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로스쿨, 그 당찬 외침은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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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로스쿨, 그 당찬 외침은 어디로 갔을까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2.02.18 10:53
  •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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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변호사 수의 급증으로 변호사업계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려온다. 지난 11일 개최된 ‘MZ세대 법조인, 법조계의 미래를 묻다’ 토론회에서도 어려운 업계의 상황, 특히 기반이 약한 청년 변호사들이 겪고 있는 곤란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제안된 내용 중 일부를 살펴보면 먼저 변리사, 세무사, 공인노무사 등과 같은 법조유사직역을 없애고 법률전문직을 변호사로 일원화하는 방안, 로스쿨을 현행 3년제에서 4년제로 개편하고 입학정원은 축소하는 방안 등이 눈에 띈다. 크기가 한정된 파이를 충분히 나눌 수 있도록 입을 줄이는 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

변호사 배출 규모를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는 사법시험, 방통대 로스쿨 등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 뚜렷했다. 사법시험의 경우 로스쿨 제도의 성과, 방통대 로스쿨에 대해서는 부실한 교육에 대한 우려도 언급됐지만 본질적으로는 ‘숫자’의 문제가 크다고 보인다.

이 중 사법시험에 대해서는 로스쿨보다 경제적 약자들에게 더욱 불리한 제도라는 주장이 제기되곤 하는데 이들은 사법시험은 합격률이 3% 남짓에 불과한 비정한 제도, 희망의 사다리가 아닌 희망고문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낮아졌다고는 해도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50% 이상 유지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그럴듯한 주장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먼저 합격률을 비교하고자 한다면 변호사시험이 아니라 그 전 단계인 로스쿨 입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로스쿨 지원자 모두 변호사가 되기 위해 법학적성시험을 치르고 몇 년씩 도전하는 일도 흔하다. 지난해의 경우 1만 3955명이 법학적성시험에 지원했다. 현재 추세를 반영한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1700여 명, 이에 따른 합격률은 12% 수준으로 떨어진다. 결국 합격률은 얼마나 많은 인원이 지원하고 얼마나 많은 인원을 선발하느냐에 좌우되는 문제일 뿐 제도의 우수성을 증명하지 못한다.

사법시험과 달리 장학금 제도, 특별전형이 있고 학자금 대출을 통해 공부를 할 수 있으니 로스쿨이 더 경제적 약자에게 유리하다고 하지만 현행 로스쿨 제도로는 포용할 수 없는 사각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직장을 다니면서 가정을 건사하거나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 대학에 갈 수 없는 사람, 나이가 많거나 학벌, 학점이 좋지 못한 사람 등에게 현행 로스쿨 제도는 법조계 진입을 가로막는 벽에 지나지 않는다. 사법시험만큼 로스쿨 지원자가 늘어나지 못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양질의 공교육이 갖는 가치, 로스쿨의 도입 취지라는 근거도 문제가 있다. 우회로를 배척하는 이유로 공교육의 중요성과 로스쿨의 도입 취지를 들고 싶다면 적어도 정원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만은 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나서서 로스쿨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경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좋은 교육을 받고 더 많이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

최근에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참여 인원이 많이 줄긴 했지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가 다가오면 매년 합격자 증원, 자격시험화를 요구하는 로스쿨생들의 집회가 열리곤 한다. 그리고 또 반대편에는 이미 변호사가 된 선배들이 합격자를 줄이라며 맞선다. 참 안타까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사법시험 폐지 법안의 유예가 추진될 때, 변호사시험 합격자 증원을 요구하는 집회 현장에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법률가는 많을수록 좋다”, “변호사는 더 이상 개천에서 나는 ‘용’이 아니다”, “변호사는 자격이지 특권이 아니다” 라고 외치던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물론 어려움 속에서도 약자의 목소리를 듣고 봉사하려고 애쓰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변호사 수는 줄이고 변호사를 위한 자리는 늘려야 하며 사법시험 시절보다 하향된 처우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요구가 갈수록 커지는 지금, 용이 아닌 봉사자가 되겠다던 당찬 외침을 떠올리는 마음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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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의 극치 2022-02-24 15:38:45
"사법시험 폐지 법안의 유예가 추진될 때, 변호사시험 합격자 증원을 요구하는 집회 현장에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법률가는 많을수록 좋다”, “변호사는 더 이상 개천에서 나는 ‘용’이 아니다”, “변호사는 자격이지 특권이 아니다” 라고 외치던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기자가 쓴 위에 저 문구를 보며 로스쿨 초기기수에 합격률 높을 때 합격하고서 매년 변시 합격자 발표 시즌만 되면 변협과 좌우쌍포로 변호사 수 줄이고 유사직역 폐지해야 한다고 앵무새처럼 지저귀어대는 청년변호사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는 있을까..?!

ㅇㅇ 2022-02-24 11:08:18
미친놈들 변리사일은 법이 시켜줘도 못하는 주제에 뭔 자꾸 통합을 하재 욕심만 그득해가지곤 할테면 지금이라도 해봐 멍청이들아. 할수있짢아. 왜안해? 못하쥬? 이공계지식이없쥬?

담자리꽃 2022-02-21 15:50:37
로스쿨의 문제점 시리즈

https://dryas.tistory.com/22

https://dryas.tistory.com/25

https://dryas.tistory.com/28

sdffs 2022-02-19 16:30:11
지금로스쿨 =
나만 자격따면되 ㅋㅋㅋㅋㅋㅋㅋ엌ㅋㅋ
나만 아니면되 ㅋㅋㅋㅋㅋ엌
누가누가 이기적인가 이기심의 투견장됨

갓법시험 2022-02-19 13:00:01
갓법시험 부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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