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 (1)-‘희망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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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 (1)-‘희망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2.03.02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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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변호사시험법은 로스쿨 수료 후 5년간 5회로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로스쿨에 재입학해 수료를 해도 다시 응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는 절대적 응시 금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위 오탈자들은 10년 여의 시간 동안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법조인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사랑샘재단(이사장 오윤덕)은 제도의 사각에 놓인 오탈자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응원하고자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200만원의 마중물 지원금이 지급되며 지원금은 여행, 새로운 진로를 위한 공부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과 활동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자는 스스로에게 새로운 약속이 되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전을 결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사색 등을 담은 에세이 1편을 1개월 내에 사랑샘재단에 제출하면 된다. 에세이의 형식이나 길이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익명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지원금 신청 시에는 ①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 참여 동기 또는 계획의 요지를 기재한 신청서 1통(사랑샘재단 홈페이지 소정양식) ② 로스쿨 석사 학위증 등 변호사시험 평생응시금지 해당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③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 사본 ④ 온라인 송금 수령 계좌번호 ⑤ 에세이가 익명으로 발표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

사랑샘재단의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에 관해 문의사항이나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메일 ydoh-law@hanmail.net, 전화 02-3474-5300으로 연락을 하면 된다.  -편집자 주

<희망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

- 인생 여행자 

마지막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에서 불합격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처음에는 너무나도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에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10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힘든 로스쿨, 수험생활을 견디었는데,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 같아 너무나도 허탈했습니다.

그 후 난생처음으로 화나고, 분노스럽고, 원망스러운 마음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거나 잠을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소위 ‘화병’ 증상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오탈자가 되고 나서 보니, 남은 것은 변호사시험 합격을 위해 쏟아붓고 남은 빚과 어느덧 중년이 되어 버린 나, 그리고 힘든 가족 상황이었습니다.

내 신세 한탄만을 하고 있기에는 나의 상황이나 주위의 상황이 너무 안 좋았기에, 취직을 하기 위해 다시 영어시험, 취업시험, 면접시험 등을 준비하고, 여러 회사에서 면접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취업시험 면접을 보면서 지난 10년 동안 사회와 내가 너무 단절되었다는 느낌을 받았고, 다른 뛰어나고 젊은 친구들을 상대하기에 역부족이었고, 탈락의 연속이었습니다.

로스쿨 제도의 오탈제도가 낭인방지를 위한 취지라는데, 그냥 사회적으로 사람을 생매장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세상에 대한 원망, 무너진 자존감에서 힘들어하다가 다행스럽게도 최저임금수준의 1년 계약직 일을 하게 되었지만, 지난 나의 10년이 참 쓸모없구나 하는 마음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로스쿨 제도의 여러 문제 중에 오탈제도 문제는 논외가 되는 상황, 무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사랑샘재단에서 진행하는 “마중물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정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그 이유는 저는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들 외면하는 것을 넘어서, 오탈자들을 비난하고 오히려 더 힘들게 하는 법조인들이 많다고 느껴서, 법조계에 참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런 프로젝트를 한다는 것이 법조계가 아직 희망은 있구나 싶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재단에서 프로젝트 기획을 설명하는 기사의 내용이 오탈자들의 상황, 심정을 너무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놀라기도 했고, 제대로 공감을 받는다고 느꼈습니다.

저보다 더 힘든 이들이 있을 거 같아서, 망설이다가 프로젝트에 지원을 하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급한 일이 생겨서 원래 하고자 했던 곳에 지원금을 쓰지는 못했지만, 생활에 큰 보탬이 되었고, 나중에 상황이 더 좋아지면 꼭 원래의 계획대로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오탈자가 되고 나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이제 더는 “희망”이 없다, “삶의 목표”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법조인이 되어서 삶을 더 활기차게 살고 싶었지만, 앞으로 절대로 법조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니, 사회에 대한 분노를 넘어 이제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지 하는 마음만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신 오 이사장님과 사랑샘재단 사람들처럼 묵묵히 힘든 이들을 도와주고 지지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한 오탈제도의 문제점에 공감해 주시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다시 힘을 내고 있습니다.

제가 감히 다른 오탈자분들에게 이야기 드리고 싶은 말은 “괴롭고 힘들었던 경험이지만 그 경험이 꼭 우리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과 포기하지 말고 살아내고 버텨내자”는 것입니다.

로스쿨에서 여러 힘든 일로 안타까운 선택을 한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는 말을 자주 떠올립니다.

지금, 오늘이 가장 힘들고, 괴롭고, 앞이 막막해 보이더라도 또 기다리고 살아가다 보면 ‘희망’이 떠오른다고 믿고, 실제로 그런 일들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앞으로 저와 여러분들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도움을 주고, 지지해 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기에 반드시 좋은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아픔에 공감해 주시고, 희망을 주시는 오윤덕 이사장님, 사랑샘재단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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