 길을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가본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좋은 스승이란, 목적지로 가는 가장 안전하거나 가까운 길을 아는 사람인 것이다. 스승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시행착오를 줄여 목적지로 찾아갈 수 있으며 혹여 길을 잘못 들어서도 경험에 의지해 원래의 길로 돌아가는 방법을 구할 수 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곧 스승이다. 들은 적도 없고 본 적도 없으며 경험한 적도 없는 일이라면, 먹지 않고 자지 않으며 고민한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알 수도 없다. 모르는 것은 우선 전해 들어야 알 수 있고, 들은 것이 있어야 확인할 수 있으며, 그런 뒤에야 생각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위대한 스승은 잘 배우는 사람이다.

세상에는 ‘바쁜 일’과 ‘중요한 일’이 있다고 한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바쁜 일’에 쫓겨 ‘중요한 일’을 놓치곤 한다. 공부하는 수험생에게 바쁜 일이란 시간에 쫓겨 강의를 듣고 시험 준비를 하는 것이다. 다급하게 시험 준비를 하다 보면 생각할 겨를이 없으니 무엇이 ‘중요한 일’인지 생각할 기회를 잃는 것이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다. 늘 분주히 무언가를 하지만 일은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늘어나기만 할 때가 있다. 공부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험공부를 하고 그 이후 합격을 하면 다시 승진이나 더 좋은 조건을 향해 분주히 지낼 것이다. 항상 미래(未來)만 바라보다 보면 현재(現在), 바로 지금 이 시간이 보이지 않는다. 현대인의 분주함은 언제나 ‘내일’만 바라보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고 한다. 하지만 내일은 영원히 오지 않는 법이다. 내일은 우리에게 와서 곧 오늘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이다. 오늘 ‘중요한 일’을 할 겨를이 없다면, 내일도 역시 정작 ‘중요한 일’은 하지 못할 것이다.
 

오늘은 날씨가 유난히 좋아 바깥나들이 차량이 거리를 메우고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꽃구경에 한창이었다. 수험생들은 이렇듯 아름다운 세상의 모습을 뒤로 하고 도서관에서, 독서실에서, 학원에서 공부를 한다. 잠시 이 시간을 묻어두고 미래를 향해 투자한다는 신념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좋다. 무언가를 이루려면 이 정도 희생이야 감수해도 좋을 것이다. 현재의 안위나 안락을 뒤로 하고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궁극적인 목표가 단지 얻고자함에 그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족들을 위한 행복, 희망, 여유 등 결국 서로를 위한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어야 한다.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할 시간을 갖는다.

정신없이 살아가는 틈에서 잠시 멈춰 현재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공부를 왜 하는지? 지금 내게 필요한 바쁜 일과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이번 시험에서 합격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등등 스스로를 돌아보며 지내야 한다.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마음은 생각에서 비롯된다. 누군가 곁에 있어서 시작하고, 누가 끌어주어야 살아가는 인생이 아닌 스스로의 결심을 행동으로 이끄는 원동력 역시 생각의 힘이다. 어제의 내가 아닌 새로운 나로 거듭나길 원하는가? 날마다 새롭고 또 새롭게 하려는 마음을 먹으면 된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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