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56)-인사형통(人事亨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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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56)-인사형통(人事亨通)
  • 강신업
  • 승인 2022.04.0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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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요즘 가장 뜨겁게 지면을 달구는 소식은 윤석열 정부 세평이다. 관련 기사가 연일 줄을 잇는다. 어느 정부도 마찬가지지만 윤석열 정부도 인사가 만사(萬事)라는 점에서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인사의 기본원칙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인사 원칙을 세우고 유능한 인재를 널리 찾아 쓰는 것이다. ‘천하의 인재를 발굴한다’라는 말은 먼지 쌓인 옛날 사전에나 들어 있는 장식적 경구가 아니다. 인사권자는 가까이서 멀리서,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유능하고 도덕적인 인사를 발굴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그리고 철저한 인사 검증시스템을 작동시켜 전문성, 도덕성, 그리고 정치적 감각을 두루 겸비한 숨어 있는 진주들을 찾아내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비선조직을 통한 음지 인사는 인사의 편향과 인사 독단의 위험성이 있을 뿐 아니라 권력 내부의 갈등과 국민의 불신을 키울 우려가 있으니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인사는 무엇보다 ‘능력주의’가 우선 되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당 대표 시절 자신의 비서실장을 국민의 실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요직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능력 부족이 드러났음에도 교체 요구를 무시하다가 부동산값 폭등 참사가 일어난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가사 다른 부분에서 흠이 없어도 능력이 없는 사람은 결코 요직에 중용해서는 안 된다. 역사적으로 봐도 성공한 리더는 대개 능력을 인사의 제일 원칙으로 삼았다. 가령 세종의 정치 성공도 그 출발은 능력 위주의 인사였다. 세종은 잘 알려진 대로 서얼 출신이나 노비 출신도 능력이 있으면 등용했고 작은 흠이 있더라도 이를 이유로 배척하지 않았다. 가령 관리가 될 수 없었던 노비 출신 장영실을 중견 관리로 파격 등용한 것이나 젊어서 매관매직에 연루되었을 뿐 아니라 세종 자신의 즉위를 끝까지 반대했던 황희를 중용하여 영의정까지 크게 쓴 것이 그 예다.

인사에서는 ‘탕평’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문재인 정부는 ‘캠코더’로 일컬어지는 자기 편 챙기는 인사를 계속하다 내리막길을 걸었다. 조국 사태가 터졌을 때 끝까지 조국을 옹호한 것이나 이후 추미애를 법무장관으로 기용한 것 등은 모두 탕평에 정면으로 반하는 인사였고 그 때문에 문재인 정권은 신뢰를 잃었다. 역사적으로 조선 후기 영조가 탕평책을 펼친 것은 널리 인재를 등용하고 세력 간 균형을 통해 어느 일파나 일인의 권력 집중을 막는 묘수였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권의 실패는 물론 영조가 탕평을 상징하는 음식인 탕평채까지 만들며 공평한 인사에 신경 썼다는 점을 교훈 삼아야 한다.

국무총리 인사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석열 정부의 첫 정치 시험대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정치적 방패인 ‘방탄 총리’, 대통령의 축사 메시지를 대신 읽는 ‘대독총리’로 불리는 등 헌법상 맡겨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책임총리’와 비서실 중심의 정치가 아닌 장·차관 등 내각 중심의 정치를 공언하고 있다. 따라서 총리인사에서는 책임총리로서의 소임을 수행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갖춘 인사를 등용해야 한다. 첫 단추를 잘 채우느냐에 따라 새 정부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점에서 총리인사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국회는 새 정부의 인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국무총리는 헌법 제86조에 따라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어 있다. 국회의 동의가 필수 절차라는 말이다. 국회는 총리 후보자가 지명되면 새 정부의 첫 총리 인준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해서 국정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국민적 기대에 맞는 후보자인지를 철저히 검증하되 청문회 과정에서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흠결이 드러나지만 않는다면 가능한 인준 절차에 대승적으로 협조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인사청문회는 그 취지에 맞는 본질적인 측면보다는 여야의 정파적 대결의 장으로 변질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그런 구태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 갈 인물인지 국민의 눈높이에서 제대로 검증하는 것이다.

부디 새 정부의 인사와 청문절차가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코로나로 어려운 국민, 정치가 위로할 때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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