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공정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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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공정의 가치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2.02.11 11: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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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의 ‘공정’ 가치를 현 정부만큼 강조한 정권은 없었지 않나 하는 것이 기자의 기억이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고 부르짖으며 출범한 현 정부의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평등, 공정, 정의는 결국 ‘공정’이라는 한 단어로 포섭할 수 있다. 사전적으로 평등(平等)은 권리나 의무나 신분 따위가 차별이 없고 고르고 한결같다는, 정의(正義)는 사회나 공동체를 위한 옳고 바른 도리를 의미한다. 공정(公正)은 공평하고 올바른 뜻으로 평등하고 정의로울 때 성취되는 최고의 목표이자 가치, 덕목이라는 게 기자의 해석이다.

현 정부에 대한 정치적 평가는 논외로 하더라도 공정 가치에 대한 실천과 결과에 대해서는 혹독한 비판이 없지 않아 보인다. 인천국제공항 계약직의 정규직화에서 불거진 형평성 시비, 도덕적 진보적 성향을 강조하던 한 주요인사의 가족비위 의혹 등이 대표적으로 불공정으로 꼽히며 특히 청년취업준비생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믿었던 정권에서 소위 ‘내로남불’ ‘무분별한 정의’ 등을 목격했기 때문인 듯하다. 반대로 보면,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공정’의 가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어두운 불공정을 양지로 끌어낸 열정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를 우리 사회의 거대 담론화한 공로는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지난 4일 개막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공정성 시비로 홍역을 앓고 있는 모습이다. 스포츠계의 공정성 논란은 국내 대회뿐만 아니라 각종 국제대회 등에서도 끊이지 않지만 가장 권위 있고 세계인들의 주목을 끄는 올림픽에서의 공정성은 개개 선수뿐만 아니라 국가적 위상과도 직결되다보니 시시비비의 목소리는 한층 높다. 그래서 더더욱 경기가 공정하게 진행돼야 함에도 이번 동계올림픽은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듯하다.

자국 선수를 옹호하는 것은 한 국민으로서의 특권으로써 아전인수를 넘어 인지상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경기의 과정과 결과를 두고 장외 전쟁이 뜨거울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명확해 해야 할 것은 ‘아닌 것은 아니다’라는 점이다. 이를 억지주장하면 반칙이 되고 불공정이 되는 것이다.

특히 기자는 이번 쇼트트랙 1,000m에서의 국내선수들과 헝가리 선수의 실격 판정이 해외 네티즌을 넘어 외국 유명 방송사들의 중계방송에서도 뜨거운 감자였음을 지켜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공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 기준이 된다는 점을 재차 확인하면서 짜릿한 소름을 만끽했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공정을 재는 잣대가 또 다른 어이없는 불공정의 잣대로 쓰일 수도 있다는 황당함도 느꼈다.

한 때 어느 자격시험 필기시험장에서는 시험 종료 후에도 한 응시생이 답안지 마킹을 하자 감독관이 이를 제지하고 답안지를 회수하려는 순간, 주변 응시생들이 ‘좀 봐주라’며 그 응시생을 에워싸더라는 일화가 수험가에 파다했던 적이 있었다. 한 20여 년 전의 사건으로 기억이 되지만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 땐 취업 등이 상대적으로 여유로웠겠지만 지금은 취업이 곧 생존권으로 이어지는 각박한 현실이다. 그래서 어느 하나도 공정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자유로워서도 안 되는 상황이다.

앞선 경기에서 1위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한 선수가 불공정한 심판의 결과로 금메달을 땄을 때, 그 대회는 명예가 추락하고 흥행을 잃기 마련이다. 지난해 변호사시험에서의 문제유출과 세무사시험에서의 부정출제 의혹 등과 같은 시험과 직접적인 공정성 논란에서부터 5급 공채 등에서의 선택과목간의 난이도 불공정 같은 간접적인 형평성 시비도 해를 거듭할수록 짙어지는 듯하다. 또 대학과 로스쿨을 나와야만 법조인이 될 수 있다는 제도적 공정성 여부도 다시 고개를 드는 듯하다. 급기야,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간 또 다시 ‘공정’이 공론적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공정’ 우려 없이 누구나 촌음을 아끼며 미래에 도전할 수 있는 ‘공정한 대한민국’을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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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균등 2022-02-12 19:12:06
2022년 북경 올림픽 숏트랙 편파판정을 보면서 4•15 총선 개표조작 부정선거를 지휘한 중앙선거조작위원회, 학력•신분 세습을 조장하는 현대판 골품제 대입수시, 로스쿨, 7•5급 민간특채가 떠오름.

경쟁인듯 경쟁아닌 경쟁같은 전체주의 세상!

윤석열 후보는 법조직역을 둘러싼 이해관계의 대립이라는 현실에 미시적으로 얽매이지 말고, 현대판 골품제 로스쿨이 불러온 신분사회를 다시 계약사회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역사적•거시적 관점에서 결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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