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78) / 좋은 불안, 나쁜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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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78) / 좋은 불안, 나쁜 불안
  • 정명재
  • 승인 2022.02.2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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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인구의 약 25% 정도가 불안장애를 경험한다고 한다. 만성적으로 걱정이나 근심이 많으면 여러 가지 신체적인 증상이나 정신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불안의 원인으로는 건강, 경제적인 문제, 실직이나 학업성취, 취직 걱정 등 구체적인 경우도 있지만 막연한 느낌으로 근거 없는 불안도 존재한다. 불안감 때문에 항상 긴장한 상태에 있으면 자율신경이 날카로워져 업무나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고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장애를 불러온다.
 

수험생이 되면 어느 정도의 불안감은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불안은 모두 나쁜 것일까? 적절한 불안은 나의 생명을 지키는 빨간 신호등 역할을 하기도 한다. 빨간 신호등 없이 파란 신호등만 보고 간다면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빨간 신호등이 적절히 통제해 줄 때, 우리는 보다 안전한 길을 걸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친구와 대화에 빠지거나 혹은 핸드폰을 무심히 쳐다보고 걷다가 자동차 경적을 들었을 때, 우리는 그 소리에 놀라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불안은 바로 빨간 신호등이고 자동차의 경적 소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좋은 불안이 주는 교훈은 나의 나태함을 인식하고 부주의로 인한 실수를 줄일 수 있도록 돕는다.

불편하고 부담스러워도 불안은 우리의 생존에 필요한 감정이다. 불안한 마음이 있어야 위험한 순간에서 나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집을 나설 때면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흔히 건네는 말이 있다. “항상 차 조심하고 다녀.”라는 말이다. 이런 염려 섞인 부모님의 말씀에 나도 모르게 차를 조심하게 된다. 이러한 불안은 필요하고 유익한 불안이다. 불안이라는 감정을 적절하게 삶의 에너지로 이용하면 나에게 유익하고 건강한 불안이 되는 것이지만 반대로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병적(病的)인 불안에 빠지게 되면 마음의 장애는 물론 일상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 수험생이 있었다. 그는 늘 불안감에 젖어 항상 무언가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처럼 불안을 입에 달고 지냈다. 불안한 마음은 몸도 피곤하게 만들고 때로는 몸에 이상을 가져오게 한다. 더군다나 시험에 떨어질 때마다 이러한 불안감은 증폭되었다. 내적인 불안은 외적으로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항상 부정적인 언어를 골라 쓰고, 타인의 행동에 대해 과민반응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자신만의 입장만을 고수(固守)하다 보니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도 부족하다. 그렇게 불안감을 안고 사는 그의 곁에는 친구들도 하나둘씩 떨어져 나갔고 혼자만의 세상에서 사는 듯 지냈다. 몸과 마음은 서로 영향을 준다. 과도한 불안감과 나쁜 불안은 신체와 정신에도 영향을 주지만 일상생활에까지 전방위적으로 악영향을 끼친다.

결론적으로 내가 만났던 그 수험생은 불안감에서 해방되어 현재는 명랑하고 쾌활하게 살아가고 있다. 수험생활 내내 불안감에 몸부림치던 그가 불안을 극복하는데 걸린 시간은 합격하는데 걸린 시간과 같았다. 그의 불안감은 태생적으로 있었던 게 아니라 시험준비와 불합격이라는 장애를 만나 우연히 생긴 것이었다. 반복되는 불합격의 경험은 그의 마음을 위축시켰으며 부모님의 걱정이나 주변에서 무심코 던진 안부의 말조차 그의 불안을 키웠다. 시험공부를 하는 것은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르는 것과 같다. 처음에는 가까이 보였던 합격라인이 조금씩 언덕을 오르면서 숨이 차고 멀게만 느껴진다. 가깝다고 확신했던 첫날의 자신감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불안과 걱정으로 채웠다. 얼굴에서 웃음기는 사라지고 늘 찡그린 표정과 무표정한 모습이 그의 얼굴로 남아있다.

시험공부를 하다 보면 불안감은 상존(常存)한다. 시험을 처음 준비하는 이들은 물론이고 오랫동안 공부를 해 왔다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적절한 불안이 주는 메시지가 시험 불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비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긍정적인 신호로 인식하는 게 필요하다. 수험생들이 갖는 불안을 좋은 불안으로 바꾸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불안의 원인을 생각해야 한다. 제대로 된 시험공부는 원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을 때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 시험을 치르지만 원하던 점수에서 멀어질 때 불안이 시작된다. 그 이유를 찾아내는 시간과 노력의 과정이 필요함에도 결과에만 몰두해 지나치게 현실을 부정하고 부정적인 생각에 빠지는 것이다. 사실, 공부하다 보면 누구에게나 슬럼프가 오기도 하고 매너리즘에 빠져 공부를 소홀히 하기도 한다. 쉽게 온 것은 쉽게 사라지듯 열정이 쉽게 찾아왔다면 그 열정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처음에 공부를 시작할 때의 동인(motivation)이 분명했어야 함에도 안이한 생각으로 시작했을 때 불안한 마음이 찾아온다. 세상사(世上事)에 쉽게 이루어지고 마음먹은 대로 쉽게 성취되는 게 얼마나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자. 공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둘째, 시험공부의 기술이 필요하다. 처음 공부할 때는 열심히 그리고 많은 양을 공부하면 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책을 보기 시작한다. 하지만 공부하면 할수록 시간은 부족하고 공부할 분량은 더 늘어만 간다고 아우성친다. 시험공부를 한다고 해서 학문을 연마하는 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시험의 특성을 알고 이에 맞게 대처하면 되는 것이다. 너무 깊게 들어가도 안 되고 너무 넓혀 공부해도 오히려 해(害)가 될 수 있다. 각자에게 주어진 상황에 맞게 공부하면 될 것이요, 절대적인 공부량을 무리하게 세울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공부시간이 부족한 이들에게는 꼭 봐야 할 공부량을 목표로 하여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전체적인 범위를 알기 위해서는 기출문제만큼 좋은 게 없다. 다년간의 기출문제를 분석해 범위를 정하고 공부수준의 강약을 파악해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목표점수와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나의 경우 시간이 없을 때 공부방법은 기출문제를 들여다보고 이를 분석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무난하게 많은 이들을 합격시키고 나 스스로 합격한 비결을 굳이 찾자면 기출문제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애쓴 것이었다. 공부의 범위와 양을 줄일수록 공부에 재미가 붙고 공부할 맛이 난다. 무리한 목표나 과도한 공부량은 오히려 공부 재미를 잃게 만든다. 실제 시험장에서 객관식 한 문제를 푸는데 주어진 시간은 1분이 아니었던가? 심플(simple)하게 정리해야 이 시간 내에 정답을 고를 수 있다.
 

셋째, 긍정의 결과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좌우한다. 좋은 생각을 억지로 한다고 해서 긍정의 산물(産物)이 잉태되진 않는다. 긍정적인 사람과 환경을 곁에 두려 노력하고,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평소의 습관과 연습이 필요하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아야 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좋은 일이 있다가도 슬픈 일이 생기게 마련이다. 평상심을 유지하려 노력해야 한다. 점수가 조금 잘 나왔다 하여 자만해 의외로 낭패를 보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반면, 점수가 조금 더디 오르더라도 먼저 포기를 떠올리면 안 된다. 조금 더 가면 오를 수 있는 오르막길의 끝을 보지 못한 채 그동안의 땀과 열정을 헛되이 내다 버리는 꼴이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깝듯이 인내(忍耐)의 선물이 분명히 있을 것을 믿어 보자.

시험공부가 끝나고 합격을 하게 되면 사라질 불안감을 시험공부 내내 안고 사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불안은 적절한 불안에 속하며 긍정적인 불안으로 생각해도 좋다. 모의고사 점수가 생각보다 저조하다 하여 불안감이 생겼는가? 괜찮다. 실전에서 겪을 고통을 미리 체험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얻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실제 시험에서 떨어질 것 같아서 불안한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걱정을 현실에 앞당겨 미리 챙기는 격이다. 불안이 주는 지혜는 번잡한 생각을 정리하게 하고 공부방법을 되돌아보게 할 것이다. 불안이 주는 부정적 메시지를 긍정의 신호로 바꾸면 된다. 빨간 신호등이 지나면 다음은 파란 신호등이 온다.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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