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76) / 인생에 소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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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76) / 인생에 소중한 것
  • 정명재
  • 승인 2022.02.1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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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인생에 소중한 건 거창한 게 아니다. 스티브 잡스가 병상에서 남긴 메시지는 인생의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이제와 깨닫는 것은 평생 배를 굶지 않을 정도의 재산만 모이면 더 이상 돈 버는 일이 아닌 다른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돈 버는 일보다는 더 중요한 무언가여야 한다. 인간관계일 수도 있고, 예술일 수도 있으며 어린 시절부터 갖고 있던 꿈일 수도 있다. 평생 내가 벌어들인 재산은 죽었을 때 가져갈 방법이 없다.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건 사랑으로 물들인 아름다운 추억뿐이다. 가족을 위한 사랑, 부부간의 사랑 그리고 지인(知人)과 이웃을 향한 사랑을 귀하게 여기고 자신을 잘 돌아보아야 한다.”
 

시간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계절은 시간의 흐름 속에 그 자리를 찾아가고 우리도 조금씩 나이가 들어간다. 시간의 아침은 하늘에서 시작되지만 마음의 아침은 우리의 내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수험생에게 올 한 해는 합격을 기다리는 마음이다. 오늘도 동분서주(東奔西走)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수험생들을 만났다. 한결 같은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 살아왔던 순간처럼 공부할 때도 그 자세를 같이 한다. 성실하게 삶을 대했던 그 마음이 공부하는 모습에도 투영되는 것이다. 어쩌면 공부란 인생의 한 단면일 뿐 별반 다르지 않다. 평소의 말과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긍정(肯定)의 말은 행동으로 옮겨지고 행동이 결과를 낳는다. 수험생이 된 시기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소중한 시간이 된다.

역경과 고난은 때론 행복으로 가는 관문(關門)이다. 회사가 부도나자 직업을 바꿔 현재는 소설가로 살아가는 분이 있다. 그는 옛 지인(知人)들이 과로사(過勞死)로 세상을 등지는 것을 보고 본인의 사업 실패를 소중한 선물로 여기며 살고 있다. 장애를 얻은 한 여인은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훌륭한 운동선수로 발돋움하여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생각지 못한 사업의 실패나 불운(不運)한 사고로 장애를 얻었지만 이들은 과거의 어려웠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오히려 기회와 행운의 순간으로 묘사하곤 한다. 시험에서의 실패, 인간관계에서의 배신, 원하던 것을 얻지 못했을 때의 상실감도 결국에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느냐가 다음에 맞이할 인생을 결정하곤 한다.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군가의 삶의 이야기가 곧잘 나의 이야기가 되곤 한다. 견디기 힘들고 극복하기 어려운 순간들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좌절하고 슬픔에만 빠져 살아간다면 결국 소중한 것들만 잃게 된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잊혀지고, 어렵고 고통스럽게 얻은 깨달음은 오래오래 남게 마련이다. 삶의 굴곡이 처음에는 상처로 남고 적잖은 시간 후유증으로 남을 것 같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 굳은살처럼 단단해지고 어려움에 대처하는 지혜로 남는다.

공부할 때에도 나름의 철학은 필요하다. 조금 노력하면서도 큰 기대를 하거나 쉽게 얻으려고 하는 마음에 과정을 무시하고 결론만 도출하다 보면 공부에 있어 쉽사리 흥미를 잃게 된다. 예를 들어, 시험에 빨리 합격하고픈 마음에 처음부터 얇게 정리된 요약집 위주로 공부하는 수험생들이 있고, 기본개념이나 법령에 대한 이해 없이 내가 공부한 그 문제가 시험에 출제되기를 바라는 공부법으로만 준비하는 경우가 그렇다. 실제 문제보고 답만 외우는 식의 공부법도 있고 가끔 이러한 공부법이 통하는 경우도 있다. 기출문제의 반복이 잦은 시험인 경우인데 시험의 특성을 잘 살피고 공부법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시험공부는 원리와 개념에 대한 이해와 암기만 선행되어야 어렵지 않게 시험공부를 쉽고 재미있게 마무리할 수 있다.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쉬이 흔들리지 않은 것처럼 힘들지만 고통을 참고 견디며 어렵게 개념을 익히는 것을 불평하지 말아야 한다.

인생은 어느 순간이건 소중하다. 수험생의 시간도 아름다운 인생의 한 때이다. 추억의 책장 한 페이지로 남을 이 시기를 애써 고통스럽고 힘겨운 치부(恥部)로 여겨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려는 경우가 있다. 오랫동안 공부하여 합격에 이른 수험생들은 생각보다 많다. 오래 공부하였다는 것이 결코 실패한 인생은 아니다. 수험생활을 빨리 끝내고 빨리 다른 인생으로 넘어가면 부러울 게 없어 보이지만 그곳에 도달하여도 또 다른 시험과 시련은 기다리기 마련이다. 공부하는 동안의 그 시간도 나의 인생이고 공부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그 마음도 내 것이다. 뚜렷한 목표가 있고 그 과정을 스스로 지켜보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순간이 온다면 올바른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합격의 선후(先後)에 자신의 인생을 저울질 하지 말 것이며, 다른 사람의 인생 역시 저울질 하지 말자.

내가 만난 수험생들은 나에게는 스승이다. 스쳐가듯 지나치는 행인(行人)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 중에 서로가 인연(因緣)이 되어 만났으니 그러하다. 치열한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하나의 목표를 두고 서로에게 온정(溫情)을 느낄 사이가 강사와 수험생의 관계일 것이다. 나는 그동안 많은 시험을 치르며 수험생의 삶을 살아왔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강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시험공부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즉답(卽答)을 할 수도 있다. 시험공부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듯 공부하는 그 시간을 소중히 그리고 감사하게 여기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시험공부를 하면서 인생을 배울 시간이 있을 것이며, 고독하고 적막한 순간순간에도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귀한 시간들이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원하던 것을 얻을 때가 오면, 한 계단 성숙한 인간으로 변모하였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겪는 소소한 모든 것들은 소중한 것이다. 힘든 시간과 아름다운 시간이 함께 어우러져 인생이 되는 것처럼.
 

책 한 권을 쓰고 교재의 강의를 마치면 강사로서의 나의 역할과 책의 소명(召命)은 다한다.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열정 그리고 에너지를 집중한다. 그리고 강의를 통해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혼신(魂神)을 다하고 나면 조금은 헛헛한 감정마저 생길 때가 있다. 아마 시험공부를 마치고 원하던 합격을 하고 나서도 비슷한 감정이 들 수 있다. 나무의 나이테로 그 수명(壽命)과 생의 여정을 알 수 있듯이 손때 묻은 수험서와 필기도구, 노트를 바라보며 그간의 땀과 열정을 기억하고 기록할 것이다. 공부를 하고 있는 이 순간이 아름다운 시간으로 남을 수 있도록 진심(眞心)을 다해 지내보자. 소중한 하루가 모여 소중한 인생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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