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50)-안철수 늦지 않게 결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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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50)-안철수 늦지 않게 결단해야!
  • 강신업
  • 승인 2022.02.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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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때를 아는 것은 일의 기본이다. 씨앗을 겨울에 심어서는 가을에 추수할 수 없다. 때를 안다는 것은 이미 성공을 담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때를 안다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때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과 자신의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때를 안다는 것은 분수를 안다는 것이고 자신을 겸손하게 돌아본다는 것이다. 정치에서도 정말 중요한 것은 때를 아는 것이다. 때를 알아야 나아갈 때 나아가고 물러날 때 물러나는 것이 가능하다. 때를 알지 못하고 나가면 반드시 퇴각할 일이 생긴다. 때를 알지 못하고 일을 도모하면 반드시 후회할 일이 생긴다.

안철수에게 정말 아쉬운 것은 때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때를 알더라도 그에 걸맞은 선택과 결정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가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다고 했을 때 필자는 안철수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였다. 그는 당시 대권 도전을 포기하면서까지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사명에 충실히 하고자 했다. 그것은 크게 칭찬받을 만한 일이었고 때에 맞는 결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후 아쉽게도 국민의 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때에 맞는 결정을 하지 못했다. 국민의 힘과의 합당 논의에서 좀 더 과감하지 못했고 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큰 정치를 위한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그는 서울시장이라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그가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선택과 결단을 제때 제대로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안철수는 정치에 맞지 않는 사람이다. 안철수는 처음 선택했던 직업인 의사나 스스로 개척한 컴퓨터 과학자의 길을 걸었어야 했다. 안철수는 자신이 다른 분야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정치도 잘할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흠이 없으며 선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자기 영합주의야말로 정치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다. 안철수는 기본적으로 정치는 ‘사람’이 아닌 ‘사람들’이 하는 행위라는 걸 알지 못한다. 그는 정치가 현장 예술이자 종합예술임을 알지 못한다. 아니 설사 안다고 하더라도 그 앎을 행하지 못한다. 이는 근본적으로 안철수에게 지행합일의 실천의식이나 실천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이 점에서 치명적 약점을 드러낸다. 그의 캐릭터는 사실 정치가라기보다는 정치학자쯤 어딘가에 어울린다.

안철수의 이런 모습은 이번 대선 4자 토론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안철수는 자신이 미리 준비해 온 것을 윤석열에게 퀴즈 내듯 질문을 했다. 그리고는 윤석열이 내놓은 대답이 자신이 준비한 답과 조금 다르기라도 하면 마치 선생님이 학생 가르치듯 설명하려 들었다. 이는 안철수가 아직도 교조주의적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안철수는 개인적으로 선하기는 하나 공적으로 선하지 못하다. 안철수는 개인적으로 유능하기는 하나 공적으로 유능하지 못하다.

작금 20대 대선 관련 야권 단일화가 정계의 관심거리다. 국민의 힘 윤석열과 국민의 당 안철수 간 단일화는 정권교체를 위해 꼭 필요하다. 그런 가운데 안철수가 지난 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화와 같은 방식의 단일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는 결론적으로 안철수의 판단 착오다. 안철수는 윤석열이 대권 후보가 된 이유와 과정을 생각해야 한다. 윤석열은 나라의 부름을 받아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이 되었고 그 역할에 충실했으며 그로 인해 국민의 부름을 받아 정치권에 나왔다. 그리고 국민의 선택으로 대선후보가 되었다. 그는 국민 후보다. 안철수는 이쯤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윤석열 지지 선언해야 한다. 나머지는 국민과 윤석열에게 맡겨야 한다.

사람들이 때를 놓치는 것은 대개 상황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대의 요구를 객관적 입장에서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공명심에 사로잡히거나 주변 사람들의 아부에 현혹되어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안철수가 늦지 않게 올바른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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